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선물'의 진짜 선물, 조승우와 함께라 행복했다

[장진리기자] 조승우, '신의 선물-14일'이 시청자에게 준 선물이었다.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이하 신의 선물)'은 지난 23일 16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날 방송에서는 기동찬(조승우 분)이 한샛별(김유빈 분) 유괴 사건의 진범이라는 충격적인 반전이 공개됐다. 이명한(주진모 분)은 동찬이 술을 마시면 해마에 문제가 생겨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점을 이용해 덫을 놓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샛별을 저수지에 빠뜨렸던 것. 계속 동찬을 괴롭혔던 악몽은 이수정을 안고 가던 형이 아니라 사실 샛별을 안고 가던 자신의 기억이었다.

샛별이를 살리기 위해 무진 저수지로 갔던 동찬은 이명한의 덫에 다시 한 번 빠진다. 엄마 순녀(정혜선 분)가 실수로 샛별이를 죽였다고 건 전화를 기억하고 자신이 죄를 뒤집어쓰기로 결정한 것. 그러다 14일 전 자신의 범행을 떠올리고 "내가 샛별이를 살리겠다"고 눈물을 흘리고, 수현의 만류에도 텀벙 소리와 함께 열린 결말로 극이 마무리됐다.

시청자들의 공분을 산 허무한 결말에도 조승우는 '신의 선물'을 이끈 힘이었다.

기동찬을 연기한 조승우는 기동찬에 빙의한 조승우가 아니라 기동찬 그 자체였다. 치열판 피켓팅(피가 튈 정도로 치열한 티켓팅)을 거쳐야만 겨우 볼 수 있다는 조승우의 연기를 그 누구와의 경쟁 없이도 우아하게 안방 1열에서 일주일에 두 번이나 만날 수 있다는 건 행운이었다.

짧은 순간에도 수십 번씩 바뀌는 복합적인 조승우의 연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신의 선물'에 재미를 더했다. 시청자들을 맥빠지게 했던 용두사미 결말에도 조승우는 명품 연기로 나홀로 살아남았다. '신의 선물'이 다소 아쉬운 결말로 웰메이드 드라마가 되는데는 실패했지만 조승우의 열연은 오랜 시간 시청자들의 가슴에 남을 전망이다.

과연 우리는 조승우를 안방 1열에서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시청자들은 다시 한 번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