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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위원장의 '뉘앙스'는 외국인 감독이다


"결과를 만든 경험이 가장 중요해" 발언 주목

[최용재기자] "내국인과 외국인을 모두 포함해서 기술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검토를 하겠다."

신임 이용수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갈 것이라 밝혔다. 이 위원장은 내국인과 외국인을 총 망라해 최적의 대표팀 감독을 선별할 것이라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감독이 국내 감독이 될 수도 외국인 감독이 될 수도 있는 모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그런데 이 위원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면 될수록 이 위원장이 전하는 '뉘앙스'를 느낄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확실하게 답하지 않았지만 분명 이 위원장의 '뉘앙스'는 '외국인 감독'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차기 감독 선임의 방향이 외국인 감독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우선, 이 위원장은 감독 선임의 가장 중요한 조건을 내걸었다. 그것은 '결과를 만들어낸 경험'이었다. 그 경험을 말하면서 이 위원장의 입에서 나온 첫 번째 단어는 '월드컵'이었다. 월드컵에서 결과를 만들어낸 경험이 있는 한국인 감독은 사실상 없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룬 허정무 감독이 있지만 그는 이번 브라질월드컵 선수단 단장을 맡아 부진한 성적에 책임을 지고 홍명보 감독과 동반 사퇴했기 때문에 다시 대표팀을 맡을 가능성이 없다.

따라서 차기 대표팀 감독은 월드컵에서 어느 정도 결실을 만들어낸 외국인 감독일 가능성이 크다.

이 위원장은 "경기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월드컵 또는 클럽팀 감독으로서 경기 결과를 만들어낸 경험, 이것이 첫 번째 기준이다"라고 밝혔다. 클럽팀 경험 역시 기준으로 제시하기는 했지만 한국의 클럽보다는 해외 클럽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위원장은 한국 감독과 외국 감독의 장점을 비교했다.

이 위원장은 "내국인 감독은 적응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빨리 쉽게 대표팀 분위기를 만들어서 원하는 팀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감독에 대해서는 "세계 축구 수준에 맞춰 새로운 변화를 이끌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세계무대에 잘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한국 축구에 가장 필요한 것, 세계 축구 수준에 맞춰가는 것이다. 세계 축구와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그 격차를 처절하게 실감했던 한국 축구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팀 내의 작은 이득보다는 대표팀 밖의 더 큰 비전을 빨리 공유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큰 목표로 향해 가야 하는 시점이다. 그렇기에 외국인 감독이 갖고 있는 비전이 더욱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오는 9월5일 베네수엘라, 8일 우루과이로 이어지는 9월 A매치 2경기에서 대표팀 감독이 공석이 될 수도 있다는 이 위원장의 근심, 이 역시 외국인 감독 선임을 위한 과정 속의 근심이다. 국내 감독이라면 9월까지 초초해하며 기다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외국인 감독 선임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영입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9월 A매치 때 사령탑 공석이 될 수 있다는 예측이었다.

이 위원장은 "9월 A매치에서 차기 감독이 관중석이든 본부석이든 한국 대표팀 경기를 지켜볼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 한국인 감독이면 별 문제 없이 진행하겠지만 외국인 감독이 된다면 9월 본부석에서라도 지켜보게 하는 것이 타임 스케줄이다. 적어도 9월 A매치 시간에 쫓겨서 감독을 선임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유를 가지고 좋은 감독님을 모실 것이다. 급하게 선임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 감독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이 위원장이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기술위원장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이 위원장은 거스 히딩크라는 한국 축구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낸 당사자였다.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외국인 감독의 필요성을 강조한 기술위원장이었다.

이 위원장은 "2002년 당시 정몽준 회장님께 외국인 감독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 때 당시는 월드컵을 개최하는 상황이었고 지금과는 현실에 차이가 있다. 현실적인 협회의 예산을 고려해야 한다. 무조건 이상적인 좋은 지도자를 돈을 많이 들여 높은 연봉을 주며 영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래서 심도 있게 생각하고 있다. 외국인 감독으로 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을 고려하고 있다"며 재정적은 문제까지 고민하며 현실적인 외국인 감독을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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