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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낮춘 2위 수원, '우승에 대해 묻지 마세요'


11경기 무패로 2위 유지, 역전 우승 가능성은 충분

[이성필기자] "제발 우승할 수 있느냐는 질문은 좀…"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은 11경기 무패(6승5무)로 팀이 승승장구 하는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말로 '우승'을 꼽았다.

수원은 지난 2008년 차범근 감독 재임 시절 이후 정규리그 우승이 없다. 2010년 FA컵 우승, 2011년 준우승을 제외하면 손에 쥔 영광이 없다. 이번 시즌 2위를 달리고 있으니 당연히 팬들도 은근히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이런 것들이 서 감독과 수원 선수단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19일 성남FC와의 홈경기에서 종료직전 수비 실수로 세르베르 제파로프에게 동점골을 내줘 2-2로 비긴 뒤 각종 축구 커뮤니티와 인터넷 기사 댓글에는 수원팬들의 아위움과 탄식이 담긴 글들이 쏟아졌다. 우승 경쟁을 하는 중요한 시기에 승리를 목전에서 놓친 데 대한 실망감이다.

수원은 승점 58점으로 1위 전북 현대(65점)에 7점 뒤져 있다. 6경기가 남아있어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오는 26일 33라운드 맞대결, 그리고 상위스플릿에서의 한 번 등 총 두 번의 수원-전북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 두 경기를 수원이 모두 잡는다면 우승 경쟁은 안갯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지난해 포항의 기적도 수원의 가슴에 불을 지핀다. 포항은 최종전에서 울산과 운명처럼 만나 1-0으로 승리하며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스플릿 체제 돌입 후 울산에 두 번 모두 지지 않았던 것이나 막판 6연승에 10경기 무패행진을 달린 뒷심이 포항에 우승컵을 안겼다.

11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는 수원 입장에서는 2013년의 포항처럼 역전극을 펼치고 싶은 소망이 간절할 것이다. 하지만, 절대로 겉으로는 1위 소망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수원 리호승 사무국장은 "주변에서 1위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우리의 현실적인 목표는 그렇지 않다. 2위만 해도 현 전력이나 여건에서는 초과 달성이다"라며 자세를 낮췄다.

서정원 감독도 마찬가지. 그는 "선수들에게 우승에 대한 이야기는 절대로 하지 않고 있다. 바로 앞에 있는 경기를 어떻게 잘 하느냐가 중요하다"라며 말을 아꼈다.

오히려 서 감독은 "우승은 먼 이야기다. 전북하고의 겨루기를 잘 한다고 해도 다른 경기들도 생각해야 되지 않느냐. 우승은 주변의 생각일 뿐이다"라고 외부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팀이 흔들릴 수 있음을 경계했다.

수원은 올 시즌 후 닥칠 걱정거리도 많다.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한다고 해도 현재의 멤버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선수단 살림살이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고액 연봉자들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도 걱정, 못나가도 걱정인 셈이다.

서 감독은 "선수들이 우승을 생각하는 것은 분명 득이 아닌 독이다. 우승 생각을 어떻게든 지우고 남은 경기를 치르려 한다. 상황이 어떻게 변하느냐는 나중 문제다"라고 다시 한 번 선을 그으며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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