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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똑똑한 자동차가 온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은 튼튼함과 안전성, 크기, 디자인이었다. 최근에는 고유가 추세가 지속되고 친환경 자동차가 주목받으며 연료 1리터당 평균 주행거리, 즉 연비 향상이 자동차 기술의 화두가 됐다.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세대가 배기량이 큰 자동차보다는 유지비를 고려해 연비가 좋은 자동차를 선택하는 것이다. 수입 자동차들의 가격 인하와 앞선 연비 기술이 젊은 세대에 어필하는 것도 이런 현상을 부추긴다.

연비 향상 기술과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자동차와 같은 친환경 자동차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동으로 주행, 정지, 주차까지 하는 스마트 자동차 시스템 기술도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사람이 운전하지 않고 목표 지점만 입력하면 스스로 갈 수 있는 무인자동차 연구도 활발하다. 지난 5월 말 구글은 핸들이나 가속페달, 브레이크가 전혀 없이 출발, 정지 버튼만 있는 무인자동차를 공개했다. 차에 탄 후 목적지만 말하면 알아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것이다.

구글이 이날 선보인 무인자동차는 2인승 시제품으로 핸들, 가속페달, 브레이크가 전혀 없이 출발, 정지 버튼만 있는 단순한 차량이었다. 차에 탄 운전자는 사실 운전을 하는 게 아니어서 탑승자라고 부르는 게 더 맞는 표현이다. 이 차는 차에 탄 후 목적지를 말하기만 하면 자동차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스스로 움직이고 판단하는 '똑똑한' 자동차 기술의 현주소와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 이미 현실화된 스마트 안전기술

구글의 무인자동차 실험은 아직 상용화하지 않았다. 지속적인 테스트와 개선을 통해 몇 년 안에 일반 도로를 주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물론 무인자동차가 일반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하지만 벤츠, 아우디, 볼보 등 선진국들의 자동차 기업들은 장기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차간 거리, 보행자 인지, 속도 조절, 자동 주차 기술 등을 이미 상용화했다. 완전한 무인자동차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인다는 점에서 무인자동차로 가기 위한 전 단계다. 자동차에 탑재된 레이더와 카메라, 센서, 소프트웨어 등이 이런 기능을 가능케 하는 핵심 기술이다.

이 중 자동차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기술은 자율응급제동시스템(AEB)이다. 교통사고 사전대응 시스템으로 불리는 이 기술은 레이더와 레이저, 비디오를 이용해 교통사고가 임박했음을 스스로 계산한다. 운전자가 미리 설정해 놓은 차간 거리가 유지되지 않으면 소프트웨어로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조작한다. 볼보자동차가 이런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한 '시티 세이프티' 기능을 실제로 선보였다. 차간 거리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보행자가 나타났을 때 차량이 스스로 속도를 줄이는 게 핵심이다.

지난 2013년 1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아우디는 도심을 시속 60㎞ 이하로 자동 주행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또한,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린 뒤 원격조종으로 차가 알아서 주차하고 주차장 밖으로 호출했을 때 다시 운전자에게 오는 주차 시스템도 소개했다. 평행 주차나 후진주차 등이 어려운 여성이나 초보 운전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기술이다.

■ 구글이 무인자동차 기술에 앞서는 이유

"앞으로 완성차 기업들의 경쟁 상대는 서로가 아니라 구글이 될 수 있다."

많은 완성차 기업 전문가들이 내놓은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오토모티브는 오는 2035년에는 무인자동차가 1180만 대로 늘어나고, 2050년에는 대다수 자동차가 무인자동차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만큼 무인자동차 연구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무인자동차는 카메라는 물론 각종 레이더와 센서가 신호등의 변화와 주변 차량의 움직임, 차선, 갑작스러운 장애물 출현과 같은 다양한 도로 상황의 변화를 읽고 스스로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밀한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 등 하드웨어가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런 하드웨어를 자동차에 탑재한다고 무인자동차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드웨어가 받아들인 방대한 데이터를 눈 깜짝할 시간에 연산해야 하는 데이터 처리 기술이 필요하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주변 환경을 실시간 데이터로 가공, 최적의 결과를 내놓고 자동차를 제어하는 데, 이것은 컴퓨터 사이언스와 직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수 억 건의 데이터를 눈 깜빡 할 사이에 읽어 들여 최적의 검색 결과를 내놓는 기술을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구글이 무인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 운전자를 인식하는 자동차

스마트 자동차는 운전자도 알아본다. 안전 운행을 돕는 최첨단 편의 장치들이 자동차에 속속 들어오고 있다. 여기에는 운전자의 생체 신호를 분석하는 기술이 활용된다.

고속도로 사망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졸음운전을 막아주는 기술도 이미 나왔다. 졸음운전경보장치는 자동차 내부 카메라가 운전자의 눈이 깜빡이는 속도와 초점을 인식해 졸음운전을 경보한다.

또 운전자 눈의 움직임과 핸들조작 상태, 운전자 호흡을 통해 혈중 알콜농도를 분석, 음주운전 여부를 판단해 속도를 줄이거나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음주운전방지장치도 나와 있다. 일본 도요타가 개발한 시스템은 운전을 시작하기 전 핸들을 잡는 운전자 손의 땀 성분 등을 분석해 혈중알콜농도를 측정하기도 한다. 운전자의 눈동자 움직임을 분석해 초점이 지나치게 흔들리면 음주운전으로 판단하고 자동으로 정지하는 시스템도 일부 자동차에 적용됐다.

스스로 움직이면서도 안전한 운행을 가능케 하는 '똑똑한' 자동차는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과 이른바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컴퓨터사이언스의 진보로 이미 우리 눈앞에 현실이 됐다. 구글은 최근 핸들 없는 무인차를 선보이며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이 운전할 수 없는 새로운 개념의 무인자동차가 될 것이며, 사람이 볼 수 없는 사각지대까지 살필 수 있는 센서까지 탑재해 도심에서도 유용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교통 체증에서 벗어나 자동차에 탑승한 채로 책을 보거나 업무를 볼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글 : 김민수 과학칼럼니스트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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