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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아웃사이더]김성근 감독이 찍었던 신인 정진기, 1군 엔트리 입성


"어제 합류했어요."

24일 잠실구장 LG와의 일전을 앞두고 연습을 마친 SK 선수들이 우르르 3루 덕아웃으로 향하던 순간 반가운 얼굴과 마주쳤다. 화순고를 졸업하고 3라운드 전체23번으로 SK 유니폼을 입은 고졸 신인 정진기(19.외야수)였다.

청소년대표에서도 활약한 바 있는 정진기는 183cm 80kg의 우투좌타로 그동안 2군에서 기량을 끌어올리다 23일자로 1군 합류 지시를 받아 오랜만에 잠실구장에서 몸을 풀었다. 사실 그는 시즌 개막전 시범경기에 나섰던 경험이 있다.

정진기는 지난해 12월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김성근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던 유일한 신인선수다. 첫 캠프 연습경기였던 고치FD전에서 좌전 적시타로 결승타를 기록했고 3루타도 기록하는 등 발군의 실력을 드러낸 바 있다. 주전 우익수로 출장 기회를 얻었다는 것도 행운이었지만 능력을 발산, 기대에 부응했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신체조건이 우수하고 부드러운 스윙 폼과 공수주를 두루 갖춰 차세대 외야수감이라는 평을 들었다. 그 중에서도 김성근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하고자 하는 의지와 성실성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는 진지함과 열정이 좋은 점수를 받았던 것.

김성근 감독은 개막전을 앞두고 그를 시범경기 엔트리에 올리며 가능성을 테스트하기에 이르렀다. 정진기로서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일본에서 펄펄 날았던 그는 국내무대에서는 완전 달랐다. 4경기에 나서서 8타석 7타수 무안타 볼넷 한 개 삼진 3개를 기록했다. 프로의 높은 벽을 깨달았다.

"전 일본이 체질에 맞는 거 같아요. 스프링캠프 땐 정말 컨디션 최고였는데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완전 바닥이네요."

2011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그는 다시 일본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을 되찾겠노라 다짐했다. 특히 자신보다 앞서 지명을 받은 서진용(우완)과 김민식(좌완) 두 투수를 제치고 SK를 대표하는 신인선수로 참석하며 물오른 자신감과 기대심리도 크게 작용한 듯 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개막전 엔트리에 그는 없었다. 고졸신인 외야수가 비집고 들어갈 만큼 만만한 팀은 아니지 않느냐 스스로를 위로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그러나 문제는 2군에서도 그의 활약이 평범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타격감은 보여주지 못한 채 90경기에 출전, 212타수 49안타 타율 2할3푼1리 16타점 14도루에 그쳤다.

정진기는 올 시즌 성적에 대한 소감에 대해 묻자 "너무 못했다. 모든 것이 부족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1군 엔트리 첫 합류인 만큼 데뷔전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말에 그는 "롯데와의 순위싸움이 한창이라 내가 나갈 정도라면 게임을 포기한다는 걸 의미하지 않겠느냐"며 "덕아웃에서 열심히 응원할 것"이라며 웃었다.

그러나 그의 예감은 빗나갔다. 최동수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7-6으로 앞서던 9회 그는 안치용-윤중환이 지키던 좌익수 자리에 대수비 요원으로 기용돼 프로 데뷔를 신고했다.

아직은 미완의 단계지만 언젠가는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이 생길 것이다. 그것이 언제가 되느냐가 관건이다. 내년 이맘 때쯤엔 ‘성적이 좀 괜찮았다’며 환한 미소를 보여줄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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