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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아웃사이더]NC 특별지명 김종호, '공룡군단 톱타자' 꿈꾸다


2년 전만 해도 희망이 보였다. 상무제대 후 팀에 복귀한 그 해 제주 오라구장에서 열린 퓨처스 리그 올스타전에서 그는 큼지막한 홈런 한 방으로 MVP를 거머쥐었다.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히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났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25번으로 삼성(2차 4순위)에 지명돼 프로에 발을 디딘 후 7년 만에 푸른 유니폼을 벗고 공룡군단 NC의 부름을 받은 김종호(28, 외야수) 이야기다.

공수주에서 뭐 하나 나무랄 것 없는 유망주로 평가 받았으나 삼성 외야진은 워낙 두터워 비집고 들어갈 틈이 너무나 좁았다. 군에서 제대하면 빈자리가 있겠거니 했지만 그 기대는 오히려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다. 박한이, 강봉규, 이영욱, 최형우로 구성된 외야진에서 치열한 주전경쟁이 쉽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해엔 배영섭, 올해는 정형식 등 빼어난 신예들이 한 자리씩을 꿰차며 김종호의 1군 입성을 가로막았다.

"(김)종호 형 같은 경우는 정말 미치지 않겠어요? 신인 외야수들이 많이 들어온 바람에 2군 경기조차 뛰기 힘든 상태니까요. 진짜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선배님인데…" 삼성의 한 신인급 선수는 올 시즌 중반 잘 나가는 1군 선수들에 대한 부러움을 드러내면서 김종호를 언급했다. "만약 다른 팀에 있었다면 벌써 주전 꿰찼을 겁니다. 꾸준히 3할대 타율 유지하죠, 발 빠르죠, 야구센스 있죠. 진짜 잘 됐음 바라는 선배님 중 한 명입니다."

이런 후배의 마음이 하늘에 닿았을까? 김종호가 마침내 푸른 삼성 유니폼을 벗어던지고 NC 김경문 감독 품으로 향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NC가 많은 유망주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에서 왜 하필 무명의 김종호를 특별지명했느냐며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2군에서 보여준 그의 성실성과 꾸준함은 결국 10억원이라는 대가를 치르며 제9구단 NC가 '모셔가는' 결과로 이어졌다.

NC가 각 구단으로부터 지명한 20명 보호선수 8명의 특별지명선수 가운데 외야수는 김종호가 유일하다. 분명 전체 8개 구단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걸 의미한다. 빠른 발의 좌투좌타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그는 톱타자감이다. 지루한 기다림과 바람의 세월 끝에 마침내 야구인생의 새로운 문 앞에 선 김종호다.

김종호는 올해 퓨처스리그 67경기에 출전, 246타수 77안타(1홈런) 3할1푼3리 30타점 26도루를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다. 하지만 1군 무대에는 22경기에 나가 12타수 3안타 3득점 1도루에 그쳤다.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소속팀 삼성의 화려한 성적과는 달리 그는 속을 태우고 절망을 키웠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미처 펼쳐보지 못한 날개를 활짝 펼 때가 다가왔다. '기회의 땅' NC 다이노스에서 김종호가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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