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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글로벌파운드리와 유례 없는 협력 왜?


애플 공급처로 남기 위한 전략, 글로벌파운드리는 기술 확보

[김현주기자] 삼성전자와 글로벌파운드리가 14나노 핀펫 공정 레이스를 위해 한배를 타기로 결정하면서 차세대 파운드리 경쟁이 대전환기를 맞았다.

삼성은 14나노 핀펫에서 애플과 같은 최대 고객의 대형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게 됐다. 또한 양사가 힘을 합쳐 파운드리 업계 독보적인 1위인 TSMC를 견제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18일 삼성전자는 '14나노 핀펫' 공정 기술 라이센스를 글로벌파운드리에 제공, 고객사들이 동일한 디자인으로 두 회사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원 디자인-멀티소싱' 체계를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력으로 파운드리 고객사들은 각각의 계약을 통해 삼성전자의 국내 화성과 미국 오스틴의 생산라인 뿐만 아니라 뉴욕에 위치한 글로벌파운드리 생산라인에서도 첨단 '14나노 핀펫' 공정 기술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파운드리 업체 등 고객사들은 제품 생산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히고 보다 빠르게 '14나노 핀펫' 공정 비중을 확대해 나갈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12월 영국의 ARM(암)을 비롯해 케이던스, 멘토, 시놉시스 등 4개사와 공동으로 14나노 핀펫(FinFET)공정에 최적화 된 최신 IP 및 설계 툴을 사용해 저전력 공정 구현에 성공한 바 있다.

핀펫(Fin-FET)은 반도체 소자의 저전력-고성능 특성을 구현하기 위해 기존 평면 구조 대신 3차원 입체구조로 소자를 만드는 기술. 게이트의 모양이 물고기 지느러미와 흡사해 핀펫이라 불린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부터 14나노 핀펫 공정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며, 파운드리 고객들이 디자인을 시작할 수 있도록 테스트칩 기반의 '공정 디자인 키트(PDKs, Process Design Kits)'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삼성은 차세대 14나노 공정에서 기술 주도권 경쟁을 앞두고 생산 능력을 대폭 보강하게 됐다.

이미 삼성은 미국 오스틴공장과 올 하반기 완공될 경기도 화성 17라인에 14나노 공정을 최적화하는 작업을 하며 미래 경쟁을 준비해왔다. 이에 세계 2위의 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의 역량까지 더해지면 TSMC를 위협할 체력을 보충하는 셈이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삼성의 차세대 미세공정 라이센스를 확보해 기술 경쟁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삼성, 글로벌파운드리 통해 애플 물량 확보

이번에 삼성이 글로벌파운드리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은 애플로부터 차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공급 계약을 따내기 위함이라는 측면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차기 아이폰에 탑재할 A8 AP의 공급처를 TSMC와 글로벌파운드리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가 주 공급처, 삼성은 보조 공급사, 글로벌파운드리는 시범 생산기지로 활용된다는 그림이다.

삼성이 향후 물량 공급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선 글로벌파운드리와 협력을 맺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세공정 기술이 부족했던 글로벌파운드리는 삼성이 '14나노 핀펫' 공정 기술 라이센스를 넘겨 받으면서 기술력 확보를 하는 측면이 있다. 애플도 향후 공급처를 다양한다는 측면에서 글로벌파운드리가 기술 경쟁력을 가져가는 것에 환영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글로벌 파운드리 경쟁은 결국 애플의 물량이 어디로 쏠릴지가 관건이다. 삼성은 애플과의 안정적인 공급 계약이 절실하다. 삼성은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애플에 AP를 독점 공급해왔다. 애플이 20나노 부터는 TSMC에 물량을 분산시키면서 삼성 시스템LSI 사업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현재 삼성 반도체 사업에서 시스템LSI의 매출 비중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은 생산 기초 체력 보강과 함께 앞선 미세공정 기술을 앞세워 본격적으로 질적, 양적 성장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우남성 사장은 "이번 협력은 '원 디자인 멀티소싱'의 장점을 14나노 핀펫 공정까지 확장시킨 진정한 오픈 멀티 소스 플랫폼"이라며 "팹리스 업체들이 보다 쉽게 핀펫 기술에 접근하고 제품에 적용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이며, 나아가 파운드리 사업과 고객지원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12년 393억달러였던 파운드리 시장은 지난해 458억 달러에 이어 2016년까지 매년 15% 이상 성장해 717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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