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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꺾인 삼성전자, 투자 확대로 '정면돌파'


배당 대신 투자 확대…반도체·휴대폰 둔화 딛고 회복 '주목'

[박영례기자] 반도체와 휴대폰 양날개로 비상했던 삼성전자의 사업 구조에 적신호가 켜졌다. 분기 영업익은 여전히 글로벌 제조업체 중 선두권이지만 내용상 주력 사업의 성장세가 꺾였다는 점은 최근의 위기론이 과잉반응이 아님을 보여줬다.

휴대폰 영업익이 2년만에 4조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전체 영업익 역시 2년전 수준으로 회귀했고, 힘을 보태야할 반도체 영업익 역시 시장 예상을 밑돈데다 전년 수준에도 못미쳤다.

그나마 1분기 위축됐던 TV와 가전 분야가 7천억원 이상의 영업익을 올리며 이름값을 했고, 디스플레이는 시장 우려보다는 좋은 실적으로 분기만에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낮아진 시장 눈높이, 배당 확대 등에 대한 압박에도 당장 배당을 늘려 투자자를 달래기 보다 투자 확대를 통한 정면승부를 택했다. 전년수준인 중간배당 500원을 결정하고, 올해 시설투자에 사상최대 였던 지난해 수준인 24조원을 투입키로 한 것.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속에서도 불거진 성장성 둔화 논란때도 배당확대 대신 투자 확대로 돌파했던 것과 같은 선택을 한 셈이다. 이후 지난해 3분기 영업익 10조원을 돌파하면 삼성의 뚝심을 보여줬지만 올 3분기 전망은 낙관하기 어렵다. 삼성의 선택이 효과를 볼 지 주목된다.

31일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52조3천500억원, 영업이익 7조1천900억원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2%, 영업이익은 15% 감소했고, 지난해 분기 최대를 기록했던 2분기 보다는 각각 9%와 25% 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갤럭시S5 판매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실적을 견인했던 휴대폰 등 IM부문 영업익이 크게 떨어진데다 이를 상당폭 상쇄할 것으로 기대했던 반도체 영업익 역시 2조원을 하회하는 등 힘을 보태는 데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여기에 원화 강세 등 환율 여파도 실적에는 부담이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계절적 비수기 속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업체간의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판매 감소와 재고 감축을 위한 비용 증가, 모바일 AP 거래선 수요 약세로 인한 시스템LSI 사업 영향 등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는 지속된 원화 강세로 영업이익에 약 5천억원 수준의 부정적 환영향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휴대폰 영업익 2년만에 4조원대로 '후퇴'

이번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은 과거 견인차 역할을 했던 스마트폰의 수익성 둔화 탓이 컸다.

실제로 IM부문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28조4천500억원과 4조4천200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12%와 31% 가량 줄었다. 같은기간 스마트폰 출하량이 7천500만대 수준으로 1년전은 물론 1분기 보다 하락하면서 갤럭시S5 등 신제품 효과가 기대에 못미쳤던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세계 시장 점유율도 30%선이 무너졌다.

계절적 비수기 속 업체간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선진시장 성장세 둔화, 중국 등 신흥시장의 화웨이 등 로컬업체의 공세가 거세진 것도 IM부문 실적 하락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경우 중저가 모델의 재고 증가로 인한 판매 감소와 수요 약세에 따른 태블릿 판매 하락, 마케팅 비용 증가로 실적이 감소됐다"며 " 특히, 중국 시장에서 업체간 경쟁 심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유럽 시장에서도 유통 재고 부담이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뒷심 부족한 반도체-디스플레이는 '흑전'

휴대폰 부문의 수익성 둔화를 상당폭 상쇄할 것으로 기대했던 반도체 분야 실적 역시 기대에는 못쳤다.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D램 등 업황 호황 속에서 전분기 대비 매출은 4% 증가한 9조7천800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조8천600억원으로 5% 감소했다. 전년 동기 약 2조원에도 못미쳤고, 2조원을 소폭 웃돌던 시장 기대치 역시 밑돌았다. D램 호황에도 불구 시스템LSI 실적 저하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D램은 PC, 모바일 서버, 그래픽향 수요 증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20나노급 비중 확대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또 낸드플래시 역시 경쟁업체의 적자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PC와 데이터센터향 SSD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 브랜드 SSD사업을 본격 확대하는 등 매출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유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반대로 시스템LSI의 경우 고화소 CIS 매출은 증가했지만, 모바일AP 거래선 수요 약세로 전체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LCD TV 패널 판매 확대와 OLED 패널의 신규 프리미엄 스마트폰향 제품 판매 확대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1조원을 넘었던 지난해와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1분기 800억원대 적자에서 2분기 2천2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 매출 역시 6조3천3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 가량 늘었다. 낮아진 눈높이에는 부합했다는 얘기다. 아울러 같은기간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익이 1천6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1분기 수익성에 밀렸던 것을 만회한 셈이다.

