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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9년]지상파 예능 수장 4인, 2013년 예능을 말하다


서수민·박중민·권석·백정렬 CP, 인기 예능의 주역들

2013년 안방극장에서는 예능프로그램들의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약육강식 예능 속에서 소위 '시청률 대박' 프로그램들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비결은 무엇일까. 조이뉴스24는 창간 9주년을 맞아 지상파 3사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CP들을 만났다. 최고 프로그램으로 이끈 비결부터 내년 예능 트렌드까지 짚었다.

[김양수, 이미영, 장진리 기자] 지상파 방송 3사부터 종합편성채널, 케이블까지 가세하면서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있다. 프로그램이 많아진 만큼 예능 소재는 고갈되고, 시청률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넓어진 선택의 폭 앞에서 시청자들의 평가는 더욱 혹독해질 수 밖에 없다.

KBS2 '개그콘서트', '해피선데이', MBC '일밤', SBS '정글의 법칙' 등은 방송3사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들이다. 저마다의 개성으로 오랜 기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거나 예능의 판도를 새롭게 바꿨다. 예능 트렌드를 개척했고,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BS 서수민과 박중민 CP, MBC 권석 CP, SBS 백정렬 CP는 이들 간판 예능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수장들이다. 예능 전쟁터에서 칼날을 겨뤄야 하는 적인 동시에 동질감을 느끼고 있는 동료들이다. 예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이 눈여겨 보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경쟁 프로그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들의 대답 속에 '대박 비법'이 숨어있을 지도 모른다.

◆ KBS '개그콘서트' 서수민 CP

-눈여겨 보는 타사 예능프로그램은.

"tvN 'SNL 코리아'를 즐겨본다. 자유로운 형식과 소재가 부럽다. '개그콘서트'는 회의를 할 때 스스로 벽을 쌓는 경우가 많다. 'SNL'을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낀다."

-MBC '일밤', SBS '정글의 법칙'의 인기 비결은.

"'정글의 법칙'은 김병만의 힘이 아닐까. 그의 꾸준함과 우직함은 존경스러울 정도다. '진짜 사나이'는 인구의 절반은 싫어하지만 절반은 보고 싶어하는 (군대) 이야기를 잘 포장했다. '일밤'의 구세주 '아빠 어디가'는 뛰어난 기획의 승리다. 첫 시작은 미약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윤후와 준수 등 계산이 되지 않은 만남에서 웃음이 터졌다. 어린이 출연자와 시청자의 만남이 '신의 한 수'였다."

-일요 예능의 몰락 이유를 꼽자면.

"일요 예능에 '남자의 자격'과 '1박2일'만 있던 때가 있었다. 공룡 같던 '1박2일'을 SBS '런닝맨'이 두드렸고, 앞 시간대('남자의 자격' 시간대)에서 자생력을 키웠다. 여기에 '진짜 사나이'라는 혜성이 나타나 세상을 평정하고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었다. 시청자의 니드를 읽는데 실패한 것 같다. 일요 예능은 흥겨움과 감동, 가족적 감성을 담아야 한다.

-2014년 예능 트렌드를 예측해 본다면.

"올해는 관찰 예능이 대세였고 내년에도 지속될 거 같다. 리얼 버라이어티는 폭발력이 있다. 하지만 제3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관찰은 아직 폭발력이 부족하다. 2014년엔 진화된 관찰예능이 터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개인적으로는 '몰래카메라'의 시절이 돌아오길 바란다. 웃음이 주는 치열함과 속인 것이 드러났을 때의 반전 웃음, 여기에 통쾌함과 감동까지 모든 것을 갖췄다.

('개그콘서트' 제2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서 CP는 인터뷰 며칠 후 KBS '해피선데이'로 발령이 나 일요 예능 전쟁에 나서게 됐다.)

◆ KBS '해피선데이' 박중민 CP

-눈여겨 보는 타사 예능 프로그램은.

"JTBC ‘히든싱어’와 tvN ‘꽃보다 할배’. KBS 출신 PD들이 외부에서도 맹활약하고 있어 기분이 좋다. '유희열의 스케치북'부터 '전국 노래자랑'까지 다양한 무대를 연출해 본 경험이 토대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일밤'과 '정글의 법칙' 인기비결은.

"'아빠 어디가'의 소재는 간단하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부터 그 윗세대까지 폭넓은 공감대를 갖고 있다. 아이들의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모습, 아이들을 향한 아버지의 복잡미묘한 감정도 시청률 견인의 비결이다. '진짜 사나이'는 진짜 상황에 예능적 장치 없이 투입한 게 성공비결이다. 스타급 연예인을 고집하지 않은 것 역시 사실성을 높였다.

'정글의 법칙'은 어린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아이들은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에 흥미를 느낀다. 여기에 '생존의 아이콘' 김병만이 더해져 정서적 공감대, 리얼리티를 부여했다."

-일요 예능의 몰락 이유를 꼽자면.

"새로운 변화가 성공을 못한 탓이다. '패밀리가 떴다' '1박2일' '런닝맨' 등 리얼 버라이어티 장르에 피로를 느꼈는데 그걸 대체할 만한 새로운 트렌드가 자리잡지 못했다.

-2014년 예능 트렌드를 예측해 본다면.

