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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르기는 끝났다"…이재현 회장, CJ 사업재편 '가속'


2030년 매출 100조 실현 위해 사업·지배 개편…올해 공격 투자 나설 듯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중대한 시점에 자리를 비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미완의 사업들을 본 궤도에 올려놓겠습니다."

지난해 5월 경영복귀를 알린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개편에 본격 나섰다. 4년 간의 경영 공백으로 정체됐던 CJ의 경영시계 속도를 높이고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2020년 그레이트 CJ'를 넘어 '2030년 월드 베스트 CJ'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다.

17일 CJ그룹에 따르면 이날 계열사인 CJ오쇼핑과 CJ E&M이 글로벌 융복합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합병을 결정했다. 이 같은 계열사간 합병은 이 회장의 경영 복귀 후 세 번째다.

CJ오쇼핑과 CJ E&M은 올해 6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8월 1일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서로가 구축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콘텐츠 IP를 활용한 커머스를 선보이거나 콘텐츠 합작사업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합병회사의 올해 매출 목표는 4조4천억원, 영업이익 3천500억원이며, 2021년까지 매년 15.1%씩 연매출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CJ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디어와 커머스의 결합이 본격화되고 있고, 최근 글로벌 미디어환경이 급변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고 미디어와 커머스가 융복합되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말했다.

◆계열사 분할·합병 통해 4대 핵심 사업 성장 집중

이번 합병은 이 회장이 지난해 경영 복귀 후 첫 공식 행사에서 밝힌 '월드베스트 CJ'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일환이다. 당시 이 회장은 바이오·미디어·식품·물류 등 4대 사업을 중심으로 2020년에 매출 100조원을 실현하고, 2030년에는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CJ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35조원, 영업이익은 1조6천억원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복귀 후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주력 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우는데 초점을 맞춰 사업 개편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또 핵심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복잡한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식품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중순 CJ대한통운, CJ건설의 핵심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강화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CJ제일제당이 CJ대한통운 지분 20.1%를 추가로 확보해 CJ대한통운을 단독 자회사로 전환하고, CJ대한통운은 CJ건설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또 CJ제일제당은 CJ헬스케어도 매각키로 했다. CJ헬스케어가 국내 10위권 제약사이지만 CJ제일제당과 CJ CGV, CJ올리브네트웍스, CJ대한통운 등 주요 계열사들이 업계 1위인 것과 비교하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장은 계열사 중 가장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외식업체 CJ푸드빌에도 약간의 변화를 줬다. 브랜드 중 실적이 좋은 커피 전문점인 투썸플레이스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다음달부터 CJ푸드빌의 자회사로 물적 분할키로 했기 때문이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전국에 91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으로, 구창근 CJ푸드빌 대표가 투썸플레이스 대표를 겸임할 예정이다.

여기에 이날 CJ헬로비전의 매각설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는 18일 12시까지 LG유플러스에 CJ헬로 인수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한 상태다.

이처럼 CJ그룹은 올해 8월께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까지 완료되면 주요 계열사갯수가 기존 10개사에서 2개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CJ그룹의 계열사는 제일제당·푸드빌·프레시웨이·헬스케어·오쇼핑·대한통운·올립네트웍스·E&M·CGV·헬로비전 등이다.

재계 관계자는 "CJ는 계열사 중 후순위권에 있는 계열사를 처분해 발생한 자금을 잘되는 사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방향에 따라 계열사 분리·통합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빨라진 CJ 경영시계…올해 대규모 투자 예고

이 회장은 계열사간 분할·합병을 통한 사업 개편 외에도 올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도 나설 계획이다. CJ그룹은 이 회장이 없는 4년간 인수·합병 등에 연이어 실패하고 투자 계획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는 등 오너 공백에 시달리며 경영시계 제로 상태에 놓여 있었다.

실제로 CJ그룹은 2011년에 대한통운을 1조9천800억원에 매입하는 등 공격 경영에 나섰다. 하지만 이 회장이 구속된 2013년부터 인수·합병을 포함한 투자액이 연간 2조원 수준에 머물렀다. 또 인수·합병은 2013년과 2014년에는 단 한 건도 없었고, 2015년에는 중국 냉장물류회사 CJ로킨 1개 사를 인수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 회장이 지난 2016년 8월 광복절 특사로 풀려나면서 CJ그룹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며 주력사업을 키우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이 회장이 사면된 후 1년 5개월간 CJ그룹이 인수한 회사만 해도 베트남 민닷푸드(CJ제일제당), 베트남 제마뎁(CJ 대한통운) 등 10개에 달한다. 이 기간 동안 인수·합병한 회사는 대부분 4대 주력 사업인 식품과 물류에 집중돼 있다.

또 CJ그룹은 지난해 5조원을 포함해 2020년까지 문화콘텐츠·물류·바이오 등의 분야에 총 36조원(M&A 포함)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실제 투자액은 3조원 가량에 그쳤다. 이는 2013년 이후 최대 규모다.

CJ그룹 관계자는 "작년에는 매력적인 매물이 없어 투자금액이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라며 "올해는 해외를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업체 인수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지난해보다 투자 규모를 더 늘릴 계획이다. 앞서 손경식 CJ그룹 회장 역시 지난 2일 시무식에서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올리겠다는 '그레이트 CJ'를 완성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인 사업확장을 통해 성장을 가속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CJ그룹은 올해 동남아뿐만 아니라 러시아, 미국 등 여러 지역에서 현지 투자를 강화하고, 해외 업체 인수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최근에는 CJ프레시웨이가 베트남 식자재 유통업체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CJ제일제당은 CJ헬스케어 매각 자금으로 주력 사업 투자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매각 대금은 1조원으로 추정된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후 지난 한 해 동안 주요 계열사를 점검하고 현장을 둘러보는 일에 주로 집중했다"며 "올해는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 온전히 나설 수 있는 첫 해인 만큼 지난해 보다 더 많은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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