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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호]썩은 공무원 조직의 암세포 도려내야


공무원 조직의 부조리가 '본질'…근본 치료로 '세월호' 유족의 슬픔 달래야

[정진호기자] "부모가 죽은 슬픔은 언젠가는 달래진다. 그러나 영영 회복되지 않는 아이를 키우는 슬픔은 영원히 달래지지 않는다."

소설 '대지'의 작가 펄벅이 50년간 마음 속에 품고 살았다는 정신지체 장애 딸을 향한 어머니의 고백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영영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을 마음 속에 품고 살아야 하는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도 영원히 달래지지 않을 듯 싶다. 이를 지켜 본 대한민국의 슬픔도 마찬가지다.

청와대가 재난대응 컨트롤타워를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을 듣고 있노라니 '우왕좌왕' '오락가락' 사고 수습으로 불신을 자초한 정부가 희생자 가족들의 슬픔을 제대로 이해는 하고 있는 지 저절로 혀가 차진다.

경주 참사, 세월호 참사가 정부 산하에 재난대응기구가 없어 일어났는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매번 사고만 터지면 이것저것 만들기 바쁜 공무원 조직의 대표적인 전시 탁상행정을 보는 듯 해 마음이 쓰리다.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세월호' 사고 수사 과정을 보면 이번 사고의 원인은 무리한 과적과 노후된 배의 복원력 상실로 모아지고 있다. 또한 선박의 기본이라 할 안전관리 검사 승인 등을 담당한 한국해운조합에 전직 해양수산부 관리들이 기관장으로 내려가 일명 '해수부 마피아'를 형성하면서 끼리끼리 봐주기식 행정의 후진적 징후도 드러나고 있다.

또한 검찰 특별수사팀은 선주, 주요 경영진 등의 방만 경영과 직원관리 소홀 등 청해진해운 전반에 대한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공무원 조직의 부조리와 안일함이 이번 사고 원인의 '본질'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 같은 우려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업계와 한통속이 된 공무원 조직의 무사안일주의, 전관예우, 패거리 관행이 운항할 수 없는 배, 운항해선 안되는 배로 수 많은 승객을 싣고 항해하도록 방치한 것과 진배없다. 아니, 제동장치가 고장난 버스에 승객을 태우고 버젓히 고속도로를 달리도록 공무원 조직이 방치한 꼴이다.

이같은 행위는 세월호 사고의 근원적인 단초를 제공한 것은 물론, 향후 대형 참사가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도록 만드는 사회악인 셈이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재난 구호기관 하나 신설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 조직에 만연된 이기주의와 탐욕과 부조리의 고리를 끊는 엄중하고 냉엄한 칼을 빼들어야 한다. 더 나아가 병역기피, 땅투기 의혹을 받는 인사가 장관직에 올라 국민을 호령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업무와 아무 상관이 없는 대선 캠프 인사를 낙하산 투하시키듯 공공기관장으로 임명하는 일도 근절해야 한다.

그것이 바다 속에 갇혀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과 일반 희생자 가족들은 물론 대한민국의 슬픔을 달래는 최선의 길이다. 유사 이래 이 땅을 오고간 수 많은 지도자들이 관료조직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오히려 권력자와 그 주변인들이 소위 돈 있고 '빽' 있는 사람들과 유착돼 수 많은 국민들의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했다. 이참에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라. 국민의 명령이다.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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