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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날개 돋힌 듯 팔린다"…中홀린 韓화장품


현지화 전략·제품력·합리적 가격·한류 앞세워 급성장…젊은층에 인기

[장유미기자] "한국 화장품들은 이전에 썼던 브랜드와 달리 새롭고 다양한 제품이 많아 자주 구입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한국에 있는 지인을 통해 구매대행을 해서 살 정도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지난 21일 중국 상해 남경로에 있는 이니스프리 중국 2호점에서 만난 리쮠링(26·여) 씨는 "한국 화장품은 아시아인 피부에 잘 맞고, 포장도 마음에 든다"며 "주변 친구들도 한국 화장품을 써본 후 많이 추천해준다"고 말했다.

이날 찾은 이니스프리 매장과 10m 정도 떨어진 에뛰드 매장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 인근 H&M과 포에버21, 애플샵에 들렀다 오는 20대 여성들이 주요 고객들이었다.

그동안 중국 화장품 시장은 서양 브랜드가 강세였다. 여전히 에스티로더, 라메르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상품을 선호하는 중국 젊은층을 중심으로 국산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국내 화장품 무역수지는 지난 3~8월 사상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되기도 했다.

현재 중국 시장에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에이블씨엔씨, 토니모리, 스킨푸드 등 많은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이 중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일찌감치 중국 화장품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1990년대부터 현지화 작업에 주력했다. 이후 두 회사는 럭셔리부터 중저가 라인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해 판매에 나서면서 시장 공략 속도를 높여왔다.

그 결과 2010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해온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이들은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두 회사의 한방화장품 제품들의 매출 신장률은 매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지난 2006년 중국에 론칭된 '후'는 2011, 2012년 연평균 약 30% 매출이 신장했으며,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88% 이상 급성장했다"며 "올 상반기 매출 역시 전년 대비 약 116% 성장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한방화장품인 '설화수'로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제품은 최근 중국 인민일보가 조사한 '2014 중국인이 사랑하는 명품 화장품'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중국 상하이 팍슨백화점 1층 중간에 자리 잡은 '설화수' 매장에서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지난 2012년 들어선 이 매장은 한 달에 50만 위안(한화 8천600여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입점된 40개 브랜드 중 6~7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만난 팍슨백화점 설화수 매장직원 왕란란 씨는 "중국인들이 웰빙 트렌드에 맞춰 건강을 중시하면서 한방 화장품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한류 인기가 더해지면서 40~50대뿐 아니라 20대 여성들도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브랜드들은 저렴한 가격과 고객 분석을 기반으로 현지에 맞는 제품들을 다양하게 출시하면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이니스프리를 통해 선보이고 있는 클렌징 중심의 '도시정화라인'과 라네즈의 '콜라겐 드링크', '슬리핑 팩'이 그 예다.

홍콩 이니스프리 매장에서 만난 쑨허펑(23·여) 씨는 "이니스프리 외에도 브랜드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달팽이 크림, 마스크팩, 라네즈 CC쿠션 등 한국 제품을 써보고 만족감이 높았다"고 말했다.

또 이 브랜드들은 한국 드라마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동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 초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배우 전지현이 바른 것으로 유명해진 라네즈 LED 립스틱은 한 매장에서만 하루 10개 이상씩 판매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에뛰드 글로벌마케팅팀 중국 담당 이빛 과장은 "한류 영향으로 연예인들이 썼던 제품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면서 "제품 판매 시 국내 연예인들의 메이크업 비법을 카운슬링해주는 등 고객 접점을 넓히는 데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중국 로컬 기업들의 성장세가 만만치 않아 이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장기 대응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중국 뷰티 시장 상위 20위 업체들 중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 지난 2008년 10.1%에서 지난해 18.9%로 급증하는 등 앞으로 더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와 채널을 다각화하고, 설화수·라네즈·마몽드·이니스프리·에뛰드 등 5대 글로벌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중국 시장에서 연평균 41% 성장해 전체 매출에서 28%를 차지하는 3조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화장품 사업에 철저한 '고급화 전략'과 'VIP 마케팅' 전략을 내걸었다. 이는 최근 중국 여성들의 고급화, 고소득화 추세로 인해 고가의 고급 제품을 점차 선호하고 있기 때문. 또 더페이스샵은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관리로 공격적인 매장 확장과 대대적인 마케팅 행사, 신제품 런칭 등을 진행해 올해 중국 매출을 약 700억 원까지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홍콩·상하이(중국)=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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