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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9년]'직신' 미스김, 전국을 들었다 놨다…2013 드라마 최고캐릭터


'굿 닥터' 박시온, '너목들' 민준국 등 후순위 이어

[김양수기자] 역시 미스김은 '넘사벽'이었다.

KBS 2TV '직장의 신'의 미스김(김혜수 분)은 조이뉴스24가 창간 9주년을 맞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드라마 속 최고의 캐릭터'로 선정됐다. 미스김은 총 200명의 참가자 중 52명의 선택을 받아 당당히 1위에 올랐다. 박빙의 승부를 펼친 끝에 2위 '굿 닥터' 박시온(주원 분)을 다섯표 차로 제쳤다.

지난 5월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극본 윤난중, 연출 전창근 노상훈)은 여러모로 화제를 모은 작품. 일본 원작 드라마는 성공할 수 없다는 '방송계의 불문율'을 깼고, '패셔니스타' 김혜수는 단벌의상 '계약직 직원' 미스김으로의 파격 변신에 성공했다.

미스김은 재미와 웃음에 치우치지 않았다.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은 한국사회의 아픈 부분을 후벼파며 계약직 문제를 고발했고, 시도 때도 없이 촌철살인 돌직구 발언을 쏟아내며 직장인들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주었다.

미스김은 "회사 회식은 불필요한 친목과 음주와 아부로 몸 버리고 간 버리고 시간 버리는 자살테러" "회사는 우정이 아닌 생존을 나누는 곳" "고장난 시계는 버려지는 게 현실" 등 수많은 '미스김 어록'도 남겼다. 모두 알지만 눈 감고 귀 닫고 있었던 부조리한 현실, 성과주의에 젖은 직장인들의 모습을 무섭도록 아프게 꼬집었다.

물론 미스김이 주목받을 수 있었던 건 배우 김혜수의 몫이 컸다. 3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김혜수는 망가짐도 불사했다. 전신 빨간내복을 입고 '쩍벌춤'을 추는가 하면, 몸매가 확연히 드러나는 해녀복을 입고 한강에 뛰어들었다. 노래방에서는 열정적인 '탬버린 신공'을 선보이고, '빠마머리씨' 앞에서 절도있는 '썩소(썩은 미소)'를 투척했다. 데뷔 27년 차의 배우 김혜수는 그렇듯 절제된 코미디연기로 매회 포복절도 큰 웃음을 선사했고, 사회고발 메시지를 던지며 이 사회에 묵직한 숙제를 남겼다.

◆ '국민힐링남' 박시온, 전국민 홀렸다

미스김에 이은 '올해 드라마 속 최고 캐릭터'는 KBS 2TV '굿 닥터'의 박시온(주원 분)에게 돌아갔다. 박시온은 47표를 획득해 아쉽게 2위에 그쳤다.

'굿 닥터'(극본 박재범, 연출 기민수 김진우)는 가슴 따뜻한 힐링 의학 드라마였다. 극중 주원은 자폐 3급과 서번트 증후군을 진단받은 소아외과 레지던트 1년차 박시온 역을 맡았다.

그는 기존 자폐증에 대한 이미지인 '말아톤'의 초원(조승우), '맨발의 기봉이'의 기봉(신현준)과 전혀 다른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본인 스스로도 "다른 모습을 보이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어수룩한 말투와 흔들리는 눈빛, 두팔을 몸에 붙인 채 흐느적대는 그의 모습은 '1박2일'의 '막내 귀요미'도 '각시탈'의 독립투사 이강토도 아닌 박시온 그 자체였다. 맑고 순수하고 아이같이 천진난만한, 하지만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어리숙한 박시온은 어느새 '국민 힐링남'이 됐다. 그가 성장하는 모습에 시청자들 역시 함께 응원했고 함께 마음의 치유를 받았다.

박시온 특유의 말투도 인기였다. 어리숙한 어투로 말끝마다 "~습니다"를 붙였던 그의 말투는 '개그콘서트'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수차례 패러디되기도 했다.

◆ '미친존재감' 민준국, 조연에서 주연으로

1, 2위가 강렬한 성격의 주인공이었다면, 3위는 섬뜩한 눈빛으로 시청자들의 오금을 저리게 만든 '감초 조연'이 차지했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의 민준국(정웅인 분)은 박수하(이종석 분)의 아버지를 죽인 살인마. 그는 소름끼치는 악역 연기로 총 32표를 얻어 3위에 올랐다. 특히 그는 주인공인 박수하(15표)도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정웅인은 '너목들'로 그간의 '코믹 이미지'를 단번에 벗었다. 여유롭게 빙글거리는 웃음, 웃음이 싹 가신 냉혹한 표정은 공포 그 자체였다. 잔혹하면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악당의 등장에 시청자들은 경악했다. 그는 "말하면 죽일거다" "꼬마야 여기 먹물먹은 병신들은 다 내편인 것 같구나" 등 다양한 유행어도 낳았다.

그의 출연은 급하게 결정됐다. 또한 10회 출연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의 '미친 존재감'은 작가의 마음을 흔들었고, 민준국의 생명을 연장시켰다.

◆ SBS 드라마 강세…유행어를 보면 캐릭터가 보인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드라마 속 인기 캐릭터에는 몇가지 특징이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우선 캐릭터의 인기 만큼 말투도 큰 화제를 모았다. '직장의 신' 미스김은 가슴을 뻥 뚫는 시원한 돌직구 어록 외에도 '~했습니다만'으로 끝나는 '다만체'를 유행시켰다. '굿 닥터'의 박시온은 어눌한 말투로 '빨리빨리 해야합니다' '안됩니다'라는 반복적인 어구로 중독성 있는 말투를 탄생시켰다.

특징적인 대사체와 억양, 그리고 독특한 뉘앙스로 만들어진 독보적인 캐릭터는 결국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순위권에 오른 인기 캐릭터 대부분이 SBS에서 방송된 드라마 속 주인공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너목들'의 민준국을 비롯해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오수(조인성 분), '너목들'의 박수하(이종석 분), SBS '야왕'의 주다해(수애 분), SBS '주군의 태양'의 주중원(소지섭 분) 등이 차례로 후순위를 차지한 것.

이는 올 한해 SBS가 선보인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들이 고르게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인기 캐릭터들이 등장한 드라마들은 대부분 2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자랑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야왕'은 최고시청률 25.8%를 기록했고, '너목들'과 '주군의 태양' 역시 각각 24.1%, 21.8% 등 높은 성적을 거뒀다.

반면 '그 겨울'(15.8%)과 '직장의 신'(14.6%)은 다소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각종 신드롬을 만들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제 두 달 후면 2013년의 해가 저문다. 올 한해 수많은 드라마들은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과연 2014년엔 또 어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브라운관을 사로잡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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