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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아 "잘한다는 칭찬, 울고 싶을 만큼 부담"


6년 만의 성공적 복귀 "힘들고 어렵고 두려웠다"

[이미영기자] 6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송윤아는 더 깊어졌다. '예쁜 배우'가 아닌 '진짜 배우'였다. 절절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애잔하게 했고, 감동시켰으며 또 울렸다. 캐릭터에 온전히 녹아들었고, 진심을 다해 연기했다. 그래서 다시 돌아온 송윤아는, 참 반가웠다.

송윤아는 최근 종영한 MBC 주말기획드라마 '마마'의 한승희로 4개월을 살았다.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여인 한승희는 죽음 앞에서 애써 담담하지만, 홀로 남겨질 아들 앞에 세상이 무너지는 슬픔을 느낀다. 송윤아는 뜨거운 모성애 연기로 매회 시청자들을 울렸다. 절절하고 호소력 짙은 연기, 송윤아는 대체불가 캐릭터였다.

최근 종영한 MBC 주말기획드라마 '마마'로 건재를 알린 송윤아를 지난 23일 압구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축하한다'는 인사에 송윤아는 "여러가지 축하 인사를 많이 해주는데 '이렇게 좋은 드라마를 볼 수 있게 해서 감사합니다'는 인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송윤아는 "'드라마 재밌어' '너 잘했어' 이런 인사보다 '이렇게 좋은 드라마를 볼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분들이 계셨다. 그 인사가 너무 감동적이었다. 어떤 누군가에게 그런 느낌을 준 드라마를 했다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송윤아에게 '마마'는 운명 같은 작품이었다. 막연하게 올해는 드라마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즈음 만났다. "그동안 작품이 계속 들어왔지만 안 한 것도 있고 원치 않던 것들도 있었다. 드라마 제작사에서 '이 작품은 송윤아가 꼭 해야한다'고 했다. 사실 이렇게 좋은 작품이 될 줄 몰랐다"고 떠올렸다.

한승희는 생각보다 훨씬 더 힘겨운 캐릭터였다. 매 신이 힘들고 어려웠다.

"한승희라는 인물이 이토록 힘들고 어려울 거라고 상상도 못했어요. 드라마 하면서 물론 너무 힘들었죠. '매 장면마다 이걸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생각했을 만큼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요. 한 장면이 끝날 때마다 한숨을 쉬면서 했어요. 감정신이 많았죠. 단순히 눈물만 흘린다는 게 아니라 한승희라는 인물이 여러 가지 감정을 가져야 한다는 지 몰랐어요. 태주와 그루를 대하는 마음, 세상의 여러 사람을 대하는 마음, 과거와 죽음을 앞둔 한승희 감정 등 기복이 극과 극을 달렸어요. 단순히 아프고 약한 시한부 여자가 아니었어요. 매 대본이 나올 때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벽이 있었어요. 너무 힘들고 어렵고 두려웠죠. 두 번 다시 이렇게 어려운 작품은 없을 것 같아요."

오랜만의 안방 복귀에 주변 반응도 궁금했을 터. 송윤아의 연기에 대한 호평과 찬사가 쏟아졌지만, 이는 오히려 부담감이 됐다.

"예전에 '온에어' 할 때는 기사에 저에 대한 호평이 나오고 주변에서 재밌다고 하면 신이 났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오히려 부담스러웠어요. 저는 계속 해야 하고 한승희는 감정이 들어가야 하는데 잘한다고 하니까 부담스러웠죠. 정말 울고 싶을만큼. 기사도, 댓글도 못 보겠더라고요. 댓글이 저를 욕해서 못 보는 게 아니라 칭찬의 댓글이 무서워서요. 이번 드라마 하면서 몇 개월을 그렇게 살았던 것 같아요."

진한 모성애 연기는 '엄마' 송윤아라서 더 절절하게, 깊게 연기할 수 있었던 걸까. 송윤아는 "그걸 저는 모르겠다. 감독님도 '윤아 씨가 아이가 없었다면 한승희를 이 정도로 해줄 수 있을까' 했는데 그것에 대한 답은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6년의 공백기를 쉬이 무시하고, 단 한 작품으로 존재감을 입증했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아내로, 엄마로 살면서, 배우 송윤아의 이름을 찾고 싶지 않았는지 혹은 작품에 대한 목마름은 없었는지.

"그런 생각도 못하고 살았어요. 그게 참 제가 생각해도 궁금해요. 단지 작품을 하지 않고 살았던 기간 동안 다시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든지 간절한 생각은 없었어요. 자꾸 그런 질문을 들으니까 나는 '왜 그랬지' 생각해봤죠. 많은 사람들이 6년의 공백에 대해 '이래서 안 했나, 저래서 안 했나'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다 그분들의 생각일 뿐이에요. 저는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다가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까 한 해 두 해 간거죠. 만약 내가 누군가에게 '연기를 안 할 거야' 하고 살았다면 후회가 돼서 다시 연기하고 싶어 했을 텐데 저는 연기를 하는 사람이었기에 그런 생각을 안 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6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대중들의 삐딱한 시선, 날선 시선에 가슴 아픈 날들도 있었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응원을 받고 있는 지금에서야 그는 가슴속 지난 이야기들을 조금은 조심스럽게, 그리고 또 솔직하게 꺼냈다.

"한승희를 응원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면서 결국은 저에게까지 사랑이 오더라고요. 송윤아에 대한 응원, 관심과 사랑의 표현들이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었요. 길에서나 식당에서나 여러분들이 제 손을 잡으면서 '저는 송윤아 씨를 응원해요'라고 하면 오만 가지 마음이 교차해요. 그 표현을 굉장히 좋은 뜻으로 해준걸 알면서도 아픔이 스멀스멀 올라와요. 감사하면서도 슬프고, 여러 가지 감정을 이끌어내는 응원이었어요."

"저도 그동안 끊임없이 생각의 변화가 있었죠. 부르짖고 싶었고, 아니라고 소리도 지르고 싶었어요. 밝히고 싶었고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나의 결백을 주장하고 싶었어요. 이만큼 견뎌오니까 의미가 없더라고요. 내가 얘기 안 해도, 내가 부르짖지 않아도 되고 '누군가가 그걸 일일이 알아주길 바라야 하는건가' 그것도 저의 욕심이었죠. '그들이 안 알아주는 것에 대해 내가 왜 상처를 받았지. 안 그래도 돼. 상처받지마' 어느날부터 나에게 그런 말을 하게 됐어요. 그런 말을 하면서 편해졌죠."

송윤아의 얼굴은 편안했다. 성공적인 복귀 때문인지, 한승희라는 쉽지 않은 캐릭터를 벗어던진 탓인지, 표정도 밝았다. 반갑게 돌아온 송윤아를 계속 볼 수 있을까.

송윤아는 "그동안 일을 안 했던 이유 중 하나는 제가 없으면 저희 가정이 안 돌아가는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 착각 속에 살았다. '마마'를 하면서 '내가 일을 해도 집은 돌아가는구나' '애는 잘 크는구나' 그런 걸 알게 해줬다"고 웃었다. 송윤아는 "인연이 되는 작품이 생기면 할 것 같은데 아직은 다른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송윤아에게 또 어떤 작품이 운명처럼 다가올까. 송윤아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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