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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결산]우리는 명가다-전북 현대


[이성필기자] 2011 K리그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전북 현대의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K리그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으며 전북의 통산 두 번째 통합우승에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 특징이 없던 K리그 팀들의 브랜드화에도 크게 일조했다.

전북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면서 18승9무3패, 67득점 32실점을 기록했다. 최다득점 1위가 됐고 실점도 울산 현대, 전남 드래곤즈 다음으로 적었다. 오직 공격을 외치면서도 균형잡힌 축구를 일궈낸 것이다.

세세한 기록을 살피면 더 대단하다. 정규리그 경기당 평균 2.23골을 기록했다. 지난 2009년 전북이 K리그 정상에 오르면서 기록했던 정규리그 역대 경기당 평균 최다득점 2.11골(28경기 59골)을 스스로 깼다.

총 430개의 슈팅을 시도해 224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했다. 경기당 7.47개로 유효슈팅이 통계로 잡힌 2007년 이후 최다였던 지난해 FC서울의 7.33개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당연히 홈 평균 관중도 1만6천237명으로 지난 시즌 1만4천169명에 비해 24.4%나 증가했다.

화려한 공격의 조율사는 물론 최강희(52) 감독이었다. '강희대제', '2대8 카리스마', '재활공장장', '봉동이장'이라는 별명의 변화 내지 진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최 감독은 전북을 명문팀으로 만드는데 온 몸을 내던졌다.

2005년 7월부터 전북에 부임한 최강희 감독은 첫해 FA컵에서 우승을 이끌었다. 이듬해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 알카라마(시리아)를 물리치고 우승했다. 2009년에는 창단 후 처음으로 K리그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 감독은 일관된 공격 축구를 구사하며 대패하는 경기가 있어도 개의치 않았다. 그는 지난달 조이뉴스24 창간 7주년 인터뷰에서 "못하는 경기도 다섯 경기에 한 번 정도는 있어야 한다. 다 잘할 수는 없는 법이다. 거기서도 배우는 것 아니냐"라며 패하는 경기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시즌 중 터진 K리그 승부조작의 여파로 거금을 들여 영입했던 골키퍼 염동균이 전력에서 제외됐지만 후보 김민식에게 과감히 기회를 줬다. 주전과 후보들의 실력 차가 크지 않은 덕분에 내릴 수 있는 결단이었다.

선수들의 약점도 장점으로 극대화했다. 나이가 많고 기량이 처졌다고 평가받았던 김상식과 이동국 등을 절치부심하도록 만들었다. 정상도 경험해보고 추락의 아픔도 겪어봤던 이들을 활용해 팀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인도했다. 이전 소속팀에서 실패한 선수로 낙인 찍힌 김형범, 루이스, 심우연, 최태욱(현 FC서울)도 살려냈다. 수도권을 벗어난 구단의 유니폼을 입기를 꺼려하던 선수들도 전북이라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기틀도 마련했다.

최강희 감독의 지도 역량 외에 선수들의 희생도 전북을 명문으로 거듭나게 하는 요인이었다. 최철순, 조성환, 박원재, 김동찬, 이승현 등 다른 팀이라면 주전급으로 뛸 수 있는 이들도 출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참아내며 팀 조직력을 최우선의 가치로 받아들이도록 분위기를 만들었다,

전북은 내년 다시 한 번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큰 전력 누수는 없을 것으로 보여 전북 천하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K리그를 넘어 아시아 최강 클럽으로 인정받으며 명가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이 전북에 주어진 숙제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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