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혁이 꿈꾸는 '연기돌'과 '할아버지 밴드'(인터뷰)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병원선'을 마친 강민혁에게 다양한 평가가 쏟아졌다. 연기력 논란에 대한아쉬움부터 배우로서 한단계 성장했다는 칭찬도 동시에 들었다. 그만큼 '병원선'은 강민혁에게 주어졌던 큰 도전이자 숙제였다.

MBC 드라마 '병원선'의 긴 레이스를 마친 강민혁은 밝은 표정이었다. 강민혁은 "거제도에서 4개월 동안 촬영하면서 너무 즐거웠다. 처음으로 주연작을 맡게 되서 더 기대가 많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4개월을 꼬박 거제도에서 보냈다. 하지원과 함께 '병원선'을 이끌고 나갈 만큼 강민혁의 비중은 컸다. 끝나고 휴식이 간절할 만도 하건만, 씨엔블루 아시아 투어에 인터뷰까지 강행군이 이어지고 있다. 강민혁은 "집돌이라 '틈이 나면 집에 가야지'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씨엔블루 멤버들을 본 것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고 웃었다.

강민혁은 캐스팅부터 촬영이 끝나는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그간 드라마 '상속자들' '넝쿨째 굴러온 당신' '딴따라' 등에 출연하며 연기돌 행보를 보여왔지만, '병원선'은 첫 주연작이라는 점에서 책임감이 컸다. 강민혁은 "부담감보다 책임감이 많이 컸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강민혁은 내과의사 곽현 역을 맡았다. 강단 있고 행동력 넘치는 의사로서의 모습과 달달함과 애틋함을 오가는 멜로남까지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줬다. 곽현 연기를 위해 캐릭터 연구도 하고 직접 자문의들을 만나며 노력도 했지만, 날선 평가도 들었다. 발성과 톤, 표정 연기가 아쉽다는 지적이 있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점차 발전된 모습을 보이기는 했으나, 연기자 입장에서는 연기력 논란 자체가 아플 수 밖에 없다.

강민혁은 "연기는 아직 서툴고 어렵다. 점수를 매기는 것은 더 어렵다. 모자랐다면 더 채워나가는 게 연기 인생의 숙제다"라고 말했다.

"(연기력 논란은) 제가 제일 아쉽죠. 집중해서 잘 촬영을 했는데 잘 안 담긴 것이 있다면 제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아직 필모그래피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겸허히 받아들이고, 잘할 수 있게 메꿔야 할 것 같아요. 사실 평소에 감정을 워낙 표현을 안하는 성격이라 (감정 표현에 있어) 서툰 부분은 인정해요. 이젠 감정 표현을 하려구요."

하지원과의 멜로 연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강민혁은 "하지원 선배와 연기할 수 있는 것은 큰 영광이었다"라며 하지원과의 케미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멜로 케미는 점점 더 좋아졌던 것 같아요. 설정상 30대 건강한 남녀들이 만나는 드라마였는데, 의사로서 성장해 가면서 그 안에서 사랑도 싹터가는 내용이었잖아요. 처음에 많은 분들이 나이 차 때문에 걱정했지만, 자연스럽게 잘 녹아들었어요. 케미가 좋았던 것 같아요. 실제 나이 차가 나지만, 극중에서는 한 두살 차이 밖에 안 나기 때문에 대담하게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키스신도 대담하게 촬영했죠.(웃음)"

'병원선'은 강민혁에게 의미가 큰 작품이다. 첫 주연작이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곽현이라는 인물에 녹아들며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동화됐다. 강민혁은 "드라마에서도 성장하는 캐릭터였지만, 제 자신도 성장했다"고 말했다.

"극중 곽현이 목표나 꿈을 통해서 이루는 것들이 있잖아요. 사랑도 일도 그렇죠. 저도 모든 상황에 있어서 인내하고, 둥글둥글하게 하는 것을 좋아해요. 좌절을 이겨내고, 또 인내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저도 위로를 받고 응원을 받았어요. '이렇게 살면 되겠다' 힘을 받았죠. 제 인생에 있어서 더 파이팅을 갖고 흔들리지 말고 살아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민혁은 2010년 씨엔블루로 데뷔해 어느새 데뷔 8년차를 맞았다. 곽현의 모습에 강민혁 자신의 모습이 투영됐다. 강민혁에게 곽현처럼 슬럼프가 있거나 좌절을 겪은 적이 이냐고 묻자 "당연하죠"라며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일을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분명 있었고, ''연습을 해야 되는 건가'' 하는 순간들도 있어요. 그런 시간을 이겨냈기에 데뷔를 할 수 있었구요. 남들은 외적인 모습이나 성공한 모습을 보니까 잘 모를 수 있지만, 어렵고 힘든 일을 이겨냈던 것 순간들이 있죠. 다 참고 견뎌냈던 곽현처럼 살아보려구요."

강민혁은 배우로서도, 씨엔블루로서도 아직 이루고 싶은 꿈들이 많다.

"연기에 있어서는 아직 유치원생이라고 생각해요. 한단계 한단계 배우고 성장해가면서 지금까지 왔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햇병아리가 이제 조금 울 수 있는 병아리 정도가 됐다고 생각해요. 더 열심히 하고, 부담감을 크게 가지려고 해요."

"씨엔블루가 할아버지 밴드가 되는 게 꿈이예요. 매년 공연하고 투어하고 해가 거듭될 때마다 점점 그 꿈에 다가가는 것이 느껴져요.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강민혁은 "싫증을 잘 느끼는 편이 아니다. 잘 되고 안 되고를 떠나, 배우와 가수 모두 오래 오래 하고 싶은 것이 가장 큰 목표다"라고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