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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영화·예능 종횡무진…대배우의 에너지(인터뷰)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과 예능 '윤식당2'로 팬들 만나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놀라운 에너지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매년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왔을 뿐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으로도 시청자를 찾았다. 그 모습은 변화무쌍했다. 따뜻한 모성애를 지닌 인물부터 누구의 엄마나 아내가 아닌 오롯이 한 개인으로 존재하는 여성의 모습, 솔직한 푸념이 더없이 인간적인 친구의 얼굴까지, 배우 윤여정의 표정엔 형형색색의 삶이 녹아난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 제작 ㈜JK필름)의 개봉을 앞둔 배우 윤여정은 첫 방송부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낸 tvN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2'를 통해 시청자도 만나고 있다.

영화에서 그는 평생 아들 진태(박정민 분)만을 바라보고 살아온 엄마 인숙으로 분했다. '윤식당2'에선 바쁜 주방 일에 정신을 빼앗기곤 하는 초보 셰프의 모습을 보여준다. 연기보단 진짜 자신의 모습에 가까운 얼굴이다. 결코 하나의 이미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스크린을 유영해 온 그가 예능계에서까지 핫 트렌드로 떠올랐다.

새로운 작업 앞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태도 뒤에 어떤 마음가짐이 있는지 물었다. 윤여정의 답은 언제나 그렇듯 명료했다. 그는 "싫증을 잘 내서,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을 내가 싫어하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아 생각해봤어요. 나 혼자 연구를 해 봤는데, 내가 싫증을 잘내는 것 같더라고.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게 싫은 것 같아요. 나도, 보는 이도 지겨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위험한 일을 한다 해도 이제 잃을 게 없어요. 내가 CF퀸인 것도 아니고, 내 나이에 이미지에 손상을 입을 일도 없어요. '낫띵 투 루즈(Nothing to lose)'인 거죠. 지루하니까 '해볼까?'하는 거지, 어떤 도전을 한다는 의미로 작업을 하는 건 아니에요."

"잃을 것이 없다"고 말을 이어간 그는 삶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였다. 나이가 들며 돈보다는 도전을 택하게 됐지만, 과연 삶의 가치를 어느 한 곳에만 둔 채 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것이 그의 답변이다. "인생이란 매일 흔들리는 것이니 오늘과 내일은 또 다르게 살 수 있다"고도 말했다.

"어떤 용기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기회를 잡겠다'고 생각하기엔 늦었으니 기회가 오면 돈보다는 도전을 택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돈이 없어요.(웃음) 돈이 중요한 사람도, 명예가 중요한 사람도 있을 거예요. 나도 명예 같은 건 없지만, 무엇이 옳거나 그르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나는 그냥 나답게 살고 싶을 뿐이고요. 나의 경우는 돈과 도전 중 도전에 더 관심이 가는 거죠. 이런 질문들이 힘들더라고. 피상적인 질문 앞에서는 약해져요.(웃음)"

연기 작업 외 '윤식당' 시리즈를 통해 예능으로 팬들을 만나면서는 톱 예능인들의 노고를 헤아리게 됐다고도 밝혔다. 그는 "우리가 재밌게 보는 한 시간을 위해 12~14시간을 찍는다고 하더라"며 "'윤식당' 역시 각자의 24시간에 모두 카메라가 붙는다"고 말했다. 이어 "예능 프로그램은 '편집의 예술'이더라. 보는 사람이 재밌다고 느끼면 만드는 사람들이 굉장히 힘든 프로그램인 것"이라며 "그건 영화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윤여정이 부지런히 활동을 이어온 뒤에는 그의 마음을 움직여 온 '좋은 사람들'이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작업하려 할 때, 시나리오는 나쁠 수도 있다. 작품, 사람, 결과가 모두 좋을 수는 없더라"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개인 사정으로 연기를 쉰 시기가 있었어요. 다시 할 때는 절박했어요. 그 땐 슬럼프인지 아닌지도 생각 못 하고 앞으로만 나아갔죠. 배역이 주어지면 감사하게 최선을 다했고요. 환갑이 넘으며 '나의 미션을 다 했으니 지금부턴 내가 하고 싶은 것만 골라가며 하겠다'라고 결심했었어요. 그런데 삶을 중시 여기다 보면 사람이 좋아서, 그 사람에게 신뢰가 가서 무조건 따지지 않고 함께 하게 되는 경우가 있죠. 그러다보면 시나리오가 나쁠 수도 있어요. 세상을 살다 보니 '사람이 좋으면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게 돼요. 작품도 좋고 결과도 좋고 사람도 좋은 건 없더라고요. 하나만 얻으면 된다는 생각이에요."

인터뷰 중 양해를 구하고 잠시 걸려온 전화를 받은 그는 "인터뷰 중"이라며 통화를 빠르게 마무리했다. 그런데 짧은 통화 중에도 '윤식당' 속 혹은 '꽃보다 누나' 속 윤여정의 모습이 살짝 엿보였다. 도통 다정하지 않은 말투 속의 이상한 다정함이었다. 평소 지인들과 함께 있는 윤여정의 모습이 리얼리티 프로그램 속 그의 솔직한 태도와 겹쳐 상상됐다. 윤여정은 "평소 내게 좋은 말을 하는 사람보다는 자유롭게 말해주는 사람들을 곁에 두는 편"이라고 말했다.

"내 주위에서 나에게 잘 하는 사람들을 주의해야 해요. 그러다 금방 간다니까. 내게 자유로운 평가를 해줄 수 있는 친구들을 곁에 둬요. 그래서 내 연기에 대해 정확한 평을 받을 수 있죠.(웃음) 물론 (좋지 않은 평을 들으면) 순간 의기소침하고 불쾌하죠. 하지만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고, 나는 대중을 상대하는 직업을 가졌으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편 '그것만이 내 세상'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에서 윤여정은 평생 착한 아들 진태(박정민 분)만 바라보고 살아온 엄마 주인숙 역을 맡았다. 영화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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