"사람들은 진짜를 원한다. 그게 감정이든 형식이든. '아빠 어디가' '진짜사나이'를 진짜라고 믿기 때문에 재밌는 거다. 사람들은 진짜 부대에서 진짜 훈련 받으며 느끼는 힘든 감정을 보기 원한다. 그런 모습에 열광한다. 최근 리얼 버라이어티는 제작진의 개입이 줄거나 배제된다.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진짜 리액션을 시청자들이 선호한다. 결국 큰 흐름은 다큐적 포맷이 강한 '극리얼'로 갈 것 같다. 개입이 줄면 공감도는 높아진다. 진짜가 주는 힘이 있다.

◆ MBC '일밤' 권석 CP

-눈여겨 보는 타사 예능프로그램은.

"KBS2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를 좋아한다. 가족 콘셉트를 다룬 스튜디오물이 많지만 잘 만드는 것은 어렵다. 가족이라는 콘셉트로 가볍게, 왁자지껄하게, 따뜻하게 잘 풀어냈다. 개인적으로 개그맨 이경규의 코미디 코드가 좋다."

-KBS '개그콘서트'와 SBS '정글의 법칙'의 인기 비결은.

"'정글의 법칙'은 어떻게 보면 뻔한 이야기인데 뻔하지 않게 연출하지 않는 것이 대단하다. 리얼리티를 살린 연출자의 만듦새가 놀랍다. 프로그램을 이끌고 가는 김병만 개인의 능력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정글에서 우리보다 더 고생하니까 동병상련의 마음도 느끼고 위로도 된다. '개그콘서트'는 온 가족이 즐겨볼 수 있을 만큼 공감 되는 소재, 가볍고 편안한 코드를 갖고 있다. MBC 공개 코미디가 저조하다 보니 부러운 마음으로 본다. 코미디 코드가 계속 통한다는 점에서 대단하고 놀랍다.

-2014년 예능 트렌드는.

"잘 모르겠다. 지금 관찰 예능이 인기를 끄는 것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짜여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밤' 역시 리얼리티를 극대화시키고, 1분 뒤를 알 수 없도록 질문을 계속 던진다. 지금 방송되는 예능들이 리얼리티가 극대화됐는데 이것보다 더 극대화되는 것이 나올지, 전혀 새로운 것이 나올지 모르겠다. 아직까지는 리얼리티와 다큐가 어우러진 퓨전이 강세다. '일밤' 하면서 느낀 것은 트렌드를 거슬러 가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다. 하나를 더 얹든지, 바람을 타야 한다. 굳이 억지로 노를 저어가면서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은 힘든 것 같다."

◆ SBS '정글의 법칙' 백정렬 CP

-눈여겨 보는 타사 예능프로그램은.

"'진짜 사나이'. 잘 만든 프로그램이다. 구성이나 편집, 메이킹을 참 잘 하는 프로그램 같다. 방송을 만드는 입장에서 봤을 때 방송 메이킹, 특히 캐릭터를 잡는 방식이나 자막이 참 좋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는 물론 촬영과 구성이 중요하지만 요즈음은 특히 이 두 가지를 가지고 어떻게 스토리를 만들 것인가가 가장 중요해졌다. 24시간 촬영을 한다고 해도 시간별로 나열만 한다면 어떻게 예능이 되겠는가. 그런 점에서 '진짜 사나이'는 그냥 스쳐지나갈 수 있는 것들도 이야기를 만들어서 흡인력 있게 만든 프로그램이라고 본다."

-'개그콘서트'와 '일밤' 등 타사 예능의 인기 비결은.

"'개그콘서트'는 일단 연기자들의 연기력이 좋다. 그리고 전통이 있어 개그프로그램을 끊이지 않고 해온 순환의 힘이 있다. 선배는 후배를 이끌어 주고, 후배는 선배를 배우면서 이런 힘으로 순환을 하고, 퀄리티 있는 코너가 계속 만들어진다. 특히 김준호가 월등하게 연기력이 좋다. 재미있는 점은 김준호가 SBS 공채 개그맨이라는 사실이다(웃음).

'아빠 어디가'도 첫 회를 보고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의 순수한 리얼리티를 아주 잘 살려낸 것 같다. 정제된 느낌의 예능이 아니라 아이들의 순수함에서 나오는 돌발적인 행동을 여행이라는 포맷과 접목시켜 예능을 만들었고,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었다."

-최근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 부진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리얼 버라이어티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1박 2일'이 나오기 전에도 진짜 뭔가를 하는 프로그램은 정말 많았다. 대신 리얼 버라이어티는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보이게 만드는 힘이 있는 예능이었다. 지금은 상황만 주고 24시간 관찰하는 관찰형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대세가 됐는데, 관찰형 예능 역시 '리얼'이라는 큰 범주에서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과 비슷한 영역에 있기 때문에 꼭 몰락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2014년 예능 트렌드를 예측한다면.

"당분간은 지금 같은 관찰형 리얼리티가 계속될 것 같다. SBS에서도 '심장이 뛴다', '오! 마이 베이비' 같은 관찰형 예능 프로그램을 새롭게 런칭했고, 타사에서도 '인간의 조건'이나 '나 혼자 산다' 같은 관찰형 예능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내년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조이뉴스24 김양수 이미영 장진리 기자 ent@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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