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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류제국에 '2승14패' 얘기한 진짜 이유


시즌 전 했던 짓궂은 농담, 후배 생각하는 마음 담겨 있어

[정명의기자] LG 트윈스 이진영은 이번 시즌 개막 전 후배 투수 류제국에게 "넌 올해 2승14패 할 거야"라고 짓궂은 농담을 건넸다. 지난해 12승2패 승률 8할5푼7리로 승률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류제국에게는 어림없는(?) 성적을 올 시즌 성적으로 예상한 것이다.

그런데 올 시즌 초반, 류제국은 이진영의 말이 현실이 될 것 같은 페이스를 보였다. 8경기에 등판하는 동안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2패만을 떠안았던 것. 지난해와 달리 잘 던지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고,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도 있었다.

말이 씨가 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상황. 이진영은 류제국에게 미안하지 않았을까. 이진영은 웃으며 "내가 주술사도 아니고, 내가 말했다고 그렇게 됐겠냐"고 말했다. 대신 이진영은 류제국에게 '2승14패' 발언을 한 진짜 이유를 들려줬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이진영은 선수협 모임 등에서 다른 팀 선수들을 만날 기회가 생기면 류제국의 구위에 대해 묻곤 했다. 같은 팀이니 직접 타석에서 상대해 볼 기회가 없어, 류제국이 어떤 공을 던지는 지 궁금했던 것이다.

이진영은 "(류)제국이가 좋아하는 동생이고, 공이 어떻길래 좋은 성적을 거뒀는지 궁금했다"며 "그런데 다들 반응이 '공 진짜 치기 어렵다'라는 반응보다 '칠 만해 보여서 덤비다가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지난해는 미국 생활을 접고 유턴한 류제국의 국내 무대 첫 시즌이었다. 자연히 상대팀 타자들은 류제국에 대한 데이터가 없었다. 이진영이 걱정했던 것이 바로 그 부분. 이진영은 "분명 첫 해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2년차 시즌이 되면 상대팀에 분석을 많이 당할 것이라고 봤다"며 "다른 팀 타자들도 제국의 공을 그렇게 어려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제국이도 더 노력하지 않으면 올 시즌이 힘들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진영은 "그래서 그 말도 했던 것이다. 상대 타자들이 분석하고 덤비는 만큼 더 열심히 하라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2승14패' 발언은 선배로서 아끼는 후배에게 던진 일종의 자극이자 경고장이었던 셈이다.

이진영의 바람대로 류제국은 치열하게 올 시즌을 보내고 있다. 초반 부진에 빠지자 시즌 중 체중 감량을 단행하기도 했고, 여러가지 고민도 많이 하며 투구 스타일에 변화도 줬다. 계속되는 부진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결국 점점 구위를 회복한 류제국은 지난해 모습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27일 두산전에서는 6.1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7승(6패) 째를 따내며 팀의 5-1 승리와 4위 굳히기에 큰 힘을 보탰다. 그가 고민 끝에 내린 결론, "안 맞으려고 하지 말고 자신감있게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자"는 생각이 호투로 이어졌다.

류제국이 보여준 올 시즌 최고의 피칭에 누구보다 기뻐했을 이는 이진영이었을 지 모른다. 이진영은 이날 5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1회초 선제 결승타를 때려내는 등 1타수 1안타 3볼넷으로 100% 출루에 성공하며 류제국을 도왔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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