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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혜 "연기 압박감 훌훌 털고 자신감 회복"(인터뷰)


[이미영기자] 윤은혜는 뜨거운 청춘스타였다. 가수에서 연기자로 전업한 뒤 승승장구했고, 드라마 흥행 성적도 좋았다. 유행을 선도하는 트렌드세터였으며, 패셔니스타였다. 그러나 연기력 측면에서는 그리 호의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 종영한 MBC '보고싶다'에서 윤은혜는 달랐다. 살인자의 딸 이수연, 상처와 슬픔을 안은 이수연을 오롯이 끌어안았다. 절절한 아픔을 연기했고, 애틋한 사랑으로 시청자를 울렸다. 윤은혜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드라마 종영 후 만난 윤은혜는 이같은 평가에 "나에 대해 너무 기대를 안 했던 것 같다"고 여유롭게 웃었다. 그러면서 본인 스스로도 드라마 초반 긴장감과 두려움이 컸다고 털어놨다.

"초반에는 힘들었어요. 아역이 너무 잘해줘서 긴장도 됐죠. 잘하고 싶고, 두렵고, 욕심도 나고, 그런 마음들이 저를 압박했어요. 그런데 제가 등장하는 회부터 마음을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어차피 질타를 받을 거면 편안하게 받자, 이런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오랜만의 안방 컴백. 그리고 수연은 윤은혜가 지금껏 연기했던 인물들과는 확실히 다른 캐릭터였다. 수많은 러브콜을 받았지만 '보고싶다'만큼은 꼭 붙잡고 싶었다. "이번 작품은 어려워도 하고 싶다, 도전하고 싶다는 두근거림이 생겼다"고 말했다.

"'보고싶다' 시놉을 받았을 때 신기하게도 제 상황이 위로가 됐어요. 제 스스로 상처도 있지만 저를 통해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됐죠. 정통 멜로라는 장르보다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수연이와 저는 닮았죠. 어릴 적 상처까지 닮은 건 아니지만 저 역시 삶 속에서 상처를 받았고. 수연은 저와 가장 가깝게 닮기만 하면 되는 인물이었어요."

'보고싶다' 제작진도 "수연이 우울해보이는 캐릭터지만 윤은혜 씨가 했으면 좋겠다. 아픔이 있지만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렇게 윤은혜는 '보고싶다'의 수연이를 만났다.

첫 촬영은 어려웠다. 부담감이 너무 큰 탓이었는지 촬영장이 재미없었다고도 털어놨다.

"제가 느꼈던 현장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적응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고, 현장이 재미없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어요. 현장에서 뭘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 전에는 연기를 잘하지는 않았지만 센스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하니까 눈물이 나고 땀이 났어요. 긴장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가, 감독님의 스타일을 알고 나서야 좀 편안해졌고 촬영에만 집중하게 됐죠."

수연을 연기하면서 부담감을 내려놓았고, 연기 호평은 힘이 됐다. 윤은혜는 "작은 부분에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보고싶다'에서 화제가 된 것 중 하나는 윤은혜의 눈물신이었다. 매회 우는 장면이 있었을 정도로 감정의 소모가 컸다.

"수연의 감정에 빠져서 울었어요. 상대방 대사를 듣고 있으면 그 타이밍에서 눈물이 나요. 억지로 눈물을 흘리려고 하면 힘든데 그 상황이 너무 진실되서 눈물이 나올 수 밖에 없어요. 아직까지는 요령껏 눈물이 흘려지지 않아요. 억지로 눈물을 흘려 상대방에게 맞추고 싶은 마음도 없고요. 힘들긴 한데 뿌듯한 점도 있어요."

'보고싶다' 결말은 어땠을까. 많은 이들은 수연과 정우의 해피엔딩 과정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은혜는 "새드엔딩었으면 수연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좋겠다고 계속 생각했다. 노력하면서 밝게 살아왔는데 비극적으로 끝나버리면 어떻게 살아가겠나. 의도 자체가 무너져버린다"고 해피엔딩의 의미를 부여했다.

윤은혜는 이번 작품으로 연기의 폭을 넓혔다는 평을 받았다. '궁'으로 데뷔한 후 '포도밭 그 사나이' '커피프린스 1호점' '아가씨를 부탁해' 등 로맨틱코미디를 주로 해왔던 그다. 확실히 '보고싶다'로 또다른 변신을 보여줬지만 이전 작품들 속에서도 윤은혜는 꾸준히 캐릭터의 변화를 시도해왔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중의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연기자 윤은혜를 옥죄는 이유이기도 했다.

"조금씩 변해가면서 다른 모습 보여주고 싶은데 다 똑같은 캐릭터라고 생각을 해요. 밝은 캐릭터라고만 생각을 하는 거죠. '커프'에서 남장 여자를 보여줬다면 그 이후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변신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아가씨를 부탁해'였고 패션만큼은 화제가 됐죠. 그 이후에 어떤 여자 역할을 하는데도 무리가 없었거든요. 어떤 작품이든 얻는 것은 있었어요. 항상 제 선택에 후회하지 않으려고 해요."

윤은혜는 '보고싶다'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연기 변신에 대한 압박감에서도 털어놨다고 했다. 이제는 부지런히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전엔 평가를 받는 것이 싫었죠. 지금까지 부담감과 압박감 때문에 연기를 못 했다면 이제는 스스로 그런 것에서 벗어난 것 같아요. 부담감이 많이 줄어들다보니 기회도 많이 생길 것 같고, 제 스스로 기회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누구보다 연기를 하고 싶은 것은 저라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올해 30살이 된 윤은혜는 "여자로서 30대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배우로서의 30대는 정말 좋다. 어려보이는 이미지 때문에 못 했던 역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배우로서의 30대가 기대된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연기자 윤은혜의 도전은 계속된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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