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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웅] 추경 대신 휴가 걱정하는 국회의원


[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아, 휴가 가야 하는데…"

한 야당 의원이 지난 18일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처리가 무산되자 이같이 한숨을 내쉬었다. 당초 여야는 이날 추경과 정부조직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여야 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통과시키지 못했다.

9월 정기국회 개회 전인 7∼8월이 전통적으로 국회의원들의 '여름휴가 시즌'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야 의원들은 18일 본회의를 끝으로 해외로 나갈 계획이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지도부의 협상 진전으로 막판 대타협을 이루기만을 기대했다. 하지만 협상은 난항에 빠졌고 결국 여야는 20일 정부조직법을 먼저 통과시키고 추경은 7월 임시국회 종료일인 다음달 2일까지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같이 추경 처리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일부 의원들은 비행기 표를 취소하기도 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18일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는 26일에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모두 일정을 취소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언제 협상이 타결돼 본회의를 소집할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정족수 확보를 위해 가급적 의원들이 여의도 근처에 있도록 자체 단속에 나섰다. 실제로 민주당 원내행정기획실은 자당 의원들에게 국외일정을 보고하라는 지침까지 내렸다.

민주당 원내행정기획실은 19일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정부조직법과 추경 통과를 위한 여야 간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임시국회는 8월 2일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개인일정을 포함해 국외활동 계획이 있는 의원들은 원내행정기획실로 빠짐없이 보고해달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여야 의원들은 비행기 티켓만을 바라보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최근 충북도의원들이 지역에서 사상 최악의 수해가 발생했음에도 외유성 연수를 나섰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추경안 통과도 못 시킨 채 해외로 나갈 경우 자칫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국당 중진의원 한 보좌관은 이날 통화에서 "우리 의원은 20일에 일본 출장이 예약돼 있는데 일정을 취소해야 할지 여부를 놓고 계속해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현재 원내지도부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의원은 이미 개인적 휴가나 외유성 출장 등을 이유로 출국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당이 정확한 통계를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이날 정부조직법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의원은 재적의원 299명 중 221명에 불과했다.

이번 추경은 일자리와 민생을 위한 추경으로 국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여야는 추경효과 극대화를 위해 꼼꼼한 심의 속에서도 타이밍을 잘 지켜야 한다. 그러나 의원들의 휴가가 추경 처리에 예상 밖 변수로 작용하는 상황이 됐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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