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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28일 부분파업…조기타결 '암운'


사측 임금안 제시에 수용 불가…30~31일 특근도 거부

[정기수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임금협상 타결을 위해 기본급 인상과 성과금 등을 담은 임금안을 새로 제시하며 노조 달래기에 나섰지만, 노조는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며 다시 부분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노조 측 핵심 요구 사항인 통상임금 확대와 관련해 기존 입장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노사 양측이 내달 6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 전 협상 타결에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해 조기 타결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번 노조의 부분파업 재돌입으로 조기협상 타결에 암운이 드리워졌다.

현대차 노사가 추석 전에 임협을 타결하려면 다음주 초까지 합의가 이뤄져야 6일 이전에 협상이 마무리된다.

다만 노조는 파업 등 투쟁을 진행하는 동시에 사측과 교섭을 병행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극적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6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날 노사는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17차 임협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사측은 임금 8만9천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300%+450만원, 품질목표 달성 격려금 50%, 사업 목표달성 장려금 200만원 등의 안을 노조에 제안했다.

특히 사측은 올해 임협의 쟁점 사항인 노조의 통상임금 확대 요구와 관련, '임금체계개선 위원회'의 확대·신설을 통해 통상임금 문제 해소를 위한 임금체계개선 및 선진 임금체계 도입 방안 등에 대한 연구·논의로 대안을 마련하자고 추가 제안했다.

다만 "2012년 임협 별도합의에 기반해 노사가 합의한 대로 통상임금 소송 결과를 전 직원에게 적용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법적 소송 결과를 따르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노조의 '조건 없는 정년연장' 요구에 대해서는 만 58세에서 2년을 연장하되 마지막 1년은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기존의 조건에서 마지막 1년도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안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밖에 주간연속 2교대는 현행 오전조 8시간, 오후조 9시간 근무형태를 오는 2016년 3월까지 오전·오후조 모두 8시간으로 변경토록 하고, 도입시기를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구체적 추진일정에 관해서는 지속 논의하자고 전날과 마찬가지로 제안했다.

다만 노조의 해고자 원직복직과 손해배상, 가압류, 고소·고발철회 요구안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해 경영성과 감소와 올해 경영실적 하락 전망 등 회사의 경영상황이 어렵다"며 "앞으로 경영실적과 연동한 성과금을 지급하는 노사협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날 사측의 제시안을 거부하고 재차 부분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노조는 이날 협상 직후 곧바로 제3차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27일은 정상 근무하고, 오는 28일 오전·오후조 조합원이 각각 2시간씩 근무한 뒤 나머지 6시간씩 파업하기로 결정했다.

파업 당일에는 노조 간부와 조합원 1만7천여명이 현대·기아차그룹 사업장과 연대해 서울 양재동 본사에 상경해 합동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노조는 또 30일과 31일 주말 특근도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내달 2일에는 제4차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파업 일정과 노사 교섭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이틀간의 걸친 이번 집중교섭이 쟁점사항인 '통상임금 확대'에 대한 노사 양측의 이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노조의 부분파업 수위를 감안할 때 사측과의 추가 교섭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조는 이날 교섭 후 사측의 제시안에 대해 "아직은 미진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협상 타결이 추석 후로 넘어갈 경우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노사 양측 모두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귀족 노조라는 여론 악화와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비난도 노조 측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 양측이 추석연휴 전에 협상을 타결하자는 데 대해 의견 접근을 이룬 상태인 만큼, 전면파업 등으로 사태가 확산될 가능성은 적다"며 "임협의 쟁점 사항인 '통상임금 확대'에 대한 양측의 의견 차가 큰 만큼, 향후 추가 교섭을 통해 서로 어느 정도 선에서 양보할 지가 추석 전 조기 타결의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노조는 앞서 지난 22일 오전·오후 조가 2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23~24일 주말 특근도 거부했다. 22일과 25, 26일 잔업도 거부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노조의 부분파업과 잔업 및 특근 거부로 5천여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총 1천100여억원 의 매출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생산차질로 인한 차량 인도 지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신형 제네시스와 그랜저, 싼타페 등 인기모델의 출고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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