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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오디션', 직접 도전해 보니…'긴장·부담 백배'


오디션 체험기…SBS '기적의 오디션' 대전 지역 예선에 도전하다

[장진리기자]

SBS '기적의 오디션'이 26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전 지역 예선을 시작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 날 사전접수한 지원자만 총 1200여명.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안에 들어서자 줄을 빼곡히 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지원자들의 열기로 후끈했다. 다들 오디션을 앞둔 탓인지 설렘과 긴장이 교차된 상기된 얼굴이다.

'기적의 오디션' 지역 예선은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굳이 사전 접수를 하지 않아도 현장에서 지원서와 지원동의서를 작성하면 오디션 준비는 그걸로 끝. 기자도 현장접수를 통해 오디션을 직접 체험해보기로 결정했다.

◆호기로운 오디션 도전, 긴장 엄습

호기롭게 시작한 '기적의 오디션' 도전. 그러나 지원서를 작성하는 순간부터 진짜 오디션에 참가한 사람처럼 갑자기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도전을 앞둔 사람의 마음은 늘 이런 것일까. 경험해보지 못한 생경한 긴장감이 엄습했다. 연기자를 단 한 번도 꿈꿔보지 않은 기자의 긴장감이 이 정도인데, 평생 연기자만을 꿈꿔온 사람들은 상상치도 못할 만큼 지금 긴장되고 절박할 것이다.

지원서와 지원동의서를 작성하고 번호표를 배부받아 가슴에 달았다. 번호표가 가슴에 붙는 순간 심장이 다시 한 번 쿵 하고 내려앉으며 긴장감은 배가 됐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심사 부스 앞에는 지원자들이 미리 준비해 온 연기를 가다듬으며 긴장을 풀고 있다. 3명당 한 조로 짜여진 지원자들은 부스 앞에서 선전을 다짐하며 서로에게 용기를 준다. 그들은 지금 이 순간 경쟁자이기도 하면서 같은 꿈을 꾸고 있는 동지이기도 하다.

몹시 긴장한 기자가 어쩔 줄 모르자 앞에 서 있던 귀엽고 앳된 학생이 말을 걸어온다. 18살이라는 9번 학생. "많이 긴장되시죠, 물 좀 드세요"라는 말이 그렇게 반갑기는 처음이다. '선덕여왕' 속 고현정이 연기한 미실 연기를 준비했다는 이 학생은 연기자가 꿈이라고 수줍게 말한다. 순간 갑자기 부스 문이 열리고 '다음 조 들어오세요'라는 말이 들려온다. 심장이 쿵 떨어졌다.

◆3분 안에 결정되는 운명의 오디션…마음만은 이미 연기자

지원자 세 명과 함께 부스 안으로 들어섰다. 날카로운 눈매의 심사위원 네 명이 앉아있다. 가장 빠른 번호는 서 있고 나머지 번호들은 옆쪽으로 앉아서 차례를 기다린다. 부스 안에 들어오자 머릿 속이 하얗게 비워진다. 처음에는 '오디션 체험'이라는 명목으로 시작했지만, 막상 오디션에 직접 참가하자 마음이 더욱 절박해지고 승부욕마저 불탔다.

지원자들은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준비해 온 연기,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장기를 심사위원들 앞에서 약 2~3분 정도의 시간에 모두 보여줘야만 한다. 심사위원들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나고, 지원자들이 차례로 연기를 시작한다. 모두 오래전부터 준비한 듯 수준급의 연기다. 긴장한 듯 딱딱하게 자기 소개를 시작하다가도 연기를 시작하면 모두 그 순간은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자신의 역할에 빠져들어 연기를 펼쳐내는 지원자들을 보며 '대단하다, 존경스럽다'라는 생각을 한 것도 잠시, 내 차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세 명의 지원자가 자신의 연기를 원없이 펼쳐내는 약 10분의 순간, 짧은 시간 준비해 온 연기를 다시 곱씹어본다. 세 명 지원자의 오디션이 모두 끝나고 번외로 기자의 오디션이 시작됐다. 기자가 준비한 것은 SBS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 속 하유미 대사. 현장 접수 때문에 대사를 외우지 못한 터라 특별히 대사를 보고 읽는 것은 허락을 받았다.

자기 소개 후, "준비해 온 연기 보여주세요"라는 심사위원의 말이 떨어졌다.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되며 통제불가능한 손과 다리가 벌벌 떨려온다. 엄두가 안 나 잠시 망설이자 심사위원의 눈빛이 더욱 날카롭게 빛난다.

"네, 됐습니다."

심사위원의 말을 끝으로 서둘러 가방을 챙겨메고 부스 밖으로 나왔다. 심장이 입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극한 긴장감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 직접 체험한 '기적의 오디션'은 오디션 분위기만으로도 생각 이상으로 긴장됐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있는 내게 아까 응원을 해줬던 9번 학생이 다가와 "수고하셨다"며 "다음에는 기자와 연기자로 꼭 만나자"고 귀엽게 화이팅을 외친다.

◆도전, 그 이름만으로도 아름다워라

비록 진짜 진짜 오디션 참가가 아닌 '오디션 체험이었지만 마음만큼은 이미 연기자를 절박하게 꿈꾸는 한 참가자가 됐다. 부스 안에서 보낸 약 3분의 시간 동안 기자가 아닌 '기적의 오디션' 대전 지역 예선 참가자 중 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11시부터 시작된 예선의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졌다. 기자와 같은 조에 속해있었던 30살의 바리스타는 "'기적의 오디션' 스팟 영상을 보는 순간 갑자기 가슴이 뜨거워지며,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연기자라는 꿈에 도전하려고 한다"고 털어놓았다.

27개월의 아기부터 57살의 중년 아주머니까지. 모두 연기자를 향한 꿈 하나로 여기에 모였다. 이들이 꿈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넘어야 하는 문턱 하나를 함께 넘어보니 그들의 꿈의 의미는 더욱 절박하게 느껴졌다.

조이뉴스24 대전=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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