◆TV가전, 실적둔화 딛고 '서프라이즈'

삼성전자는 2분기 TV와 가전에서 1분기 위축됐던 실적우려를 털어내고 어닝 서프라이즈에 성공하며 세계 TV 1위 명성의 이름값을 회복했다.

CE 부문 2분기 매출은 15% 늘어난 13조원, 영업이익은 7천7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5천억원 안팎이었음을 감안하면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셈이다.

역시 가전이 아닌 TV가 수훈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 TV 시장은 비수기였으나 중국과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UHD TV 시장이 1분기 대비 2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하고,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로 수요가 증가한 게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TV 사업은 UHD TV, 커브드 TV 등 신모델 출시와 스포츠 이벤트 수요에 적극 대응해 수량과 매출 모두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며 실적이 개선됐다"며 "특히, UHD TV, 커브드 TV와 60형 이상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 확대를 적극 추진해 TV 시장 1위의 자리를 확고히 했다"고 설명했다.

◆ 문제는 하반기…"큰폭 개선 어렵다"

삼성전자의 실적 둔화가 어느정도 예상됐던 만큼 이제 눈길은 하반기에 쏠린다. 삼성전자가 휴대폰 사업의 수익성 둔화 등을 딛고 하반기 실적개선에 성공할 지 여부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매출과 영업익은 역성장이 불가피한 상태. 그러나 3분기를 비롯한 하반기 전망도 낙관하기 어렵다.

다만 단기 보다는 투자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 웨어러블과 플렉서블, B2B 등을 성장모멘텀으로 이를 돌파해 낼지가 여전히 주요 관전포인트다.

반도체는 D램 업황 호조에 낸드플래시 역시 스마트폰 신제품 효과 등이 더해져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키를 쥔 IM부문의 경우 아이폰6 등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 등으로 경쟁 압박이 더 거세질 것으로 우려되는 때문이다.

IM 부문의 실적악화는 관련 매출 비중이 큰 삼성전기나 삼성SDI 실적 악화 등과 연결되면서 수익성 회복이 당장 시급한 문제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는 2분기 대비 부정적 환영향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메모리 사업은 성수기 효과가 강화되면서 전사 실적 기여도가 증가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반면 무선 사업의 경우는 하반기 경쟁력 있는 모델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나, 스펙/가격의 경쟁 심화에 따라 3분기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보수적으로 내다봤다.

이어 "또한 시스템LSI 사업도 거래선 수요약세로 수익성 개선 기대가 어려우며, 디스플레이 사업도 당초 예상과 달리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CE사업 또한 계절적 요인으로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하반기 IM부문은 웨어러블 기기 등을 성장모멘텀으로 수익성 방어 및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혁신적인 대화면 플래그십 제품과 프리미엄 신모델 출시와 함께 제품·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중저가 모델 라인업 강화할 계획이다. 본격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LTE 시장에서 프리미엄에서 보급형 제품까지 경쟁력을 더욱 높여 하반기 시장 성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태블릿은 갤럭시탭S의 글로벌 확산을 적극 전개하고 유통역량도 더욱 강화하는 한편, 무엇보다 향후 본격 성장이 기대되는 웨어러블 시장 주도를 위해 보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또 메모리 시장은, 계절적 수요 증가 속 제한적인 공급 증가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D램 분야에서는 20나노 공정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신제품을 공급해 수익성과 시장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낸드분야는 엔터프라이즈향 SSD, 소비자용 SSD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모바일 기기의 낸드 탑재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컨트롤러, S/W기술기반 솔루션 공급확대와 10나노급 공정전환등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V-낸드는 엔터프라이즈 서버향으로 일정대로 평가·생산이 진행되고 있으며 브랜드 SSD를 포함한 PC향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도 긍정적.

시스템LSI는 AP 거래선 수요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속적인 원가절감 등을 통한 수익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14나노 제품을 연말 양산하고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 성장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하반기 TV 시장의 성수기 진입으로 관련 패널판매 확대 등 실적 개선이 예상되나 실적을 견인했던 OLED 패널 시장의 경쟁 심화, 거래선 패널 재고 축소와 제품 믹스 변화 등이 변수.

프리미엄 라인업의 제품 경쟁력 강화와 함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수훈 역할을 했던 가전과 TV 등 CE부문은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는 계획. 실제로 하반기 TV 시장은 성수기 효과와 성장시장의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수요가 전년 대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미엄 제품 뿐만 아니라 성장 시장 수요에도 적극 대응해 하반기에도 시장 성장을 상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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