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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김용희 감독님 덕분에 제가 있습니다"


김 감독 배려로 문학구장서 훈련…2012년 NC 이적으로 FA 성공

[한상숙기자] 김용희 SK 신임 감독은 '따뜻한 사람'으로 통한다. 윗사람의 공을 잊지 않고, 아랫사람을 마음으로 품을 줄 안다.

SK가 김용희 감독 선임을 발표한 21일 오후. 김 감독 전화기가 쉴 새 없이 울렸다. 여기저기서 축하 전화가 쏟아졌고, 인터뷰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김 감독은 수많은 약속을 뒤로하고 동고동락했던 SK 스카우트팀과 저녁 식사를 했다. 올 시즌 육성총괄로서 스카우트 팀장까지 겸했던 김 감독은 함께 땀 흘렸던 동료와의 작별 인사를 가장 먼저 챙겼다.

그런 김 감독을 후배 선수들은 믿고 따랐다. 2군 감독 시절, 1군에서 낙오된 선수들을 따뜻하게 품어준 이도 김 감독이었다. 2군에서 실력을 끌어올려 1군에 올라간 선수들은 김 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직접 메시지를 보내 후배들의 선전을 응원하기도 했다.

NC 이호준에게도 김 감독은 특별한 인연이다. 2012시즌을 앞둔 겨울. 이호준은 미국 스프링캠프 출발을 사흘 앞두고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호준과 박진만이 규율을 어기자 이만수 감독은 전지훈련 제외라는 강수를 뒀다. 이 감독이 '원칙'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당시 이호준은 자유계약(FA) 자격 획득을 앞두고 있었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이었으나 전지훈련에서 제외돼 상실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 때 김용희 2군 감독이 손을 내밀었다. 이호준은 "많이 속상했던 시기였는데 감독님이 끌어주셔서 훈련할 수 있었다. 감독님의 배려에 다시 각오를 다졌다"고 떠올렸다.

한겨울 문학구장에서의 훈련 환경은 열악했다. 추위와 싸우면서 눈이 쌓인 운동장을 돌아야 했다. 이 때도 김 감독은 이호준과 박진만의 일정을 따로 관리하면서 훈련을 도왔다. 덕분에 배팅과 수비 훈련을 기존 선수들보다 더 많이 소화할 수 있었다.

한 시즌의 밑그림을 그리는 전지훈련에서 제외됐지만, 그 해 이호준의 성적은 오히려 상승했다. 이호준은 2012시즌 타율 3할에 18홈런 78타점을 기록했고, FA 자격을 얻은 뒤 NC와 3년간 총액 20억원에 사인했다. 성공적인 FA 이적이었다.

이호준은 "감독님 덕분에 미국 캠프에 간 선수들보다 더 많이 훈련할 수 있었고, 그 해 좋은 성적을 냈다. 사실 은퇴할 수도 있었던 시기였는데, 그 때 도움을 주셔서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김 감독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호준이 주장을 맡은 NC는 1군 무대 진입 2년 만인 올 시즌 가을 무대를 밟았다. 이호준은 이적 후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면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이호준은 "재작년 힘든 시기를 잘 견뎌낸 덕분이다. 나도 감독님의 새 출발을 응원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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