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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하 "'구해줘' 백정기 캐릭터는 축복"(인터뷰②)


"'구해줘' 시즌2 한다면, 다시 싸울 의지 있다"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구해줘'는 배우 조성하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이었고 실제 자신이 겪었던 일을 떠올리게 만든 작품이었다. 조성하는 '구해줘' 시즌2 가 제작됐으면 하는 바람을 넌지시 비쳤다.

지난 22일 서울 압구정의 한 카페에서 조성하의 OCN 오리지널 드라마 '구해줘'(극본 정이도, 연출 김성수)의 종방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구해줘'의 촬영을 마무리 짓고 나타난 조성하는 백발에서 검은색 머리카락으로 돌아가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하얀색 티셔츠와 모자를 한 모습은 '구해줘'에서 맡은 역, 백정기를 연상케 했다.

조성하는 시청자로서 '구해줘'에서 펼쳐지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아빠로서 겪었던 경험을 털어놨다.

"제 첫째가 두, 세살 때 새벽에 갑자기 몸에 열이 너무 오르더라고요. 그런데 돈이 없어서 병원을 가지 못했어요. 그때 수원에 살았는데 당시 돈을 빌려줄 수 있는 친구들은 수유리에 살아서 택시 타고 가면 1~2시간 걸렸어요. 의지할 데도 없이, 몇 시간 동안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운 아이를 껴안고 쩔쩔 매던 순간이 있었어요. 너무 힘들었고 안타까운 상황이었죠. 사람하는 사람이 힘들 때 손을 내밀어줄 수 없던 그때가 가장 힘든 시간이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도와주지 못하는 순간이요. 그때 좀 더 능력 있는 아빠, 친구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 후로 열심히 살려고 노력해요. 최소한의 기본권도 제가 지켜주지 못한 채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싶지 않아요. 그게 저 자신을 구하는 거라고도 생각해요."

'구해줘'는 조성하에게 배우로서 또 다른 희망을 안겨준 작품이다. 조성하는 "배우로서 이 정도 나이가 되면, 어떤 역할을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한다. '아버지 역할을 해야 하나', '경찰 서장 역할을 해야 하나' 이런 고민이 들 때가 있다"며 "극 중에서 국한된 역할 때문에 고민을 해야 하는 게 우리나라 배우들의 현실"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드라나마 영화에서는 역할 다양성이 없어서 여배우뿐 아니라 4~50대 남자 배우들도 설 자리가 많지 않아요. 특히 4~50대 남자 배우들은 배우로서 어떤 역할을 해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은 시기에요. 이번에 '구해줘' 작품을 통해서 그 전에 누구도 해보지 않은 백정기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렇게 새로운 작업에 동참할 수 있고 인물을 연기하며 창조해나갈 수 있는 힘이 '우리 4~50대 배우들에게도 있지 않은가' 생각했고요. 그래서 저에게는 '구해줘'가 배우로서 새로운 희망이었어요. 좀 더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만나고 싶어요. 우리나라 작가, 감독, 제작자 분들이 좀더 넓은 세계로 눈을 돌려서 저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조성하가 '구해줘'에서 맡은 백정기 캐릭터는 외모뿐 아니라 인물 자체가 '세다'.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걱정이 없느냐고 묻자 조성하는 "다음에는 삐삐처럼 머리 양쪽을 묶는 스타일을 해볼까 한다. 좀 더 센 캐릭터로"라고 웃으며 농을 건넨 후 "기존 캐릭터를 넘어서는 연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게 오히려 희망이다. 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이 있다는 건 배우에게도 큰 축복"이라고 재차 말했다. 그러면서 "전의 이미지를 잊게 만드는 건 배우로서 제가 해야 하는 노력이다. 또 저를 다음 작품에서 선택하는 분들이 그 센 이미지를 지워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성하는 단역을 거쳐 지난 2004년 개봉한 영화 '미소'에서부터 차츰 얼굴과 이름을 알렸다. 조연과 주연을 넘나들며 15년 넘는 연기 인생을 쌓아온 조성하는 배우로서 잊지 못하는 작품들도 열거했다.

"확실하게 저를 배우로서 각인시킨 이미지는 영화 '황해'(2010)의 김태원 역인 것 같아요. 조성하 하면 '황해', 이런 이미지가 강하죠. '황해'는 한국 영화계에 배우 조성하가 있다는 것을 알린 제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었어요. 그래서 기억에 많이 남아요. 이와 반대로 선한 이미지의 역할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2010)의 정조였는데요. 굉장히 멋진 역할이었어요. 특히 많은 분들이 사랑해준 '왕가네 식구들'(2013)에서도 서민을 대표하는 택배 기사 고민중을 연기해서 좋았어요. 당시 택배 기사 분들의 전화벨소리가 드라마 OST '사랑찾아 인생찾아'였고요.(웃음) 국민 사위라는 수식어도 그때 받아서 감사하게 생각해요."

이어 조성하는 "이 드라마를 통해 만나게 된 시청자분들에게 엄청나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저 또한 '구해줘'를 만나게 돼 기쁘다. '구해줘'의 정이도 작가는 신인이지만 훌륭하게 이 작품을 마무리했다. 김성수 감독도 영화 연출만 하다가 드라마를 처음 하게 됐는데 정말 멋진 리더십을 보여줬다. 여기에 참여한 스탭들, 배우들 모두 최고의 기량을 가졌다. '구해줘'에 참여한 사람들이 또 다시 멋진 작품으로 시청자분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해줘' 시즌2의 제작을 바라는 거냐고 묻자, 조성하는 웃으며 답했다.

"'구해줘'를 하면서 머리카락을 16번 탈색했어요. 몸과 마음이 전쟁터에서 돌아온 병사처럼 탈진한 상태예요.(웃음) 하지만 또 다시 '구해줘' 전쟁터로 나간다고 하면 몸과 마음을 모두 가다듬고 다시 열심히 싸울 의지가 있어요. 시즌2가 언제 나올지 모르지만, 깊이 있고 재미있는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다시 찾아갔으면 좋겠어요."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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