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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륙한 듀얼유심폰…뿌리내릴까?


2G·3G 시절 유심기변 막아둬…알뜰폰 중심 활성화 기대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두 개의 가입자식별모듈(USIM)을 한꺼번에 장착할 수 있는 듀얼유심폰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그간 국내 이동통신 환경 탓에 듀얼유심폰이 활성화되지 못했으나 점차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소비자의 단말기·요금제 선택권도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출시된 샤오미 홍미노트5는 이동통신사를 통해 판매되는 단말기 중 첫 듀얼유심폰이다. 또 CJ헬로가 들여온 TCL 블랙베리 키2 역시 듀얼유심슬롯을 갖췄다.

듀얼유심폰은 한 단말기에서 복수의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 한 통신사 서비스를 사용하다 해외로 나갈 때 새 유심을 끼거나, 국내에서 주로 사용하는 통신사의 커버리지가 미치지 못하는 지역에서 유용하다. 또 주 회선의 요금제가 데이터 혜택이 적을 경우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하는 유심을 넣어 사용할 수도 있다.

그간 듀얼유심폰은 통신사를 통해 판매되지 않았을뿐 해외직구매를 통해 소량이 유입돼왔다. 이 중에는 해외제조사의 단말기도 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해외모델도 있다. 국내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은 유심슬롯이 한 개지만 일부 해외모델은 듀얼유심폰으로도 출시되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까지 듀얼유심폰 수요는 낮은 상황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현재 업무상 번호를 두 개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들 외에는 듀얼유심폰의 수요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통시장 변화…듀얼유심폰 활기띨까

이처럼 듀얼유심폰이 국내에서 활성화 되지 못한 것은 국내 통신시장 특성과 무관치 않다.

실제로 국내에서 유심이 사용된 건 2000년대 중반 SK텔레콤과 KT가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방식의 3G 이동통신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2G 이동통신에서는 통신서비스와 단말기의 1대1 결합이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3G가 도입되면서 통신과 단말의 분리가 시작됐다.

하지만 2008년까지 이통사에서 가입자가 유심을 등록된 단말기가 아닌 다른 기기에 꽂아 사용하는 것(유심기변)을 제한해왔다. 또 LG텔레콤(現 LG유플러스)은 타사와 달리 CDMA 방식을 고수해 유심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았다. 이통사의 망을 빌려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MVNO)도 2012년에야 시작됐기 때문에 한 사용자가 두 개 이상의 유심을 사용해야 할 유인이 적었다.

LTE가 상용화되고 단말기 자급제가 시행되면서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이통3사가 앞다퉈 전국망을 갖췄고 듀얼유심폰에서 사용될 데이터 전용 요금제는 발달하지 못했다. LTE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지금도 해외에서는 전국 커버리지를 갖추지 못해 복수의 이통사에 가입하는 경우가 있다.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이 지난해 기준 주요 국가들의 LTE 접근성과 평균 다운로드 속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각각 96.69%(1위)와 45.85Mbps(2위)를 기록했고, 같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 이통3사의 LTE 다운로드 속도는 105~163Mbps로 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환경 탓에 이통사와 제조사의 통신서비스-단말기 결합판매가 지속됐고, 해외에서 듀얼유심폰이 나와도 국내에서는 싱글유심폰의 유통이 계속된 것으로 미뤄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듀얼유심폰의 수요가 조금씩 늘어났음에도 스마트폰의 라인업이 다양하지 않았다"며, "경쟁구도를 유지하려는 이통사와 국내 판매량을 유지하려는 제조사 사이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듀얼유심폰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업계 일각에서는 해외출국자와 가계통신비 인하를 노리는 이용자들이 듀얼유심폰의 수요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듀얼유심폰 라인업은 알뜰폰을 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CJ헬로는 데이터 혜택을 늘린 듀얼유심폰 전용 요금제를 내놓고 추가로 해외 제조사의 듀얼유심폰을 들여올 예정이다.

도민선 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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