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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고 이용하고' 이통사-대리점의 민낯


대리점은 가입신청서 위조, 이통사는 '부활충전' 지시 혐의

[허준기자] 몸체와 '손과 발'의 관계인 이동통신사와 대리점이 '고객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서로 속이고 이용했다는 혐의를 받는 사고가 터졌다.

대구지검 강력부는 26일 SK텔레콤 대리점 4곳이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보관 중인 외국인 개인정보를 이용해 가입 신청서를 위조하는 방법으로 선불폰 약 10만대를 개통, 이통사들로부터 약 68억원의 개통수수료를 지급받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대리점이 선불폰 가입자를 유치하면 SK텔레콤은 유치한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한다. 4곳의 대리점들은 이 수수료를 받기 위해 외국인 선불폰 가입자의 외국인등록증의 체류기간을 변조하고 그들 명의로 된 가입신청서를 위조해 가입자를 유치한 것처럼 속였다.

위조된 가입신청서를 받은 SK텔레콤은 약 68억원이 개통수수료를 4곳의 대리점에 지급했다.

또한 검찰은 SK텔레콤이 가입자 회선 유지를 위해 같은 기간 동안 고객 약 15만명의 개인정보를 약 87만회에 걸쳐 고객 동의 없이 이용한 사실도 적발했다고 전했다.

SK텔레콤 소속 전현직 팀장은 위 4곳의 대리점과 공모, 이용정지 상태에 있는 선불폰에 임의로 선불요금을 충전해 가입상태를 유지시키는 이른바 '부활충전'을 했다.

선불폰은 선불요금이 소진되거나 충전금액에 따라 정해진 사용기간이 만료되면 이용정지 상태가 된다. 이후 이용자가 90일의 번호유지기간 동안 요금을 재충전하지 않으면 계약이 자동해지, 가입회선에서 제외된다.

SK텔레콤은 이런 선불폰 자동해지를 막기 위해 이용정지 중인 선불폰의 고객 정보를 위 4곳의 대리점에 보내 '부활충전'을 지시했다. 대리점은 그 고객정보를 이용해 '부활충전'을 실시했다.

총 부활충전 횟수는 약 140만건에 달하며 이 가운데 약 87만건이 고객의 개인정보를 유용해서 이뤄졌다. 약 15만건은 허무인 명의가 사용된 선불폰, 약 38만건은 대리점이 운영법인 명의로 전산상으로만 개통한 선불폰이었다.

대리점은 가입신청서를 위조해 이통사의 수수료를 불법으로 챙겼고 이통사는 전체 가입자 수를 부풀리기 위해 불법으로 수수료를 챙긴 대리점을 이용한 셈이다.

검찰은 4곳의 대리점 사장을 비롯한 5명을 구속기소하고 직원 9명을 불구속기소했다. SK텔레콤 전현직 팀장과 법인에 대해서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번 범행은 선불폰 개통 실적을 늘리거나 가입자 수를 유지하는 등 부정한 이익을 얻기 위해 고객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이용한 사례"라며 "고객 개인정보를 불법 이용한 통신회사와 그 대리점 관련자들을 엄벌, 대량 정보보유자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생기는 사고"라면서도 "점유율 유지를 위해 무리수를 두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고객정보 유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수사단계에서 소명한 내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재판단계가 남았으니 거기서 더 소명하고 법 위반 여부를 판단받겠다"고 말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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