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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된 서인국, 정체성 찾은 6년


슈퍼스타K로 가수 데뷔해 시행착오 겪은 6년, 이젠 '노래도 부르는 배우'

[정병근기자] '슈퍼스타K' 시즌1에서 우승할 때만 해도 연기하는 서인국을 생각하긴 어려웠다. 특히 시즌이 거듭될수록 더 뛰어난 실력의 참가자들이 나오면서 노래하는 그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그것도 연기로.

서인국은 지금까지 꽤 많은 곡을 발표했다. '슈퍼스타K' 우승과 함께 '부른다'를 시작으로 '달려와', 사랑해U'를 발표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발라드를 부르던 그는 귀여운 느낌의 댄스곡 '애기야'로 깜찍한 변신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이후에도 '브로큰', '셰이크 잇 업'(Shake It Up)을 내놨지만 가수 서인국은 그냥 그랬다.

그러다 2012년 3월 KBS 드라마 '사랑비'에 출연하게 됐다. 다소 뜬금없는 연기 도전으로 비춰졌지만 서인국은 걸쭉한 사투리 연기와 함께 남성미까지 발산하며 호평을 받았다. 4월 발표한 미니앨범 제목 '퍼펙트 피트'(Perfect Fit) 처럼 딱 맞는 옷을 입었다.

연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서인국은 그 해 8월 운명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바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다. 지상파 드라마가 아니었음에도 이 드라마는 신드롬을 일으키며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고, 무심한 듯 하지만 한 여자만을 챙기며 바라보는 윤은제를 연기한 서인국은 여성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깜짝 스타의 탄생이었다.

하지만 그 열기를 바로 이어가지는 못했다. MBC '아들 녀석들'에서의 이혼남 역할은 뜨거워진 여성 팬들의 마음에 찬물을 끼얹었다. 서인국은 '너 땜에 못살아', '웃다 울다'를 발표하며 다시 가수로 무대에 섰지만 이 역시도 신통치 않았다.

한 번 찾아왔던 기회를 그대로 걷어차버리는 듯했던 서인국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SBS '주군의 태양'에서 그가 연기한, 과묵하지만 듬직한 강우 역은 '응답하라 1997'의 윤은제를 떠오르게 했다.

그리고 서인국은 두 번째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0%가 넘는 시청률로 종영한 '주군의 태양'으로 다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는 이번엔 '아들 녀석들'과 같은 우를 범하지 않았다. 서인국은 한 번의 시행착오로 인해 자신에게 맞는 옷을 알게 됐고, 영화 '노브레싱'을 통해 탄탄한 몸매를 뽐내며 '풋내기' 티를 완벽하게 벗어버렸다.

2014년은 서인국이 정점으로 치닫는 해다. tvN '고교처세왕'으로 청년의 패기를 보여줬고, 이어 KBS 수목드라마 '왕의 얼굴'에서 주인공 광해군 역을 맡았다. 그리고 액션 느와르 영화 '들개'에도 출연한다.

'왕의 얼굴'은 서인국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제박발표회 당시 연출을 맡은 윤성식PD는 "시련을 겪는 과정에서 스스로 왕이 되고자 하는 광해의 이야기고 광해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그만큼 부담도 크지만 잘 해낸다면 얻는 것도 많다.

2회까지 방송된 상황에서 서인국의 연기는 꽤 만족스럽다는 평가다. 첫 사극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가희(조윤희)와의 능청스러운 연기부터 아버지 선조(이성재)를 대할 때의 섬세한 감정 표현과 안정적인 대사, 여기에 액션까지 완벽하게 선보였다.

가희를 뒤늦게 알아 보고 흘리는 눈물은 그간 서인국이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모습의 업그레이드판이었다.

서인국은 이제 자신이 갖고 있는 매력을 정확히 알고 그것을 표현할 줄 안다. 섣부른 변신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살리면서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사극은 큰 도전이지만 때론 능청스럽고 때론 진중하면서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광해는 서인국이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캐릭터일 수 있다.

정체성과 색깔이 불분명했던 서인국은 이젠 '연기도 하는 가수'가 아니라 '노래도 부르는 배우'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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