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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연] 경총이 송영중 끌어안아야 하는 이유


사회적 대화 창구 역할 감안해 편향성 대비해야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유례없는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송영중 상임부회장이 노사 간 민감한 문제인 최저임금과 관련해 경총이 대변하고 있는 경영계의 생각과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비롯됐다.

경총은 지난 달 양대 노총과 최저임금 산입범위 제도 개편 문제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경영계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계의 의견을 따랐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결정을 내린 인물로 송영중 부회장이 지목됐다.

이 일로 경총과 송영중 부회장 간 불화설이 나돌았다. 얼마 뒤 경총 사무국은 그의 직무정지를 결정했다. 15일에는 회장단 회의를 열어 자진사퇴를 권고했다. 경영계에 불리한 목소리를 낸 것이 최근 사태를 초래한 것이다.

경총은 불과 1년 전 현 정부가 핵심 과제로 꼽았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했다. 청와대와 정부가 나서 압박하자 경총은 정례회의를 열어 관련 내용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기존 입장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결국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갈망하는 사회적 요구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어느 조직이든 내부적인 견제 수단이 없으면 한쪽으로 기울어지기 마련이다. 편향된 시각은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1년 전 경총이 감내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질타의 시작점은 어쩌면 내부 견제 부재였을지 모른다.

송영중 부회장은 2002년 청와대 노사관계비서관으로서 '주5일제 근무' 도입과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등 근로기준법 정부안을 마련했던 장본인이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임금·근로시간 제도개선과 고용서비스 선진화에 대한 노사정 합의를 도출하기도 했다.

그는 '노동 전문가'다. 노동계 쪽에 가깝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때문에 경총 입장에선 이번에 보여준 행보가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조직이든 다양한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조직이 될 수 있다. 송영중 부회장과 같은 반대 목소리도 있어야 경총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물론 경총은 경영계를 위해 만들어진 이익단체다. 하지만 대화의 한 창구 역할을 하는 사회적 책임이 따르는 곳이라는 점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편향성을 대비할 내부 견제가 더욱 요구될 수밖에 없다.

노동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경총이 내부에서부터 여러 목소리를 들으려고 해야 나아가서는 건강한 노사 관계 구축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그를 쫓아내기 보다는 오히려 자기 견제의 수단으로 활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상연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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