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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신태용호④]역대급 코치진…역대급 줄부상


코치 지원은 확실했지만…줄줄이 부상에 발목 잡혀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을 치른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코칭 스태프는 질과 양에서 역대 최상급에 가까웠다. 이름값이나 명성, 역할 분담 모두 나쁘지 않았다. 역대 월드컵을 통틀어도 상위권에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줄줄이 부상으로 쓰러진 선수들 때문에 지원 체계도 빛이 바랬다.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이란과 우즈베키스탄과 무승부를 기록한 직후 대한축구협회(KFA)는 신태용 감독을 지원할 외국인코치진을 영입했다.

이 면면이 너무나 화려했다. 스페인 출신의 토니 그란데 수석코치와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가 그 주인공이었다. 이 둘은 세계 축구에서도 손꼽히는 명장인 비센테 델 보스케 사단의 일원. 특히 그란데 코치는 세계 최고의 팀 레알 마드리드 수석코치는 물론 2008년부터 2014년까지는 스페인 대표팀의 수석코치로 활동하면서 월드컵과 유럽선수권대회를 석권한 인물이었다.

미나뇨 코치 또한 마찬가지로 레알 마드리드를 거쳐 스페인 대표팀에서 델 보스케, 그란데 코치와 함께 선수들을 지휘했던 인물로 명성을 떨쳤다. 여기에 기존 국내 코치진인 김해운, 차두리, 김남일 등의 캐릭터도 확실했다. 신태용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만 놓고 보면 2002 한일 월드컵의 코치진과 비견해도 모자람이 없었다. 특히 구성 면에서는 확실한 밸런스가 갖춰졌다.

특히 그란데 코치는 무적함대 스페인의 전성기를 열며 세계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스페인의 전술적인 부분을 델 보스케 감독보다도 더 고민하는 위치에 있었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델 보스케 감독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란데 코치와 전술적인 부분을 고민했다고 밝힐 정도로 전술에는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었다. 특히 수비적인 부분에서의 공헌도가 높았다. 한국 축구가 전례없는 수비 불안에 떨고 있는 시점에서 충분히 선택가능한 카드였다.

그러나 다소간의 미덥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그가 수비 전술을 맡았던 2014 브라질 대회에서의 스페인은 수비 불안을 노출하면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아쉬움을 맛봤다. 게다가 티키타카를 기반으로 한 스페인 축구와 달리 개개인의 기술이 부족한 한국 축구를 어떻게 이끌지 또한 기대감과 걱정이 교차했다.

3월 폴란드와 북아일랜드를 상대로 치렀던 유럽 원정에서 한국은 수비적인 부분에서의 문제를 노출했다. 전방 압박은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라인 유지와 측면에서의 수비가 잘 되지 않았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권창훈(디종FCO)를 중심으로 한 역습이 상당히 매끄럽게 전개됐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그란데 코치 또한 이 부분을 알고 있었다. 그는 4월 천안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수비 불안에 대한 조이뉴스24 기자의 질문에 "정확한 지적"이라면서 "5월에 소집되는 기간동안 선수들의 호흡을 가다듬어 이러한 불안을 수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월드컵에서 한국의 팀 수비 전술은 결코 나쁘지 않았다. 멕시코와 스웨덴에게 지긴 했지만 한국이 대회 기간 기록한 3실점 가운데 필드골 실점은 1골 뿐이었다. 특히 독일전에서의 수비는 완성형에 가까웠다. 운도 따랐지만 한국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모습이었다. 측면으로 돌아들어오는 독일 공격진에 대한 대비도 잘됐고 공격진들이 한발 더 뛰면서 독일을 압박해준 점도 좋았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윤영선(성남FC)의 호흡, 조현우(대구FC)의 선방쇼도 눈이 부셨다.

그러나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기에 대회 직전 선수들의 줄부상은 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수비라인에서 김민재와 김진수(이상 전북 현대)를 잃은 것은 한국에겐 재앙이나 마찬가지였다.

또 전방에서 공격 첨병 역할과 동시에 압박 수비의 카드로도 활용하고 있었던 권창훈의 낙마 또한 예상치 못한 악재였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경기장을 누비는 베테랑 이근호(울산 현대)의 부상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리그에서 보여주고 있었던 폼이 워낙에 좋았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역대급 코치진을 갖추고 짧은 시간에 재정비를 꾀했음에도 불구하고 플랜A로 생각하고 있던 주전급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한국은 제대로 된 축구를 구사하지 못했다.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만약 애초에 구상했던 선수들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월드컵을 맞이했더라면 어떤 그림이 펼쳐졌을지 여전히 궁금하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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