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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수익 떨어지는데 …5G 전망 너무 장밋빛?


정부-이통사, 예상매출 '온도차' …주파수 경매가 놓고 불만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정부가 5세대통신(5G) 주파수 최저경매가격을 공개한 가운데, 이를 두고 이동통신업게로부터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됐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정부 예상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5G 주파수 경매 시작가에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매가 산출 기준이 된 5G 예상매출액을 놓고 정부와 이동통신 3사가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경매가격은 전파법과 주파수 할당대가의 산정 및 부과에 관한 세부사항 등을 통해 결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는 지난 1월 관련된 고시들이 5G를 포함하고 있지 않아 개정안을 도출해낸 바 있다. 기존 산식을 현재에 맞춘 개정산식과 새롭게 들여온 신규산식으로 구분된다.

이에 따라 이번 5G용 3.5GHz 주파수 280MHz 대역폭은 개정된 산식에 따라 2조6천544억으로 최저경매가격이 결정됐다. 28GHz 주파수 2400MHz 대역폭은 신규 산식이 적용된 것으로 보이며, 최저경매가격은 6천216억원으로 책정됐다.

이통3사는 28GHz 주파수의 경매가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신규 산식은 예상매출을 측정하기 어려울 때를 대비해 세운 공식이다.

김경우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은 이 주파수 대역에 대해 "상당히 불확실성이 크고 기술적으로 우려가 있어 이 같은 측면을 감안해 최소한의 대가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3.5GHz 주파수다. 이 주파수는 28GHz 대역과는 달리 예상매출액을 기반으로 책정됐다. 개정된 산식은 예상매출액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납부금과 실제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는 납부금을 더해 계산된다.

예상매출액은 주파수 이용기간 동안의 시장전체 예상 매출액과 주파수 특성을 고려한 무선투자촉진계수, 주파수 대역폭과 대역폭 조정계수 등 다소 복잡한 요소들이 관여한다.

◆ 과기정통부 "과거 사례 비교시 합리적 수준"

과기정통부는 경매최저가가 합리적 수준에 결정됐다는 입장이다.

김 과장은 "현재 안으로는 80MHz, 90MHz 이상 가져갈 수 있는 형태로 설계됐으며, 한꺼번에 공급하게 되면 투자비용이 절감된다"며, "LTE는 4차례 나눠 할당, 그 때마다 전국망 기준으로 2조~3조원의 투자비가 투입됐지만 한꺼번에 주면 광대역 5G 전국망 서비스가 가능해져 이를 감안하면 정부가 배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8GHz 주파수 대역도 비록 불확실성이 크지만 할당대가 부담을 과감하게 줄여서 투자 불확실성을 줄였다"며, "그런 부분은 (이통사가 정부에) 감사해야지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3.5GHz 최저경쟁가격 설정 기준으로 이전세대인 4세대통신(4G) 롱텀에볼루션(LTE)의 할당대가를 참조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시장예상치에 부합할 것으로 자신했다.

가령 지난 2016년 주파수 경매를 사례로 꼽았다. LTE 주파수 140MHz 대역폭이 경매 매물로 등장했고 최저경매가격은 총 2조5천779억원이었다.

김 과장은 "3.5GHz 주파수 경매 매물은 지난 2016년 경매 때 140MHz폭이 2조6천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2배임에도 최저가 비슷하게 설정, 그만큼 싸게 주겠다는 것"이라며, "2조6천억원도 너무 높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각차일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저경매가격에 깊이 관여하는 5G 예상매출액도 이전세대인 4G LTE 때의 매출을 염두에 뒀다는 설명이다. 예상매출액은 과기정통부가 직접 설정한다. 필요시 이통3사에게 자료를 요청할 수는 있지만 역시 결정은 과기정통부 소관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매출액의 경우 이통사가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최저가 설정시 매출액 기반으로 했으며, 기존 LTE에 할당대가 부담 수준과 비슷하게 향후 10년간 5G 할당대가 부담도 그 정도 수준으로 정했다"고 지적했다.

◆ 이통 3사 "정부 5G 예상매출 전망은 과도한 핑크빛"

그러나 이통 3사는 과기정통부가 설정한 5G 예상매출액이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5G 서비스에 대한 불확실성과 마찬가지로 초기 설비투자비용도 높기에 주파수 가격이 더 낮아져야 한다는 얘기다.

