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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AI의 '스타크래프트' 정복은 '시기상조'


[아이뉴스24 박준영기자] 지난 10월31일 세종대학교는 '인간 vs 인공지능(AI) 스타크래프트 대결'을 개최했다. 현장에서는 세종대학교가 개발한 'MJ봇'과 'CIG 스타크래프트 대회'에서 1, 2위를 차지한 해외의 'ZZZK봇' 'TSCMOO', 페이스북이 개발한 '체리파이(CherryPi)'가 프로게이머 송병구 선수와 대결을 펼쳤다.

'알파고'와 '알파고 제로'가 바둑에서 인간에 압승을 거뒀기에 이번 행사에 대한 관심은 매우 뜨거웠다. 국내 내로라하는 매체들이 현장에 총출동했으며, 아프리카TV에서 송출한 생방송은 최고 동시 시청자 3만6천명, 누적 시청자 50만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결과는 매우 싱거웠다. 송병구 선수는 AI를 말 그대로 '압살'했다. 지형과 건물을 이용한 마이크로 컨트롤과 완벽한 대응으로 한 번의 위기도 없이 AI를 상대로 4연승을 기록했다. 4경기를 치렀음에도 총 경기시간은 26분22초에 불과했다.

AI의 한계가 보이는 경기였다. 이번 경기에 참가한 AI들은 수많은 게임을 공부해 직접 전략을 세우는 '머신러닝'이 아닌, 주어진 상황에 대해서만 대처가 가능한 '스크립트' 방식으로 개발됐다. 즉, 개발자가 입력하지 않은 돌발상황에 대한 대응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는 일반인과 'MJ봇'의 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래더 1천100점의 하수 플레이어 이승현 학생이 본진을 계속 옮기는 '도망자 토스' 작전을 펼치자 'MJ봇'은 맵 중앙에서 우왕좌왕하다가 자원 부족으로 패하고 말았다.

돌발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AI들은 '4드론'과 같은 극단적인 전략으로 초반에 경기를 끝내고자 했다. 특히 인간과 대결한 경험이 없는 해외 AI들은 시작하자마자 '스포닝 풀'을 건설한 후 드론을 생산하는 예상 밖의 플레이도 펼쳤다. 테란을 선택한 'MJ봇'은 어느 정도 운영을 선보였지만 상대가 프로토스여야 한다는 제약이 존재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

'스타크래프트'는 실시간으로 전황이 바뀐다. 바둑과 달리 '스타크래프트'는 '전장의 안개' 때문에 정찰 없이 상대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가 무한에 가까운 '스타크래프트'에서 '스크립트' 방식의 AI가 프로게이머를 이길 확률은 '0'였다. 분당대응속도(APM) 2만에 육박하는 AI의 화려한 컨트롤도 노련한 프로게이머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MJ봇'을 개발한 세종대학교 컴퓨터공학과의 김경중 교수가 "현재 AI 수준에서는 인간을 이기기 어렵다. 순간적으로 의사결정 하는 것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처럼 이번 대결에서는 AI와 인간의 격차만 확인할 수 있었다. '머신러닝' 방식의 AI가 인간처럼 사고하며 빠른 판단 능력을 갖추지 않는 한 '스타크래프트' 정복은 불가능할 것이다.

박준영기자 sicr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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