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최고의 결혼'이 결혼을 권장하는 색다른 방식(종합)


비혼모 된 여주인공 중심으로 한 네 커플 이야기

[권혜림기자] 아이는 좋지만 결혼은 싫은 한 여인의 선택이 드라마 '최고의 결혼'을 통해 안방을 찾는다. 관행처럼 받아들여져 온 정상 가족의 형태,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가부장적 결혼 제도에 재치 있는 의문을 던지는 이야기다.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TV조선 드라마 '최고의 결혼'(극본 고윤희/연출 오종록)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오종록 감독과 배우 박시연·배수빈·노민우·엄현경·조은지·정애연이 참석했다.

'최고의 결혼'은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만을 원하는 비혼모의 삶을 소재로 한 이야기다. 홀로 아이를 키워 양육하기로 결정한 미혼의 스타앵커 차기영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네 커플의 스토리를 그린다.

연출을 맡은 오종록 감독은 '최고의 결혼'이 전할 메시지에 대해 "조선시대에 성립된 가부장적 결혼 제도가 21세기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며 "그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차기영은 비혼모로 아이를 낳아 살아간다. 그런 캐릭터를 통해 21세기에 맞는 결혼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를 되짚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극 중 박시연은 전 국민의 주목을 받는 화려한 뉴스 앵커에서 스스로 비혼모의 삶을 선택하며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차기영 역을 맡았다. 차기영은 모두에게 선망의 대상인 앵커이지만 연애에는 서툴고, 성공과 여자로서의 인생 사이에서 고민하는 현실적인 캐릭터다.

박시연은 극 중 인물 차기영에 대해 "잘 나가는 앵커였다가 본의 아니게 아이를 갖게 되고 결혼을 하지 않기로 선택하게 되는 비혼모 역"이라고 설명했다. 출산 후 브라운관에 처음 복귀하는 그는 "아이가 없을 때도 아이 있는 역을 했었다. 그 때 막연히 '아이가 있다면 이렇지 않을까' 하고 연기했다면 지금은 많이 생각하고 연기하게 됐다"며 "아이를 낳고 나서 연기하게 되니 극 중에서도 엄마와 연기하는 감정 신들이 많이 와닿더라"고 회상했다.

배수빈은 야심 많은 앵커이자 정치 꿈나무 조은차 역을 연기한다. 정치를 하기 위해 9시 뉴스를 떠나 국회의원에 출마했지만 여대생과 스캔들로 선거에 낙방, 이미지 쇄신을 위해 다시 방송계에 복귀하는 인물이다. 그간 부드러운 이미지의 훈남, 혹은 웃음기를 뺀 악역 연기를 선보였던 그는 '최고의 결혼'에서 180도 다른 연기를 펼친다.

그는 "방송 나가는 것이 두렵다"고 웃으며 입을 연 뒤 "안 해봤던 새로운 캐릭터를 해서 저 역시 기대가 된다"고 웃으며 답했다. 조은차 역에 대해선 "간단히 설명하면 사회생활에 120% 적응한 뮤턴트"라며 "직장 생활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고 우위를 점하는지 너무 잘 아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노민우는 방송국 광고주의 외아들이자 지극히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란 인물 박태연으로 분했다. 신문사 요리담당 기자인 박태연은 집안에서 어머니와 누나들을 시녀처럼 부리며 왕자로 자란 인물 아버지께 평생 희생하고 살아온 엄마와 전혀 다른 타입의 여인 차기영에게 끌리지만 결혼은 순종적인 여자와 하고싶어 하는 남자다.

엄현경은 방송국 계약직 AD 현명이 역을 연기한다. 자타가 공인한 연애 선수로, 17세 때 아버지의 회사가 부도나면서 사촌 언니 유리(소진 분)의 집에 얹혀 살며 불안한 비정규직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는 것이 유일한 꿈인 명이 앞에 부잣집 외아들 태연이 나타난다.

조은지는 잡지사 르누아르의 편집장 박선녀로 분했다. 노처녀 히스테리의 절정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조은차(배수빈 분)를 혼내주기 위해 고용한 시급 남편 배드로(장기용 분)와 사랑에 빠진다.

정애연은 차기영의 가장 친한 아나운서 선배 나연희 역을 연기한다. 결혼 8년차로, 결혼과 동시에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퇴물이 되어버렸다. 남편인 산부인과 의사 최일중(송영규 분)의 외도를 알고 이혼하지만 대출받아 산 집이 팔리지 않아 쇼윈도 부부로 살아간다.

결혼을 소재로 이런 저런 사연을 안은 커플들의 이야기, 게다가 그 중심엔 결혼을 택하지 않은 여성 캐릭터가 있다 보니 '최고의 결혼'은 얼핏 결혼을 향해 마냥 비판적인 시각을 지닌 드라마로도 보인다.

그러나 극본을 맡은 고윤희 작가는 이에 대해 "결혼을 반대하는 드라마는 아니다"라며 "전통적 결혼을 따를 필요 없이 각자에게 맞는 결혼의 형태를 확장해 만들어가는 것이 어떻겠느냐를 질문하는 드라마"라고 알렸다. 고 작가는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결혼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는데 요즘은 결혼을 하는 것이 더 특별하게 보일 정도다. 왜인지 지켜봤더니 우리 나라의 현실이 그렇더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의 경우 결혼하고 나면 아이도 봐야 하고 일도 해야 하고 시댁 일에 살림도 해야 하니 차라리 혼자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며 "남자의 경우 요즘 여자들이 콧대도 세고 이기적이라 생각한다. 여성들이 똑똑해지며 이것 저것 따지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인 뒤 "여자들은 순종하지 않으면서도 남편의 월급 봉투를 바라는 경우가 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고 작가는 "남성의 경우 20~30년전만 해도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한 가정을 먹여살릴 수 있었지만 요즘은 대학원 교육을 받아도 힘들다"며 "이런 현실과 전통의 가부장제가 만나며 걸리는 문제들이 많아진다. 그러면서 비혼족이 생기고 일반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주인공은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갖는다"며 "자신만의 결혼 시스템을 만들어 가장 행복한 자기만의 결혼을 만들면서 비혼족들이 비혼의 상태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결혼을 풍자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혼 권장"이라고 강조했다.

'최고의 결혼'은 홀로 아이를 키우며 세상의 장벽에 맞서는 여성 앵커의 이야기를 통해 연애와 결혼에 대해 굳어져 있던 관습에 도발적인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박시연·배수빈·노민우·엄현경·소진·조은지·장기용 등이 출연한다. 오는 27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토·일요일 저녁 8시30분 방송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2024 트레킹






alert

댓글 쓰기 제목 '최고의 결혼'이 결혼을 권장하는 색다른 방식(종합)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