김순용 KT 상무는 "할당대가는 미래 매출액에 기반해 산정된다"며, "트래픽이 늘어난다거나 대역폭이 늘어난다고 해서 할당대가가 달라져야 한다고 보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과기정통부가 2016년 경매 대비 이번 경매에서는 대역폭을 2배 늘린 3.5GHz 주파수를 내놓으면서, 가격은 동일하게 해 더 싸게 책정했다는 설명에 대한 반박이다.

김 상무는 "LTE 제공시 (수차례 낙찰받은 주파수 대역을) 주파수묶음기술(CA)로 붙여왔지만 매출액은 늘어나지 않았다"며, "과거 대비 트래픽이 10배 더 늘어났지만 매출액은 똑같다"고 항변했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도 과기정통부가 5G 예상매출액을 높게 설정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강 상무는 "어떻게 예측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과기정통부가 전망한) 5G 예상 매출 규모는 한편으로는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며, "5G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생태계 구축에 대한 고민도 깊다"고 말했다.

임형도 SK텔레콤 상무 역시 "경매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크게 부담된다"며, "SK텔레콤만 보더라도 경매를 통해 연간 내는 할당대가가 5천억원 수준인데, 이번 경매로 부담이 더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2016년 주파수 경매와 비교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 상무는 "2016년 경매에는 허수가 있다"며, "700MHz 대역이 유찰된 것도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700MHz 주파수는 7천620억원의 최저경매가격으로 나왔으나 선택받지 못해 유찰됐다. 이를 제외하면 1조8천159억원이 최저경매시작가라는 것. 이 기준이라면 이번 3.5GHz 주파수가 더 비싸게 된다.

앞서 끝난 영국의 5G 주파수 경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전세계 최초로 진행된 5G 주파수 경매였기에 최근 5G 주파수 경매 토론회에서도 사례가 등장했다.

영국의 경우 3.4GHz 주파수 150MHz 대역폭을 5MHz 대역으로 잘게 쪼개 총 30블록이 매물로 나왔다. 시작가는 각 블록당 100만파운드(한화 약 15억원) 수준으로 총 경매시작가는 3천만파운드(한화 약 450억원), 낙찰가는 38배 오른 11억5천만파운드(한화 1조7천154억원)로 결정됐다.

김 상무는 "영국은 대역폭이 150MHz이고, 이용기간이 20년임을 감안해 한국 수준으로 환산하면 영국 낙찰가는 1조6천억원 수준으로 계산된다"며, "영국 낙찰가격 대비 한국의 경매시작가는 약 1.6배 더 높은 수준으로 이런 점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상무도 "영국과 독일은 GDP가 한국 대비 약 50% 가량 더 높은데, 경매가는 오히려 한국이 1.6배 더 높다는 것은 5G망을 구축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대가가 너무 비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통3사, 최근 영업이익 하락세…5G 서비스 고민 '커'

과기정통부가 과거 이통사의 LTE 실적을 고려해 5G 주파수 최저경매가격을 책정했다고 설명했지만, 이통3 사의 최근 실적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5G 서비스에 대한 불확실성도 큰 상태다.

LTE 도입 전인 지난 2010년 이통3사의 총 영업이익은 4조9천837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총 영업이익은 3조7357원으로 내려왔다.

과기정통부는 대략 전체 매출액의 3% 정도를 전체 주파수의 적정대가로 고려한다. 지난해 이통3사의 매출대비 이번 주파수 최저경매가격은 3%보다 약 2배 가량 더 높게 설정됐다.

LTE가 도입된 2011년의 경우 SK텔레콤은 4분기 영업이익이 3천억원대까지 추락한 바 있으며, 연간 영업이익도 6.3% 하락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이 반토막나기도 했다. KT는 2012년 LTE를 도입한 이후 영업이익이 30.6% 감소한데 이어 2013년에는 적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더욱이 주력사업인 이통서비스(MNO) 등 무선사업 비중은 점차 줄고 있는 추세. 유선사업과 IPTV, 사물인터넷(IoT) 등 신규 발굴한 사업 등에서 감소한 영업이익을 방어하고 있는 형국이다.

기본료 인하, 선택약정폭 상향, 단말기유통법 시행 등 각종 규제에 따른 영업이익 등 수익성 하락하고 있는 것. 향후에도 보편요금제, 단말기 분리공시 등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인해 추가적인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5G도 녹록치 않다.

실제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여러 통신사들을 만나보니 5G 서비스로 수익을 내기 쉽지 않겠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런 속도로 간다면 5G 상용화 때 소비자들이 선뜻 5G 단말과 요금제를 쓸까 우려되며, 상당히 많은 통신사 CEO들이 이런 생각에 고심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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