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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리]방송사 싸움에 등 터지는 日 예능 "누굴 위한 경쟁인가"


제작진 시름 깊어져…일선 PD들 "방송 3사 다 죽자는 얘기"

[장진리기자] 일요 예능프로그램 방송 시작 시간을 둘러싼 지상파 3사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일요 예능프로그램 편성을 두고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단 1~2%의 차이로 일요 예능 정상이 뒤바뀌는 예능 춘추전국시대, 지상파 3사는 그 어느 때보다 시청률에 민감한 상태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선전과 '1박 2일 시즌3(이하 1박 2일)'의 부활로 일요 예능 왕좌를 되찾은 KBS,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의 꾸준한 인기로 KBS와 엎치락 뒤치락 경쟁을 펼치고 있는 MBC, 그리고 신규 예능 '룸메이트'의 예상 밖 부진에 당황한 SBS까지, 일요일 오후는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터다.

일요 예능 방송 시작 시간을 둘러싼 잡음은 비단 오늘 내일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과열된 시청률 경쟁은 이제 각 사가 불문율처럼 지켜왔던 4시대 벽마저 허물 판이다. 지상파 3사의 편성팀장이 모여 방송 시작 시간을 합의하려는 노력도 있었으나 각 사가 끝내 협의를 이루지 못하며 이마저도 무산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제 '서프라이즈', '출발 드림팀', '동물 농장'이 끝나면 바로 오후 예능이 방송될 기세"라는 웃지 못할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KBS는 최근 '해피선데이'의 방송 시간을 4시 10분으로 앞당겼고, MBC는 이에 반발해 지난 27일부터 '일밤' 의 방송 시간을 4시로 앞당겨 일요 예능 전쟁에 더욱 불을 붙였다. 상황을 지켜보겠다던 SBS도 결국 4시 5분으로 '일요일이 좋다' 방송 시작을 앞당기는 초강수를 뒀다.

지상파 3사의 시청률 출혈 경쟁이 제작을 담당하는 일선 PD들 사이에서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매우 적은 격차로 순위가 뒤바뀌는 일요 예능 특성상 단 몇 분의 차이로도 엄청난 시청률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해하지만, 결국 이런 경쟁은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를 가져온다는 것이 대부분의 입장이다.

한 방송사의 PD는 조이뉴스24에 "이제 이런 싸움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생각이 든다. 이러다 3시대까지 방송 시간이 앞당겨질까 걱정될 뿐"이라며 "과격하게 표현하자면 이런 편성 경쟁은 지상파 3사 다같이 죽자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씁쓸해했다.

늘어나는 방송 시간에 직접 방송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일요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의 시름도 커지고 있다. 방송사 윗선의 시청률 압박에 따른 편성 경쟁, 늘어난 방송 시간을 맞춰야 하는 부담, 시청자들의 혼란과 반발까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일요 예능의 시름만 깊어가고 있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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