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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百 본점 와인매장 직매입 전환…파장은?


업계 "재고부담 커질 것" 회의론… 와인업체 "물량 줄어" 반발

[장유미기자] 최근 신세계백화점이 본점 지하 식품관 리뉴얼 오픈과 함께 선보인 와인매장 '와인 하우스(Wine House)'를 두고 와인 업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임대방식으로 운영되던 와인 매장을 직접 상품을 구매하고 재고까지 책임지는 직매입 방식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임대 방식의 경쟁백화점과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경쟁 백화점들은 그 효과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이나 일단은 지켜보자는 눈치다. 와인업체들은 공급 물량 감소 및 이같은 방식이 여타 백화점으로 확대될 지 등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2일 본점 식품관인 '신세계 푸드마켓' 오픈과 함께 와인 직매입 매장인 '와인 하우스'를 선보였다.

1천200여종의 와인이 구비된 이곳은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고용한 전문 와인 판매 전문가들이 상주, 고객들을 직접 응대한다. 또 전 세계의 다양한 치즈는 물론, 유명 쉐프의 치즈를 기본으로 한 요리와 와인을 즐길 수 '더 코너스' 매장도 함께 있어 와인 마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국내 백화점은 대부분 입점 업체들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받는 형태인 임대방식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소비침체가 이어지면서 임대매장 매출이 떨어지자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다른 백화점과의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부 상품군을 중심으로 직접 구매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식품관을 리뉴얼하고, 남성 전문관을 선보이는 등 차별화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신세계는 이번 기회에 와인 고객들을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백화점 와인 행사를 찾는 고객들이 매년 줄어들면서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면서 "백화점, 마트, 와인 전문샵 등 모든 유통채널에서 비슷한 구성의 와인을 판매하자 고객들의 반응이 시들해져, 내부적으로 우리만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시도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시도가 성공할 지는 미지수. 이미 롯데백화점도 몇 년 전 이 형태로 와인 매장을 운영했으나, 재고 부담이 커지자 1~2년 전부터 임대매장으로 전환했다. 현대백화점은 임대 방식을 유지하고 있으며, 갤러리아백화점은 2000년대 초반부터 직매입 방식으로 와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마다 운영 전략이 달라 어떤 방식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신세계가 직매입으로 전환한 후 본점 와인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많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재고 소진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효율이 떨어져 신세계 측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2년 서울 청담동에 'SSG 푸드마켓'을 오픈하며 직매입 방식으로 와인 판매에 나섰던 경험을 토대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 측은 당초 이 지역이 이미 자신의 기호에 맞는 와인을 즐기는 고객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어 진입장벽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소규모 농원에서 만들어 내는 소량 와인 중 품질이 우수한 고급 와인을 뜻하는 '컬트와인(Cult Wine)'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면서 이곳에서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사실 재고부담 등 백화점이 책임져야 할 위험 요소가 많아 내부에서도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며 "청담 SSG 푸드마켓에서 얻은 자신감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에 본점에서 와인 직매입 매장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시도는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한 우리의 '고육지책'으로 봐주길 바란다"면서도 "다른 점포 내 와인매장의 운영방식을 본점처럼 직매입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확대해석은 경계했다.

기존 신세계백화점 입점했던 와인업체들은 울상이다. 리뉴얼 이전 매장에 입점해 있던 6개 와인업체들은 본점 매장의 직매입 전환으로, 기존에 선보였던 제품 수를 절반 이상 줄이게 됐기 때문이다.

A 업체 관계자는 "직매입 전환 전과 비교했을 때 제품 수가 약 90% 가량 줄어들었다"면서 "시행한지 얼마 되지 않아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는 어렵지만 이전보다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유통 파워를 앞세워 계열사인 신세계L&B 물량을 늘려 이곳 매출을 늘리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계열사인 신세계L&B를 통해 와인을 수입, 판매하고 있어 이번 백화점 본점 매장 직매입 전환으로 이곳의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본점을 시작으로 신세계가 향후 다른 매장을 직매입으로 전환할 지를 두고 업체들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L&B의 와인 비중이 30%에서 20%로 오히려 줄어들어, 계열사에 물량을 몰아주는 식으로 보는 것은 오해라는 입장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그런 식의 해석이라면 처음부터 우리가 나서서 직매입을 하기 보다 신세계L&B에 관련 업무를 일임하는 게 더 수월할 것"이라며 "신세계L&B를 통해 들여오는 와인은 직매입보다 직소싱 비중이 훨씬 더 높고, 거래 업체 수도 19개로 늘었다"며 일축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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