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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영광', 불륜-복수극 홍수 속 잔잔한 감동


SBS 주말특별기획 드라마 '가문의 영광'이 조용한 인기를 얻고 있다.

'가문의 영광'은 시청률 20% 전후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드라마. KBS 대하 사극 '천추태후'와 맞대결에서도 선전하며 꾸준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시청률에 비해 화제성은 낮은 비운(?)의 드라마다.

그도 그럴 것이 '가문의 영광'에는 주목을 끌 만한 자극적인 장치는 배제되어 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불륜이나 복수 코드는 없다. 그럼에도 신선한 캐릭터와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조용한 명품 드라마인 셈이다.

'가문의 영광'이 가진 큰 힘은 탄탄한 구성으로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진행된다는 것. 전통과 예의를 중시해온 종가집의 단아(윤정희 분)와 졸부집 아들 강석(박시후 분)의 사랑은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비춰지며 자칫 밋밋해질 수도 있었던 설정이다.

그러나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등 휴머니즘이 강한 작품들을 주로 써 온 정지우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이들 캐릭터에 생명력을 부여하며 따뜻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기존 드라마의 러브스토리에서 비슷한 패턴으로 등장하는 오해와 갈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대신 이들 인물의 개성을 드러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시청자들과의 공감대를 높였다.

또 내면에 깊은 상처를 안고 있는 강석과 단아가 사랑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흡입력 있는 대사와 곁들여져 애잔함을 자아낸다.

빠른 이야기 전개는 극의 느슨함 대신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슬픈 졸부 근성을 탓하며 단아네 건설사를 빼앗아야 했던 강석과 두 집안의 대처 등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드라마 팬들이 또 하나의 강점으로 꼽는 것은 개성있는 캐릭터. 친근하면서도 독특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은 연기자들의 호연과 맞물려 극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박시후와 윤정희는 이번 드라마에서 노래, 댄스 등 몸을 불사르는 코믹 연기와 눈물신 등 애틋한 감정 연기를 오가며 '캐릭터에 어울리는 완벽한 캐스팅'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특히 속물적이면서도 능청스러운 '나쁜 남자' 역을 잘 소화하고 있는 박시후는 드라마 시청률의 일등 공신이다.

극중 단순 무식한 캐릭터의 마야와 김성민은 포복절도의 코믹연기로,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전노민과 신다은의 순수한 사랑 연기로, 이현진과 전혜빈은 짝사랑에 가슴 아픈 눈물 연기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신구, 연규진, 나영희, 서인석, 전노민 등 중년 연기자들 역시 흠잡을 데 없는 개성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많은 출연진들 탓에 자칫 산만하게 흘러갈 수도 있지만 이런 단점이 오히려 극 전개가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게끔 하고 있다. 특히 출연하는 인물 모두 다양한 사연으로 무장되어 있고 소소한 에피소드가 일어난다는 점은 이 드라마가 인물 하나하나에 만만치 않은 공을 들였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50부작 '가문의 영광'은 회를 거듭할 수록 마니아 시청자들을 양산하며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제 20부작을 남겨두고 있는 '가문의 영광'이 주인공들의 사랑과 더불어 두 집안의 소통을 어떤 방식으로 다룰지도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부분이다.

'막장' 드라마의 홍수 속에서 잔잔한 스토리로 감동을 만들어 가고 있는 '가문의 영광'이 명품 드라마로 완성될 지 주목된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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