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유가 상승에 휘발유價 2천원, 소비자·정유사 모두 '시름'


브렌트유 배럴당 78.8$…생산자물가지수 3년5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까지 치솟으면서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1리터당 2천원을 넘는 주유소가 등장하는가 하면 물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정유사들도 정제마진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2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각) 기준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8.79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기준유가로 적용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77.03달러를 기록하며 80달러 선에 이르렀다.

원유가격이 배럴당 80달러 선까지 치솟은 것은 지난 2014년 11월 이후 약 3년6개월만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이행률 증가와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가 큰 영향을 끼쳤다. 더욱이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갈등 등 지정학적 위기가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문제는 당분간 고유가 추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 성공 이후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부문에 대한 제재 부과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원유 생산 감고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소비자들의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이달 4주차 보통휘발유 가격이 1ℓ 당 1천590원으로 4개월 전인 올해 1월 4주차 가격(ℓ당 1천555원)보다 무려 35원 상승했다. 심지어 휘발유 가격이 1ℓ당 2천원을 넘는 주유소가 서울 종로구에만 4곳이었다.

유가상승으로 물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04.13으로 한 달 전보다 0.1%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1월 이후 3년5개월 만에 최고치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수로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동을 의미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은 물가를 굉장히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실물경제와 관련해서도 시차를 두고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를 경우에 대비해 시장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유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물론 유가상승은 단기적으로 볼 때 정유사에 유리하다. 정유업계는 보통 2~3개월 전 원유를 구입한 뒤 비축하기 때문에 구입시점보다 판매하는 시점에 유가가 상승할 경우 시세차익(재고평가이익)을 거둘 수 있어서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급격하게 오를 경우 정제마진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정제마진이란 휘발유와 경유 등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등 원료비 값을 뺀 마진으로, 정유업체의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실제로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악화 등의 이유로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29.1% 하락한 7천116억원, GS칼텍스는 52.3% 감소한 2천807억원, 에쓰오일은 23.4% 줄어든 2천555억원, 현대오일뱅크는 11.6% 감소한 3천11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정제마진이 둔화되면서 정유사의 수익성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유가 상승으로 상품에 가격을 전가하는 정도에 따라 결국 정유사의 2분기 실적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유가 상승에 휘발유價 2천원, 소비자·정유사 모두 '시름'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