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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데뷔 넥센 안우진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25일 롯데전서 세 번째 투수로 등판…1이닝 무실점 기록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넥센 히어로즈 신인 투수 안우진(19)은 마운드로 올라간 뒤 가장 먼저 모자를 벗고 관중석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허리까지 굽힌 90도 인사다.

그는 프로 데뷔 전부터 초고교급 투수로 평가받았다. 당장 1군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넥센은 지난해 열린 신인 1차지명에서 주저 없이 안우진을 선택했고 6억원이라는 계약금도 안겼다.

그러나 1군 마운드에 오르기 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휘문고 재학 시절 동료 야구부원 폭행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주변 시선과 여론도 싸늘했다. 넥센 구단도 50경치 출장 정지라는 자체 징계를 내렸다. 안우진은 그 기간 동안 스프링캠프도 참가하지 않고 퓨처스(2군)리그에서도 뛰지 못했다.

지난 23일 징계가 풀렸다.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장정석 넥센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안우진은 2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를 통해 전격적으로 1군에 콜업됐다.

그리고 이날 안우진은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넥센이 13-2로 롯데에 크게 앞서고 있던 9회초 소속팀 세 번째 투수로 안우진이 등판했다. 그는 첫 타자로 베테랑 채태인을 만났다. 채태인은 안우진이 던진 3구째 직구를 받아쳐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1군 무대가 만만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안우진에게 가르쳐준 타구가 됐다. 안우진은 후속타자로 또 다시 베테랑을 상대했다. 신본기를 대신해 타석에 나온 대타 문규현은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안우진은 고비를 잘 넘겼다. 김동한을 4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어 타석에 나온 앤디 번즈를 3구째 내야 땅볼로 유도했다. 번즈의 타구는 유격수 병살타로 연결됐고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안우진은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17개다. 긴 이닝을 소화한 것은 아니었고 채태인과 문규현을 상대하며 제구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3㎞까지 나왔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후회 없이 전력으로 타자와 승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거듭 말했다. 안우진은 경기 전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그는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안우진은 "연습 때는 직구 구속이 150㎞가 안나왔다"며 "그런데 막상 등판을 하니 긴장도 됐고 흥분한 탓인지 150㎞ 이상이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던졌는데 롯데 타자의 배트가 나오지 않아 당황하기도 했다"고 데뷔전 투구를 되돌아 봤다.

마운드에 올라 인사를 한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실망하신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인사를 드리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며 "실력을 떠나 좋은 사람부터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장 감독도 "(안)우진이가 많이 반성하고 있다"며 "팬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감쌌다. 한편 안우진이 사용하는 등번호는 소속팀은 물론 고교 선배이기도한 이정후가 지난해 달았던 41번이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 KBO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조이뉴스24 고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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