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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준, 지켜야 할 것과 버리고 싶은 것(인터뷰)


'연애의 발견' 마친 성준, "좋은 작품 속에 내가 살아있으면 좋겠다"

[정병근기자] 2011년 데뷔한 배우 성준은 작품 수만 벌써 10편이 넘는다. 지상파, 케이블, 종편, 영화를 오가며 열심히 달려온 땀방울의 가치는 올해 빛나기 시작했다. 상반기 tvN '로맨스가 필요해3'와 하반기 KBS2 '연애의 발견'을 거치면서 성준이란 이름은 이제 낯설지 않다.

최근 한 커피숍에서 마주한 성준. 모델 활동을 했던 그의 훤칠한 키와 비율을 얘기하는 건 새삼스럽고, 부드러운 얼굴과 미소에 가려져 주목하지 못했던 눈빛이 참 오묘했다.

잠시 정적이 흐를 땐 마치 혼자 다른 세계를 바라보는 듯 투명해졌고, 배우로서 지켜가고 싶은 자신의 신념을 말할 땐 어떤 것에도 변하지 않을 것처럼 깊었다.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데 익숙하지 않았고 낯간지러워했지만 그만큼 꾸밈없이 솔직했다.

◆"힘을 갖게 될 땐 내가 잘 할 수 있을 때였으면 좋겠다"

성준은 '연애의 발견' 이후의 인기에 대해 물었을 때 가장 난감해 했다. 인기가 많고 적음을 신경 쓰기엔 아직 더 채워나가야 할 것이 많다는 생각에서다.

"부모님의 얘기를 통해서 인기를 느끼긴 해요. SNS에도 피드백이 많아졌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가고 싶은 방향에서 변하는 건 없어요. 인기를 얻기 위한 뭔가를 하고 싶진 않아요. 회사 입장에선 또 모르겠지만 전 사실 크게 개의치 않아요."

성준은 "저에게 뭔가 힘이 생길 땐 제가 잘 할 수 있는 때였으면 좋겠다. 실력이 없을 때가 아니라 뭔가 좀 다듬어졌을 때 힘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작품 욕심은 있어요. 어떤 역할이라도, 제가 부각되지 않더라도 좋은 작품 속에서 제가 살아있었으면 좋겠다. 좋은 작품에 좋은 캐릭터면 정말 좋을 테고 아니면 제가 좋은 캐릭터를 연기해서 좋은 작품이 되도 좋을 것 같아요. 올해 안에 좋은 작품을 또 만나면 좋겠어요."

◆"표현방법이 어른스러워져야 하지 않을까"

"낯을 가린다"는 성준은 억지로 웃지 않았고, 뭔가 더 있어 보이려고 자신을 포장하지도 않았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냈다. 스스로 꼽은 자신의 매력도 '솔직함'이다.

"싫은 건 싫다고 얘기할 줄 아는 게 제 매력인 것 같아요. 촬영할 때도 모르는 건 모른다고 얘기해요. 좋아하시는 감독님들도 계시고 건방지게 보시는 분들도 있어요. 본의 아니게 피해를 주 때도 있고 호불호가 갈리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삶이에요."

성준은 그런 자신을 애써 바꾸거나 감출 생각은 없지만 조금은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잘 보이고 싶은 그런 마음이 아니라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다.

"조심해야 할 부분은 있는 것 같아요. 뭔가를 제 말투로 얘기해버리면 다르게 전달될 때가 있어요. 대화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아요. 표현방법에 있어서 어른스러워져야 하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지나치게 낯을 가리는 것도 좀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성준은 자신에 대해 "사람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벽을 만들기 쉬운 캐릭터"라고 했다. 이런 성향은 촬영 현장에서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요소다.

"일하면서 많이 버린 게 이 정도에요. 그게 아니면 현장에 적응을 잘 못하니까요. 자아가 너무 세서 가끔 부대낄 때가 있는데 잘 융화되려면 절 버려야 할 때도 있는 것 같고요. 전 진짜 누가 다가오지 못하게 만들 수 있는데(웃음) 그걸 훌훌 털어버려야죠."

◆"뭔가 불이 지펴지면 식기 전에 하려고 해"

성준은 '연애의 발견'을 끝내고 모처럼 자기시간을 즐기고 있다. 피아노 레슨을 받고 있고 사진도 찍고 있다. 그가 연주하려는 곡은 딱 "생각이 참 많다"는 성준 같다.

"지금 치고 싶은 곡이 있어서 배우고 있어요. 작품 들어가면 바빠지고 그러면 못 배울 테니까요. 곡이 되게 슬프고 서정적이다가 불태우는 듯한 느낌이에요. 신경질적이기도 하고 복잡해요. 곡이 내 성향 스타일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한 번도 피아노를 배우지 않은 성인이 단기간에 곡을 연주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성준의 의지는 강하다. 하고 싶은 게 생기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건 그의 또 다른 매력이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마음속에 불이 일어나요. 그때가 지나면 불이 식어 버릴까봐 바로 하려고 해요. 그러지 않으면 결국 못해보고 지나가게 되잖아요. 그래서 강박증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 ‘도전이라도 해볼 걸’ 하는 아쉬움은 남기고 싶지 않아요."

성준은 이제 데뷔 4년차고, 24살이다. 그의 마음속 가장 큰 불은 연기다.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다음엔 지금보다 더 좋은 연기를 보여줄 거라는 기대감을 들게 하는 배우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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