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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깬 양상문 감독, '장진용 카드' 재시도


20일 넥센전 선발로 장진용 예고 "구속에 집착했던 것 반성"

[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입단 11년차 우완투수 장진용(28)이 6년만의 선발 등판 기회를 다시 한 번 잡았다.

LG는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 선발투수로 장진용을 예고했다. 장진용이 1군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지난 2008년 5월31일 청주 한화전 이후 6년 만이다.

올 시즌 중간계투로 2경기에 등판해 1.2이닝(무실점)을 소화한 것이 1군 등판 기록의 전부인 장진용은 지난 17일 삼성전 선발로 내정돼 있었다. 외국인 투수 티포드의 2군행으로 선발진에 공백이 생겼기 때문. 그러나 우천취소 경기가 발생하며 기존 선발진으로 일정을 소화할 수 있게 됐고, 장진용의 등판 기회는 다음으로 밀렸다.

여전히 임시 선발 요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LG 양상문 감독은 다시 한 번 장진용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18일 삼성전에서는 임정우를 선발로 예고했다가 우천취소 결정이 내려졌지만, 이번엔 임정우 대신 장진용를 선발로 호출했다. 임정우는 혹시 장진용이 초반 흔들리게 될 경우 그 뒤를 받칠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 장진용을 임시 선발로 기용하려고 했을 때, 양상문 감독은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언급하며 장진용 카드를 꺼내든 이유를 설명했다. 빠른공을 던지는 투수에게만 너무 집착했다는 것. 강상수 투수코치와 대화를 나누며 공이 빠르지 않아도 충분히 1군 마운드에서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 양 감독의 설명이었다.

양 감독은 "그동안 너무 구속에 집착해 (장)진용이의 장점을 과소평가했던 것이 아닌가 반성했다. 두산의 유희관도 빠르지 않은 공으로 성공하지 않았나"라며 "진용이는 마운드 위에서 여유가 있고 제구력도 좋다.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해 타자들을 잡아낼 줄도 안다"고 장진용의 장점에 주목했다.

장진용의 빠른공은 140㎞ 초반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 감독은 마운드 위에서 주눅들지 않고 여유있게 공을 뿌리는 배짱으로 빠르지 않은 구속을 극복할 수 있다고 봤다. 양 감독은 "억지로 선발 로테이션에 넣을 수는 없지만 펑크가 났을 때는 충분히 한 번 기회를 줘볼 만하다"고 말했다.

양 감독이 예로 든 유희관 역시 지난해 임시 선발로 기회를 얻었다 눈도장을 찍으며 붙박이 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유희관은 140㎞가 넘지 않는 공으로도 칼날같은 제구력과 체인지업이라는 결정구, 묵직한 공끝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승(7패)을 거뒀다. 올 시즌 역시 슬럼프를 겪으면서도 9승(7패)을 기록 중이어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가 유력하다.

유희관이 처음부터 기회를 얻지 못했던 것처럼 공이 빠르지 않은 투수들은 큰 주목을 받기 어렵다. 시속 140㎞가 넘지 않는 공은 1군 무대에서 만만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편견이라는 사실 역시 유희관의 예로 알 수 있다. 양 감독은 그 편견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장진용에게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LG로서는 중요한 경기다. 4강 막차 티켓을 놓고 벌이는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LG는 4위 두산에 반경기 차 뒤진 5위에 올라 있다. 특히 상대는 LG가 유독 힘겨워하는 강타선의 넥센. 그런 중요한 경기에 장진용은 6년 만에 선발 등판한다. 장진용에게도 LG에게도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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