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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다미아노 "말장난보단 메시지 전달"(인터뷰)


13일 미니앨범 '스카이폴' 발표

[정병근기자] 여기저기 '스웨그'(swag)를 갖다 붙이면서 자신에게 맞지 않는 허세를 떠는 '허세 가득한' 신인들이 종종 있다. 그래서 '말장난보다는 메시지 전달이 제일 중요하다'는 래퍼 다미아노가 반갑다. 그의 음악은 적어도 가볍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다미아노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일케이란 이름으로 활동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소울컴퍼니가 주최한 랩 컴피티션을 비롯해 여러 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했다.

작곡가 김건우는 우연히 다미아노가 한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곡을 듣고 그를 찾았다. 다미아노는 김건우 작곡가를 믿고 지금의 소속사 블루브릿지에 둥지를 틀었다. 이후 기존의 이름 대신 천주교 세례명인 다미아노로 활동명을 바꿨다.

"사실 데모를 넣어본 적도 없는데 이만한 데가 없을 것 같았어요.(웃음) 회사에 오고 검색을 해보니까 겹치는 이름이 있었어요. 대안을 찾고 있는데 메이비 누나가 세례명이 뭐냐고 묻더라고요. 다미아노가 어감이 래퍼같지 않은데 제가 말도 천천히 하고 힙합을 하는 사람들과 느낌이 달라서 오히려 잘 어울렸어요."

그의 말 그대로다. 다미아노는 착한 '성당 오빠' 이미지다. 다미아노는 "난 평범하게 살았다. 내가 아는 힙합이랑 다르다고 생각해서 뭔가 해볼까도 했는데 태도 같은 건 못 바꾸겠더라"고 했다. 그래서 다미아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찾기로 했다.

"제가 할 수 있는 얘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을 법한 것 같아서 그걸로 랩을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더 공감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미국 힙합이 그 곳에서 공감을 얻는 것도 흑인들이 실제로 그런 문화에서 자라서인데 우리나라는 그런 사람들이 거의 없잖아요. 좀 더 한국스러운 랩, 그게 제 방향이에요."

다미아노는 지난 13일 미니앨범 '스카이폴'(Skyfall)을 발표했다. 타이틀곡은 우연히 꿈속에서 과거 사랑했던 여자를 본 뒤의 복잡한 심경을 노래한 '스카이폴'이다. 걸스데이 민아가 피처링을 했다.

"연애를 하다가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하는데 상처를 줬을 경우에 그 기억을 떠올리는 게 싫더라고요. 내가 잘못한 걸 떠올리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그냥 싫었다고 결론을 내리고 지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몇 년이 지나고 그 친구가 나오는 꿈을 꿨어요. 싫어져서 헤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너무 아름다웠던 거예요. 그 오묘한 느낌을 담았어요. 뭔가 결론을 내고 싶지 않아서 '꿈을 다시 꾸고 싶다'로 마무리했죠.(웃음)"

'그래 이러면 안 돼 지금 너와 나 사이에 있는 그녀가 이젠 나와 훨씬 가까워 네가 뭔데 몇 분 만에 내 머리에 남아서(I fall into a sleep) 나름 잘 살고 있던 나를 나쁜 놈으로 만들어', '내가 널 지웠던 잊었던 상관없이 내 손 내 머리가 널 기억해 어떤 수를 써도 너는 절대 못 비워내 다시 한 번 전화번홀 누르다 끝내 멈춰진 손끝에 이러면 안 돼 사랑하는게 아냐' 등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신선하게 표현했다.

이밖에도 쿨한 척 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여자친구를 걱정하는 소심한 남자친구의 입장을 재치 있게 풀어낸 '하지마', 과거의 자신의 예명인 'Ill K(일케이)'와 그 당시부터 함께 해준 팬들에게 헌정하는 곡 '바이 일케이'(Bye Ill K)도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 무조건 제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갖고 있는 주관은 제일 중요한 게 메시지인데 제가 겪어보지 않은 일로 뭔가를 전달하기는 힘들잖아요. 말장난 그런 거에는 치중하지 않아요."

곡에 메시지를 담겠다는 생각은 확고하지만 뚜렷한 자신의 색깔은 이제 찾아가는 단계다. "계속 하다 보면 누군가 제 음악을 들었을 때 어느 순간 색깔이 생기는 거지. 억지로 만든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다미아노는 해보고 싶은 게 많다고 했다.

다미아노는 곡 작업은 물론이고 믹싱과 마스터링도 할 줄 안다. 앨범에 들어간 곡들은 더 잘 하는 전문가들에게 맡겼지만 공연을 하거나 할 땐 직접 능력을 뽐낼 생각도 있다. 특히 그는 이번 '스카이폴' 뮤직비디오 연출을 직접 했다.

"지금은 해보고 싶은 게 많아요. 힘을 빼고 랩을 해보니까 그것도 재미있더라고요. 싫어하는 건 있는데 좋아하는 건 많으니까 저한테 딱 맞는 옷이란 건 아직 모르겠어요. 제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걸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제 색깔을 인식해주시지 않을까요."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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