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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벤허', 무대 위 되살아난 추억의 명화(리뷰)


전차경주 신, 제작진 고민의 흔적 느껴져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1959년 개봉한 추억의 명화 '벤허'가 국내 무대에서 되살아난다.

웅장한 넘버는 가슴을 울리고, 시시각각 변모하는 무대는 관객들을 새로운 공간으로 이끈다. 실력파 배우들의 흠 없는 연기와 완벽 가창력은 안정감을 선사한다. 창작 초연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높은 완성도에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뮤지컬 '벤허'(극작, 연출 왕용범)는 추억의 영화 '벤허'를 기억하는 중장년 팬들에게 익숙한 작품이다. 전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성경을 기반으로 하는 '벤허'에는 예수, 빌라도, 헤롯왕 등 귀에 익은 역사적 인물들이 대거 등장해 흥미를 유발한다. 하지만 '벤허'는 종교에 치우치지 않는다. 도리어 예수로 등장하는 배우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형식으로 종교색을 지우려 애쓴다.

뮤지컬 '벤허'는 서기 26년, 제정 로마의 박해에 신음하는 예루살렘에서 시작된다. 명망 높은 유대의 귀족 타르자는 집 옥상에서 그라투스 로마 총독의 행군을 구경하다 기왓장을 떨어뜨린다. 로마 장교 메셀라는 이를 문제 삼아 벤허 가문 전체에 반역죄를 씌우고, 벤허는 동생 타르자의 실수를 덮기위해 군함의 노를 젓는 노예가 된다.

저명한 가문의 아들로 태어난 벤허는 억울한 누명을 쓴채 노예가 되고, 검투사로, 로마인으로 신분을 옮긴다. 하지만 결국 그는 유다의 독립을 위해 예루살렘에 돌아온다. 이러한 벤허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는 영웅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정의감과 굳은 신념을 가진 벤허가 역경을 거쳐 성장하고, 스스로 리더로서의 역량과 가치를 증명해낸 것.

그리고 이를 설득력 있게 구현해 낸 것은 배우들의 몫이 크다. 벤허 역을 맡은 박은태는 편안한 연기로 관객들을 몰입시키는 것은 물론 저음과 고음을 오가며 뮤지컬 넘버를 완벽소화한다. 2막 마지막 넘버 '운명'은 3옥타브 솔까지 치솟는 초고음을 내지른다. 상의를 탈의한 채 극을 이끄는 그의 잘 다듬어진 초콜릿 복근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극중 벤허의 조력자이자, 사랑하는 여인으로 분하는 에스더 역의 아이비도 빛나는 성장을 보여준다. 밝고 발랄한 캐릭터에서 벗어나 진중한 인물로 분한 아이비는 호소력있는 가창력으로 객석의 박수와 환호를 이끌어냈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궁금해 할 법한 장면, 바로 전차경주 신이다. 2막 후반부에 등장하는 이 신은 제작진의 진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무대를 최대한 활용했지만 전투신은 생각보다 싱겁게 마무리된다. 영화 속 긴박감 넘치는 장면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을 터다.

뮤지컬 '벤허'의 결말은 생각보다 밋밋하다. 벤허는 '용서하라'는 예수의 마지막 메시지에 복수를 접고, 로마 카타콤에 전 재산을 쏟아부어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을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담백한 결말이지만 여운은 오랫동안 남는다.

뮤지컬 '벤허'는 추석연휴에 최대 5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온 가족이 함께 공연장을 찾아도 후회가 없을 듯하다. 10월2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공연.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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