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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듣기만 하세요, 음악시장도 좋아져요"


'미투데이·밴드' 기획자 박수만 비트패킹컴퍼니 대표

[정미하기자] "음원 단가가 높아져도 유료 음원 서비스 시장 자체가 작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비트'는 지금 음악을 듣지 않고 있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무료로 음악을 들을수 있게 한 서비스다. 음반업계에는 수익이 더 늘어날 수 있도록, 음악 시장의 틀을 바꿀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3천600만명 이상이다. 이 중에서 유료 음원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은 600만명. 스마트폰이 MP3·CD플레이어 등을 제치고 음악을 가장 많이 쓰는 도구로 자리잡고 있지만 83% 가량은 스마트폰에서 유료로는 음악을 듣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앱 '비트'(Beat)는 음악에 무관심했던 이들, 즉 스마트폰에서 음악을 듣지 않거나 다른 경로로 다운받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국내 최초 단문형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미투데이' 창업자이자 네이버 '밴드'를 기획한 박수만 비트패킹컴퍼니 대표가 비트를 만든 주인공이다. 박 대표를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비트패킹컴퍼니에서 만났다.

박 대표는 "비트가 무료서비스지만 청취자가 돈을 지불하지 않을 뿐, 광고를 이용해 음악시장의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며 "비트에서 1분이상 음악이 재생되는 곡마다 지불하는 저작권료가 음악시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소파에 기대 공짜로 들으세요"

팝송을 즐기던 박 대표는 대학 재수시절부터 재즈를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했다. 재수학원 옆에 있던 레코드가게에서 '알바'하던 형이 추천해주던 곡이 주로 재즈였다.

'미투데이'에도 음반 이야기를 쓰면서 음반명을 검색하면 게시물에 포스팅이 되는 '미투뮤직'이라는 부가서비스를 있을 정도로 박 대표는 음악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

박 대표는 "소비기준으로 만든 음악계층 조사에 따르면, 저는 음악에 투자하는 비용이 한 달 1천달러 이상인 '음악 애호가' 그룹"이라며 "하지만 유료 음악을 이용하지 않는 계층이 전문가 그룹보다 4배 정도 많다는 점에 비트를 착안했다"고 말했다.

기존 유료음악 서비스 사업자들은 유료가입자 수를 늘리려는데 몰두하고 있다. 월 정액료를 낮추는 등 '제살깎기식' 마케팅도 많이 쓴다. 박 대표는 스마트폰에서 유료로 음악을 듣는 인구를 현재의 600만명이상으로 끌어올리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마다 느끼는 가치가 다르겠지만, 5천원에 유료로 음악을 듣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음악을 유료로 구입해 듣지 않는 소비층의 경우 선호 장르도 없는 경우가 많다.

비트는 이러한 '평범한' 이들을 위한 서비스다. 이용자들은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듯 'Hoy 200 K-Pop', 'BEAT 드라이브', '가요 발라드', '아침 기지개', '21세기 자장가' 등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채널을 선택하면 된다.

현재 35개의 채널에서는 수백곡씩 선곡된 음악이 한정없이 나온다. '클래식', '별다방 분위기' 등의 채널에서 나오는 음악은 모두 박 대표가 직접 선곡하기도 했다.

비트는 소비자들에게 공짜로 음악을 들려주는 대신 배너광고나 동영상 광고로 수익을 충당한다. 비트는 지난 25일 동영상 광고를 처음 도입했다. 동영상 광고는 30분에 한번씩 나온다. 박 대표는 "음악을 듣다가 무슨 노래인지 확인하거나 다음곡으로 넘기기 위해 화면을 볼 때 동영상 광고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하루에 1시간 이상 연속으로 비트를 듣는 사람은 일일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다. 가입자는 8월 현재 가입자는 약 57만명이며, 주간 액티브 유저 역시 20만에 이른다. 박 대표는 "올해 말 가입자 100만 돌파, 월간 액티브 유저가 1천만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올 4분기 중으로 글로벌 버전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도흥석 공동창업자와 20년 인연

박 대표는 대학 후배였던 도흥석 비트 공동창업자(CTO)와 '미투데이'부터 '비트'를 함께 만들었다. 명지대 90학번과 91학번으로 만났으니 20년이 넘는 인연을 이어온 것이다.

이들은 2006년 함께 창립한 사진 공유 서비스 회사에서 우연찮게 만든 '미투데이'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2008년 12월 네이버에 회사를 매각했다.

이후 박 대표는 네이버에서 그룹형 SNS '밴드'를 기획해 2012년 8월 런칭시켰다. 그는 네이버가 모바일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운영할 캠프모바일 설립 방침을 밝히고 난 뒤인 2013년 3월 네이버를 떠났다. 그리고는 한 달 뒤 도흥석 CTO와 비트패킹컴퍼니를 세웠다.

현재 비트패킹컴퍼니는 본엔젤스파트너스, 네이버 외에 알토스벤처스와 YG넥스트 등으로부터 총 50억원을 투자받는 등 가능성을 인정받으면서 또 한번의 신화를 이뤄낼 지 주목받고 있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참여했던 미투데이나 밴드 등의 서비스들은 다양한 경험과 성장의 기반이 됐다"면서 "비트를 음악시장과 청취자가 모두 반기는 서비스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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