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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특혜 논란 아이돌 있고, 경희대 없다…이상한 책임론


"연예인이 희생양?" 조권 특혜 의혹 해명…경희대는 조용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지금 학교는 정상적이지 않게 흘러가고 있고 학생들과 특정 연예인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

정용화에 이어 조권이다. 불과 한 달새 두 명의 아이돌이 경희대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사실 관계 확인에 앞서 의혹 제기만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해명에 나섰다. 그리고 정작 문제의 핵심에 서있는 경희대는 무책임하게 입닫고 있다.

지난 6일과 7일 'SBS 8뉴스'는 조권이 석사 학위를 위해 엉터리 공연으로 특혜 논란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6일 뉴스는 아이돌 A씨가 2017년 5월 6일 길거리 공연 형식의 영상으로 경희대대학원 실용음악 석사 학위 졸업논문을 대체했다고 이니셜 보도했다. 졸업논문을 대신하는 공연은 연주자와 함께 60분 이상 단독 공연을 해야 하지만 A씨는 연주자 없이 30분 동안 공연했다. 또 B씨가 공연했다는 경희대 노천극장은 당일 어떤 공연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7일에는 논란의 당사자 A씨가 조권임을 밝히며 엉터리로 졸업 공연을 한 뒤 석사 학위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결국 당사자인 조권이 직접 입을 열었다. 졸업공연에 대한 해명과 함께 특혜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조권은 "저는 졸업공연으로 비논문학위를 신청하여 졸업했고, 논문 심사일에도 심사에 참석했다"라며 "학교 측으로부터 전달 받은 대로 성실히 졸업 관련해 준비를 했을뿐"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또 "졸업 공연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과 관련 "저 뿐만 아니라 저와 함께 석사과정을 공부했던 다른 대학원생들조차 내규 여부에 대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 학과 내에서 모든 대학원생들이 공공연하게 알고 있는 공표된 정식 내규가있었다면 제가 바보가 아닌 이상 내규대로 수천만원을 들여 졸업준비를 했을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번 사태가 불거지면서 조권이 직접 학과 규칙 등을 확인하며 해명을 위해 노력했다. 학교 측의 무책임한 대응도 꼬집었다.

조권은 "세부세칙과 학과 내규의 유무에 관한 사실을 다시 한번 학과 교수님을 통해 면밀히 확인했고, 석사 학위의 논문심사가 심사교수님들의 재량에 따라 졸업여부가 결정이 된다는 부분에 대한 확인과 공시된 내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학생분들의 증거도 가지고 있기에 입장을 분명히 밝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희대학교에서 먼저 입장발표를 해주실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아 답답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렇게나마 심경을 전하게 됐다"며 "보이지 않는 권력 앞에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지금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엄연히 졸업 공연 규정이 있다면, 내부 규정을 위반한 조권 역시 잘못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조권과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이같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졸업공연 세부 규정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학위가 취소될 시 받아들이겠다고도 했다. SBS 뉴스가 보도되고, 조권과 큐브 측이 입장을 밝히는 동안에도 경희대는 말이 없다.

조권에 앞서 정용화도 경희대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16일 씨엔블루 멤버이자 배우 정용화가 입학 정식 절차인 면접을 거치지 않고 대학원에 합격했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입학 전 정용화는 서울 강남 FNC 사무실에서 당시 해당 학과 학과장 이 모 교수와 만나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FNC는 논란에 사과하며 "학칙을 위반해 편법으로 입학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강하게 호소했다. 소속사는 "소속사와 정용화는 모두, 본건이 문제가 되기 전까지 정용화가 정상적인 면접 절차를 거쳐 대학원에 합격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개별 면접 역시 정상적인 면접 절차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경희대 측이 대학원 입학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고 밝히며 "정원미달로 실시된 2017년도 추가 모집시 지원자는 모두 합격될 정도로 경쟁이 없었으므로 정용화가 들어가기 어려운 과정을 특혜를 받아 부정하게 입학한 것도 아니다"라고 어느 정도 억울함을 표출했다.

소속사의 공식 입장 발표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입학 정식 절차를 제대로 숙지하지 않은 것은 입시 지원자 또는 소속사 책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소속사와 정용화는 여론을 수용했다. 당시 출연하던 방송에서 하차했고, 아시아 투어도 중단했다. 수차례 사과도 했다.

조권과 정용화는 특혜 논란 비판에 직면하면서 해당 상황에 대해 해명하려 했고, 적어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사실 관계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분별한 추측성 보도로 피해도 입었다. 이니셜 보도로 인해 해당 사안과 관련이 없는 아이돌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2차 피해도 컸다.

그런데 정작 이번 특혜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경희대는 무책임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논란의 본질은 입시를 주도하고 편의를 봐준 교수와 허술한 대학 시스템에 있고, '학위 장사'를 하는 학교에 있다. 그러나 논란의 과정에서 그 어떠한 사과나 해명도 없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어물쩍 연예인으로 넘기는 모양새다. "문제가 있다면 학위를 취소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한 채. 그들에게 지금 당장 중요한 건 '학위'가 아닌데 말이다. "분명한 건 지금 학교는 정상적이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는 조권의 뼈있는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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