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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7년 특별인터뷰]우승 감독 최강희 ③국가대표 사령탑? 전북의 역사가 되고싶다!


[이성필기자] 정규리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A컵 정상을 모두 휩쓸면서 전북 현대를 신흥 명문으로 만든 최강희 감독에게 유혹이 없었을까. 지난 2009년 정규리그 우승 뒤에는 모 구단이 그를 새 감독으로 점찍었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가 이뤄낸 전북의 우승은 수도권 이외 구단에서 해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었다. 최 감독은 "좋은 팀에서 콜이 와도 도저히 못 갈 것 같다. 팀에서 인정해주면 있는 날까지 있게 만드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라며 전북 사랑을 숨기지 못했다.

국가대표 감독보다는 맨유의 퍼거슨처럼 전북에서 '오래오래'

전북의 빛나는 역사를 써내려가는데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최 감독은 "어디선가 제의가 오더라도 K리그와 전북 역사의 한 부분이 되겠다는 마음 때문에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라며 녹색 전사들의 수장으로 굳건하게 남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를 전해들은 전북 이철근 단장은 "누가 시켜준데?"라고 농을 던지면서 "저런 감독이 또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정말 멋있는 감독이다"라며 격하게 아끼는 반응을 보였다.

최 감독의 성과는 그를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보내야 한다는 여론과도 맞물려 있다. 실제 그는 허정무 감독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이후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후임으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고사했다. 이후 조광래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직을 맡아서 2011 아시안컵 3위를 차지했고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조별리그에서 1위로 순항중이다. 그러나 조 감독의 선수 기용법과 대표팀의 널뛰는 경기력은 축구 전문가들과 팬들의 비판에 오르내리고 있다.

인터넷 일부 덧글에는 '최강희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라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그래서 최 감독에게 직설적으로 나중에 국가대표팀 감독 제의가 다시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져봤다.

그러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NO'라는 답변이 나왔다. 그는 "내 성격이 정적이기도 하지만 동적인 부분도 있다. 매일 선수들과 훈련하는 게 좋다. 이틀 훈련하고 한 달 경기 없으면 얼마나 심심하겠느냐. 전에도 움베르토 코엘류 감독 시절 (대표팀) 코치를 해봤지만 좀 그렇다. K리그 보러 다니고 선수 점검하고 그러는데 체질에 안 맞는다"라고 프로팀 감독이 훨씬 좋다며 웃었다.

한 가지 경험담도 들려줬다. 그는 "1999년으로 기억되는데 잉글랜드에 갔을 때 당시 대표팀 감독이었던 글렌 호들이 연일 신문 1면을 장식했다. 어떤 신문에서는 글렌 호들을 경질해야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여론조사도 하더라"라고 말했다.

지난 1996년 잉글랜드 사령탑에 올랐던 글렌 호들은 1999년 "장애인은 전생의 벌을 현 세상에서 받고 있다"라는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고 대표팀 감독 경질의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이후 여러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 후보군에 올랐는데 스코틀랜드 출신의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도 물망에 올랐다. 당시 맨유는 잉글랜드 최초로 트레블(정규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뤄내며 그의 지도력에 대한 극찬이 쏟아졌다.

최 감독은 "퍼거슨 감독은 영국 축구협회가 그렇게 구애를 하는데도 쳐다 보지도 않더라.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좀 고집이 세냐. 대단해 보이더라. 내가 그렇게 될 수는 없겠지만 프로팀에서도 장수할 수 있는 그런 감독이 K리그에도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철근 전북 단장도 최 감독에게 국가대표팀 감독 제의가 온다면 "바지를 부여잡고서라도 막겠다"라며 찰떡 호흡을 보여줬다.

'대표팀 차출 논란' 이동국, "전북에서는 정신적으로 편한데 대표팀 가면 부담이"

대표팀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전북의 간판스타인 '라이언킹' 이동국(32)의 '차출 논란'으로 옮겨갔다. 이동국은 지난달 대표팀에 복귀해 7일 폴란드와 평가전에서는 전반 45분을 소화했고 11일 아랍에미리트연합과 월드컵 3차 예선에서는 후반 35분 투입돼 10분여만 뛰었다. 그리고 다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이동국이 대표팀에서 제대로 기량발휘를 하지 못한 데 누구보다 속이 상했던 최 감독은 "(UAE전처럼) 이동국을 활용한다면 다시는 대표팀에 뽑으면 안된다. 동국이가 스무 살 신예도 아니다. 지금과 같은 방식은 아니다"라며 조광래 대표팀 감독을 향해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여론은 반반으로 갈렸다. 최 감독은 "박주영의 경우를 보면 감독이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것이 보인다. 서로 얼굴만 봐도 편안하다. 이동국이 전북에서 그렇다. 너무 편안해 보인다. 근육에 기억 장치가 있다고 하지 않느냐. 감각적인 면이나 정신적으로 전북에서 좋은데 대표팀에 가면 뭔가 부담이 생기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 장면을 실수하면 질타를 당하지 않냐. 10~15분 정도 뛰었는데… 나 같으면 축구화를 던져버렸을지도 모른다. 과거에도 그런 선배들은 많았는데 이동국이 잘했던 것 같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풀어냈다.

최 감독은 '믿음'을 강조했다. "내 입장에서는 아시아권에서는 박주영-이동국 투톱을 세워도 통한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벤치를 바라보면 좋은 경기를 못하지 않나. 눈치를 보면 안된다"라며 서로의 신뢰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물론 최 감독은 "선수가 축구화를 벗는 날까지 대표팀을 목표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기본적인 사명감으로 스스로 잘 이겨내다보면 앞으로 기회는 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④편에 계속…>

조이뉴스24 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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