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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6년 특별인터뷰]'신인왕' 양의지, 최고 포수 향해 달린다


2010 프로야구 최고의 신인선수로 우뚝 선 두산 베어스의 양의지가 조이뉴스24의 창간 6주년 특별 인터뷰에 응했다. 양의지는 이번 인터뷰에서 두산에 입단해 신인왕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팀내 주전 경쟁,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 대한 아쉬움과 내년 시즌 포부에 대해 털어놓았다.

◆고향팀의 외면... 경찰청 제대 후 충격적 데뷔

광주 진흥고 출신인 양의지는 2006년 신인 드래프트 2차 8라운드(전체 59순위)에 지명되며 두산에 입단했다. 양의지는 고향팀인 KIA에 가고 싶었지만 KIA는 양의지를 아직 프로에 입단할 실력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대학 진학을 권유했고 대학 졸업 후 받아주겠다는 제의를 했다.

그러나 양의지는 두산의 지명으로 프로에 발을 들여놓았다. 양의지는 이에 대해 "고향팀 KIA에 인정받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그러나 두산이 성적도 좋았고 팀 분위기도 좋다는 얘길 듣고 두산에 입단했다. 어차피 야구를 시작한 이유가 프로 유니폼을 입는 것이었기 때문에 별로 망설이지 않았다"고 담담히 말했다.

드래프트 지명 전체 순위가 말해주듯 양의지는 그리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입단 후 2군행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2007년 1군에서 3경기에 나섰던 것이 전부였던 양의지는 빨리 병역을 마치는 것이 선수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 2008년 경찰청에 입단했다.

경찰청 입단이 양의지에게는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경찰청 유승안 감독의 배려로 많은 경기에 출장하며 기량을 닦았고 야구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제대 후 올 시즌 두산에 복귀한 양의지는 달라진 기량으로 김경문 감독의 눈에 들었고, 시즌 초부터 주전 포수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올 시즌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시작이었다. 선발로 첫 출장한 경기(3월30일 목동 넥센전), 그것도 첫 타석에서 선제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 양의지는 "홈런을 치는 순간 '인생역전'이라는 말이 머리속을 스쳐갔다"며 짜릿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날 경기에서 홈런 하나를 더 치며 2홈런 3타점을 기록한 양의지를 보고 두산팬들은 '공격형 포수의 등장'이라며 반색했고 그렇게 올 시즌 두산의 주전포수 자리는 양의지에게 돌아갔다.

◆용덕한, 최승환... 고마운 사람들

2009년 두산의 안방은 용덕한과 최승환이 번갈아 지켰다. 그 둘은 올 시즌 양의지의 등장으로 백업으로 밀려났다. 프로 세계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기분 좋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양의지는 선배 포수인 용덕한과 최승환에 대해 "솔직히 말해 경쟁자지만 도움을 많이 주시는 형들이다. 후배한테 자리를 내주고 경기에 못나서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것 잘 안다. 하지만 그런 내색은 전혀 안하시고 내가 힘들 때마다 도와주신다. 항상 격려해주시고, 볼배합이나 경기운영 등 많이 가르쳐주신다. 고마운 형들이다"라고 말했다.

주전 경쟁에서 후배에게 밀렸던 용덕한이지만 올 시즌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는 당당히 MVP를 차지하며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 놓았다. 이를 두고 양의지는 "뛰고는 싶었지만 (용)덕한이 형이 나가서 잘 해주니까 그 때만큼은 누가 나가든 이겼다는 것이 기뻤다"며 선배의 활약을 반겼다.

양의지는 팀의 선배 포수들 외에도 고마운 사람이 여럿 있다. 유승안 경찰청 감독을 비롯해 김태형, 강인권 코치, 김경문 감독 등이 지금의 양의지가 있게 만든 사람들이다.

양의지는 "유승안 감독님께는 빚진 게 너무 많다. 그 동안 못 찾아봬 죄송하고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김태형, 강인권 코치님은 경험이 없을 때 옆에서 기죽지 않게 격려해주시고 자신감을 북돋아주셨다. 김경문 감독님은 실수도 많은 저를 주전으로 기용하며 키워주셨다. 전부 감사드린다"며 일일이 감사의 말을 전했다.

◆"두산에 박경완같은 포수 있었다면 우승했을 것"

양의지는 올 시즌 의미있는 기록을 두 개 세웠다. '신인포수 최초의 20홈런'을 달성했고, 아울러 두산이 '한 구단 국내선수 20홈런 5명'이라는 사상 첫 기록을 세우는 데도 당당히 한 몫을 해냈다.

홈런 2방을 몰아쳤던 첫 선발 출전 경기처럼 마지막 경기에서도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양의지는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19홈런에 머물러 있었다. 이대로 '신인포수 20홈런'과 두산의 '한 구단 국내선수 20홈런 5명' 기록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양의지는 9월 24일 잠실 넥센전 첫 타석에서 투런홈런을 작렬시키며 20홈런을 채웠다. 마지막 경기에서 터진 극적인 홈런이었다.

양의지는 당시 홈런 장면을 떠올리며 "나도 모르게 손을 들며 환호했다. 내가 (홈런) 쳐야지 팀이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다. 홈런을 치고는 부담이 싹 사라졌다. 긴장도 풀리고 이제 됐구나 싶더라"고 말했다. 양의지는 이 홈런으로 시즌 100안타를 채우는 기쁨도 함께 누렸다.

올 시즌 시작과 끝을 멋지게 장식한 양의지는 내년 시즌을 대비해 다이어트에 돌입할 계획이다. 약점으로 지적되는 수비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시즌 막판 있었던 허리 통증을 없애기 위한 목적도 있다.

양의지는 "올 시즌, 체력과 상대 분석에 있어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를 수 있도록 겨울에 많이 준비할 것"이라고 내년 시즌 각오를 말했다.

이어 양의지는 "내년이 감독님 계약 마지막 해인 만큼 우승을 꼭 해야 한다. (이)재우 형, (김)상현이 형이 복귀하는 내년엔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승에 대한 집념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두산에도 SK 박경완과 같은 포수가 있었으면 우승했을 것"이라며 에둘러 자신의 부족함을 표현한 양의지. 이제 양의지는 신인왕을 넘어 '국내 최고의 포수' 자리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내가 강해져야 두산이 강해진다"는 양의지에 말에 어쩌면 내년 시즌 두산의 우승 열쇠가 숨겨져 있는지도 모른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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