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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블 모셔라"…심상찮은 유통街 '워너원' 돌풍


광고 모델 발탁·굿즈 판매 경쟁 '치열'…팬심 노린 '도 넘은 상술' 지적도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 결혼 5년차인 김현수(33) 씨는 강다니엘을 좋아하는 부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지난달 13일 오후 8시 인터파크에서 진행된 '워너원 프리미어 쇼콘서트' 티켓 예매에 성공한 후 뿌듯함을 느꼈다. 이날 예매 오픈과 동시에 접속자 수가 폭주하며 2만석 전석이 바로 매진되는 상황에서도 티켓을 구입한 그는 "부인이 워너원에 빠져 섭섭하기는 하지만 티켓을 예매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직장인 3년차인 강지수(29) 씨는 최근 워너원의 팬클럽인 '워너블'에 가입했다. 강다니엘을 좋아한다는 강 씨는 휴대폰 바탕화면을 그의 사진으로 바꾸고 워너블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며 워너원 앨범을 여러개 구매해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열성을 보였다. 강 씨는 "워너원이 광고 모델로 발탁된 화장품, 과자, 주류만 구입하는 것은 물론 브로마이드를 구하기 위해 다른 팬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어떤 팬이 브로마이드를 받기 위해 화장품을 구입하고 너무 좋아한 나머지 정작 제품을 매장에 두고 왔던 일화는 유명하다"고 말했다.

어떤 아이돌이 등장해도 꿈쩍 않던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워너원 열풍'이 거세다. 이들은 최근 워너원의 음반은 물론 그들이 광고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상품, 워너원과 관련된 파생상품인 '굿즈(goods)' 등을 구입하며 '워너원 앓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또 일찌감치 이들을 모델로 발탁한 업체들은 '워너원 특수'로 대박을 터트리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티몬이 지난 8일 워너원 공식 데뷔에 맞춰 출시한 교통카드와 피규어키링 상품은 풀 세트 가격이 21만7천800원이지만 초기 물량이 2시간 만에 완판됐고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워너원 브로마이드 증정 행사를 펼치면서 매출이 폭증했다.

'워너원'은 케이블방송 엠넷(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우승한 아이돌 그룹으로, 지난 8일 정식 데뷔했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아직 신인그룹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상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이례적인 일"이라는 반응이다. 또 장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업계는 '워너원 특수'를 노리고 이들을 전면 앞세워 각종 제품 판매 경쟁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식음료·화장품·패션업체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대형마트·백화점까지 '워너원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워너원을 모델로 발탁한 곳은 이니스프리, 하이트진로, 롯데제과, 아이비클럽, 케이스위스 등 7곳으로, 일부 업체들은 워너원 브로마이드 증정 행사를 벌여 '워너원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또 최근에는 삼성페이가 워너원이 등장하는 '삼페숏핑' 영상을 온라인을 통해 공개해 팬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중순부터 하이트 엑스트라 콜드 구매 시 워너원 엽서, 브로마이드를 멤버별 랜덤으로 소진 시까지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 결과 1차, 2차 물량이 모두 소진돼 높은 인기를 실감했다. 특히 1차 대비 2차 물량을 17배나 늘렸음에도 모두 소진돼 현재 3차 제작까지 고려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유산균 과자 '요하이'의 모델로 워너원을 발탁한 후 지난달 24일 '요하이 워너원 과자 패키지'를 선보여 대박을 터트렸다. 또 과자와 함께 패키지에 담긴 브로마이드는 중고 사이트에서 1만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자 유통업체들도 '워너원' 마케팅에 뛰어 들었다. 롯데마트는 지난 8일부터 자사 완구매장인 토이저러스에서 '워너원 11인 피규어 세트' 단독 판매에 나섰다. 이 제품은 28일까지 전국 11개 점포별로 200개씩 총 2천200개를 한정 판매하며 가격은 24만8천원이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0일까지 본점 영플라자에서 '워너원' 특설매장을 운영하며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곳에서는 '워너원' 신규 앨범 2종을 비롯해 피규어, 티셔츠, 파우치, 에코백 등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수작업으로 만든 '레진 피규어'도 멤버 별로 20개씩 한정판으로 만나볼 수 있다.

또 롯데백화점은 11일부터 15일가지 특설매장에서 '워너원' 앨범 구매 고객 100명을 추첨해 18일 롯데시네마 에비뉴엘관 명동에서 진행하는 '워너원' 팬사인회에 초청한다.

롯데백화점 김대환 문화마케팅 팀장은 "최근 인기 아이돌 그룹과 관련된 상품을 판매하는 시장이 크게 활성화 되고 있으며 이에 젊은 고객과 외국 고객에게 큰 인기를 받고 있는 '워너원'의 특설 매장을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유명 연예인들과의 협업을 통해 백화점을 방문한 고객들이 다양한 쇼핑경험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통업계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나친 상술"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일부 업체들이 상품 가격을 수십만원까지 올리면서 팬덤을 활용해 고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의 한 소비자는 "아무리 팬들이 워너원과 관련된 상품을 원한다고 해도 업체들의 상술이 점차 과해지고 있다고 느껴지면 팬들도 자성하게 된다"며 "업체들도 팬들이 기분 좋은 수준에서 지갑을 열 수 있도록 적당한 가격을 책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종 상품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책정해 팬심을 자극한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업체들의 도 넘은 상술"이라며 "특히 청소년의 순수한 소비행태를 이용해 '바가지'를 씌우는 것은 그들의 소비 문화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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