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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홍콩 침몰시킨 '희대의 골잡이'를 기억하는가


한국, 2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홍콩과 16강

[최용재기자] 한국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 이광종호가 조별예선을 지나 토너먼트로 들어섰다.

한국은 조별예선에서 3전승을 거두며 A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의 16강 상대는 B조 2위 홍콩이다. 한국은 오는 2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홍콩과 8강행을 놓고 피할 수 없는 일전을 치른다.

홍콩은 '파란의 팀'이다. 아시아의 강호 우즈베키스탄과 1-1로 비기는 등 2승1무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그리고 홍콩대표팀의 수장은 부산에서 코치와 감독대행을 지냈던 한국의 김판곤 감독이다. 홍콩의 상승세에는 김판곤 감독의 지도력이 녹아있다. 한국 감독이라 이광종호 입장에서는 조금 더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16강전에서 홍콩을 만나는 한국대표팀의 현재 가장 큰 문제점은 '골'이다. 한국은 조별예선 3경기에서 6골을 넣었다. 나쁘지 않은 기록이지만 말레이시아, 라오스 등 약체를 상대로도 골폭죽을 터뜨리지 못했다. 말레이시아전에서 3골, 라오스전에서 2골에 그쳤다.

게다가 홍콩전에는 윤일록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한다. 와일드카드 김신욱 역시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한국의 간판 공격 자원 2명이나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은 한국을 잡기 위해 수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밀집수비를 어떻게 뚫어내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이광종호에 대한 '불신'이 있다. 조별예선 3연승을 거뒀지만 경기력적인 면에서 미흡했다. 약체를 상대로도 고전하는 모습에 기대감이 낮아졌다. 이런 불신을 깰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바로 '골'이다. 골폭죽만이 이런 불신을 떨쳐낼 수 있다.

홍콩은 골폭죽을 터뜨리기에 최적의 상대다. 홍콩전 대승으로 새롭게 시작되는 토너먼트에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야 한다. 토너먼트에서 더욱 강하고 경쟁력 있는 이광종호의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우승까지 전진할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골이 필요하다.

홍콩은 한국의 공격수들에게 좋은 기억을 가진 팀이다. 한국 축구 역사에서 홍콩을 침몰시켰던 '희대의 골잡이'들이 있었다. 홍콩을 벌벌 떨게 만들었던, 대승으로 자존심을 구기게 만들었던, 이름만 들어도 파괴력이 느껴지는, 한국 최고의 공격수들이 있었다.

한국 축구 A매치 역사에서 첫 번째 해트트릭이 홍콩전에서 나온 것을 아는가. 주인공은 한국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위대하게 장식한 '전설' 정남식이었다. 1948년 7월 홍콩과의 A매치에서 정남식은 홀로 4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5-1 대승을 이끌었다. 한국 축구 역사에서 나온 첫 번째 해트트릭, 그 희생양은 홍콩이었다.

정남식은 1950년 4월 홍콩과의 친선경기에서 다시 한 번 홍콩을 침몰시켰다. 정남식은 홀로 5골을 터뜨렸고 한국은 6-3으로 승리했다. 홍콩전 5골, 홍콩전 두 번째 해트트릭이자 홍콩과의 A매치에서 한국의 한 선수가 넣은 최다골 기록이다. 그렇게 정남식은 홍콩전에 위대한 역사로 남아있다.

정남식에 이어 1983년 11월 LA올림픽 1차 예선에서 홍콩전 세 번째 A매치 해트트릭이 등장했다. 당시에는 올림픽 대표팀도 국가대표팀으로 꾸려졌다. 세 번째 홍콩전 해트트릭 주인공은 한국이 낳은 천재 공격수 김종부였다. 김종부는 3골 폭죽을 터뜨리며 한국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1995년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또 한 명의 홍콩 킬러가 등장했다. '독수리' 최용수, 그가 주인공이었다. 1995년 8월 애틀란타 올림픽 예선에서 한국은 홍콩에 7-0 대승을 거뒀다. 최용수는 홀로 4골을 몰아넣었다.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홍콩은 한국 골잡이들의 '희생양'이었다. 1967년 4월 AFC(아시아축구연맹) 청소년 선수권대회 본선에서 한국은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는 박이천의 5골을 앞세워 7-3 대승을 거뒀다.

홍콩전 역대 최다골 기록, 최다 골 차도 한국의 청소년 대표팀이 품고 있다. 2003년 10월 AFC U-17 챔피언십 예선에서 한국은 무려 10골을 폭발시켰다. 이청용이 해트트릭을, 고명진도 3골을 기록했다. 이어 강석구, 추정현이 2골씩을 추가했다. 이는 A대표팀, 올림픽 대표팀, 청소년 대표팀 등 모든 연령별 대표팀을 통틀어 홍콩전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경기로 남아 있다.

이렇게 홍콩전은 한국 공격수들에게 좋은 기억을 심어준 팀이다. 또 위대한 역사를 만들게 해준 상대이기도 하다. 이제 2014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위대한 선배들의 역사를 계승할 골잡이가 등장해야 한다.

한국대표팀이 골 가뭄에 허덕이고 있는 지금, 홍콩을 침몰시켰던 선배들을 떠올려야 한다. 홍콩은 한국 '희대의 공격수' 등장의 산실과 같았다. 이광종호 공격수들은 선배들의 위대함을 이을 의무가 있다. 이광종호 골잡이들도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조이뉴스24 인천=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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