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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체결? 한국 게임산업에 '독' 된다


中 정부 "FTA 이후에도 통상규제 변함없어" 강경노선 유지

[문영수기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중국 게임시장의 진입장벽이 대폭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던 한국 게임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 정부와 FTA 세부협상을 진행 중인 중국 정부는 미래 전략 산업으로 선정한 자국 게임산업 보호를 위해 어떠한 협의 일체도 거부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게임사들의 제약없는 중국 진출을 허용할 경우, 자국 게임산업 발전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한 중국 정부가 FTA 발효 이후에도 자국에 진입하려는 외국 게임사에 적용하던 강도높은 통상 규제를 한국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우리 정부에 전달한 것이다.

한·중 FTA와 관련해 민관이 소통하고자 26일 서울 무역협회에서 열린 '제3차 통상산업포럼 문화콘텐츠 분과회의'에서도 게임업계는 이같은 중국 정부의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역협회 추민석 사무국장은 "게임산업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대단히 방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변화 없으면 한·중 FTA 도리어 독 된다

자국 게임산업 보호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 중국 정부와의 세부협상이 이대로 아무 진전없이 마무리 될 경우 한·중 FTA 발효 이후 중국에 100% 지분을 보유한 현지 회사를 설립해 중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려 했던 한국 게임사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전망이다. 한국 게임산업의 돌파구로 여겨졌던 한·중 FTA가 사실상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오히려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를 위시한 중국 게임사들이 물밀듯이 한국 게임시장을 점령하는 계기가 되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현재 중국 정부는 한국 등 외국 게임사가 자국에 독자회사 설립을 금지하고 있으며 자국 회사와의 합작 회사만을 허용하고 있다. 이마저도 외국 회사가 보유할 수 있는 최대 지분율을 49%로 제한하고 있다. 지분 51%는 중국 회사의 소유로, 지분율이 낮은 한국 회사가 독자적인 진출 전략을 펼치기에 어려움을 겪는 구조다.

중국 게임사가 아무 제약 없이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거나, 텐센트가 최근 한국의 주요 콘텐츠 회사를 자유롭게 '쇼핑'하는 것과는 큰 차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26일 '중국 인터넷서비스산업의 발전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중국 대형 인터넷 기업들의 잇딴 인수합병(M&A) 행보에 한국의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국 인터넷 생태계의 장기 발전에 중국이 심각한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한 것이다.

◆중국 자국 게임산업 발전 위에 두팔 걷어…한국은?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는 한·중 FTA 체결에 앞서 이같은 규제 불균형을 해소해 줄 것을 우리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이같은 요구는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는 모습이다. 규제에 주력하는 한국 정부와 달리 자국 게임산업 발전에 앞장서는 중국 정부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게임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게임산업을 바라보는 한국과 중국 정부의 서로 다른 시각을 살필 수 있는 단면"이라며 "중국 정부는 자국 게임산업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로 육성할 수 있는 산업으로 인식하고 최대 경쟁자 중 한 곳인 한국과의 협상에서 양보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여전히 중국과의 세부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국내 게임산업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되풀이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4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한국 게임 수출은 전년대비 2.9% 증가한 27억 1천540만 달러(약 2조9천억 원) 규모로 대표적인 수출 효자 상품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이중 국산 게임이 가장 많이 수출된 국가는 한·중 FTA 체결 상대국인 중국으로 전체 수출의 33.4%를 점유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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