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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중기간 경쟁 제품 지정에 대한 단상


[김관용기자] 서버와 스토리지 장비의 중소기업 경쟁 제품 지정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11일과 17일 이해당사자들을 대상으로 조정회의가 진행됐는데 국산 장비 업체들과 해외 기업들간 이견만 확인했다고 한다.

중기간 경쟁 제품 추가 지정을 신청한 14개 품목 가운데 11개 품목이 추천 예고 리스트에 올랐다. 여기에는 서버와 스토리지 품목이 포함돼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오는 24일까지 중기간 경쟁 제품 추가 지정 추천 예고 리스트에 오른 제품들에 대한 의견 접수를 진행한 후 추천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서버와 스토리지 품목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중기간 경쟁 제품으로 지정되면 중소기업 외 사업자는 서버와 스토리지 품목을 3년간 정부 조달시장에 납품할 수 없다.

현재 국내 서버와 스토리지 시장의 95% 가량이 해외 제품이다. 중기간 경쟁 제품 지정이 현실화 될 경우 공공 시장에서 한시적으로 외산 제품이 퇴출된다. 해외 장비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 또한 당분간 공공시장에 제품을 납품할 수 없다.

하지만 따져볼 문제가 있다. 몇몇 기업과 또 다른 해외 기업의 배만 불리는 제도로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중기간 경쟁 제품은 공공시장 조달 참여에 대기업을 배제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장이 지정한 제품을 의미한다. 규정을 살펴보면 중기간 경쟁 제품 지정은 해당 제품군을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판로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 만드는 서버와 스토리지를 국내에서 직접 생산한 제품으로 판단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중기간 경쟁 제품 지정이 추진되는 x86 서버는 CPU와 메인보드, 운영체제, 하드디스크, 메모리로 구성된다. 이중 메모리 정도만 국산 제품이 사용되며 나머지는 모두 해외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생산하는 x86 서버는 사실상 이들 각각의 구성요소를 조립하는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스토리지도 마찬가지다. 스토리지는 하드디스크가 핵심인데 이 또한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일부 국내 장비 제조 업체들은 중국이나 대만 제품을 들여와 브랜드만을 바꿔 판매하고 있다. 이를 국내에서 직접 생산한 '국산 제품'으로 봐야 할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게다가 국내 서버와 스토리지 유통구조는 제조사의 제품을 국내 파트너 기업이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들 중에는 재벌기업 계열 회사들도 있지만 대부분이 중소기업들이다. 현재 공공시장에 장비를 납품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400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서버와 스토리지를 중기간 경쟁 제품으로 지정하게 되면 이들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조치로 중소기업의 제품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국낸 중소기업들이 연간 수조원을 투자하고 있는 해외 기업들을 따라가기에는 불가능하다. 제품 판매만을 한시적으로 보장해 줄 뿐이다. 특히 중소기업을 위한다는 중기간 경쟁 제품 지정이 또 다른 중소기업을 고사시키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공공시장에서 외산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국내 ICT 장비 기업들을 돕고 공공기관의 IT 경쟁력 향상을 위해 옳은 일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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