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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은]국내 SW천억클럽, 아쉬운 세 가지


허리 기업 줄고 SI 비중 높아, 외국계 SW 기업 협조 필요

[아이뉴스24 성지은기자] 국내 경기 침체 속에도 국내 소프트웨어(SW) 산업은 규모와 영향력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 300억 이상 SW 기업이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합계 매출과 종사자 규모도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한국SW산업협회의 'SW천억클럽'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3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국내 SW 기업은 전년 대비 17.6% 늘어난 220개로 집계됐다. 이들의 합계 매출 규모는 51조5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7% 증가했다. 이들 기업의 직원 수도 5.7% 증가한 10만6천여명을 기록했다.

한국SW산업협회는 SW사업자신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자공시시스템,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 등 기업정보 서비스를 기반해 조사를 실시했다. 일부 외국계 기업이 조사대상에 포함됐으며, 패키지 SW업체뿐만 아니라 전체 매출에서 SW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이상인 시스템통합(SI), 인터넷서비스, 게임 분야 기업 등도 조사대상으로 했다.

SW 산업의 특성상 300억원의 매출은 제조업의 1천억원 매출과 맞먹는 규모로 볼 수 있다. 한국SW산업협회 또한 이 같은 의미에서 매출 300억 이상 기업을 SW천억클럽으로 정해 2013년부터 발표하고 있다. 300억 매출 돌파 기업들의 증가가 주는 의미가 적지 않다.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 조현정 한국SW산업협회장 또한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SW 산업의 업황은 우려를 불식시키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아쉬운 점이 있다. 먼저 허리 기업이 부실해진 점이다. 매출 300억 이상 SW 기업은 증가했지만 100억원대(100억~299억원) 기업의 경우 전년 대비 31곳이 줄어들었다. 기업 수가 줄자 매출액도 전년 대비 2천66억원 줄고 직원 수 또한 3천731명이 감소해 전년 대비 빈약해진 모습을 보였다.

어느 산업군이든 허리가 되는 기업이 많아야 견실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 이 점에서 SW 업계의 지난해 성장 지표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는데, 허리 기업을 육성해 산업의 토양을 단단히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 국내 SW 시장이 SI 중심으로 편중된 것도 아쉬운 지점이다. 매출 300억 이상 SW 기업의 합계 매출 중 절반 이상이 SI에서 발생했다. 조사에 따르면, 매출 300억 이상 SW 기업의 전체 매출 (51조591억원) 중 52%(26조6천97억원)가 SI에서 발생했다. 패키지 SW 개발을 포함한 IT솔루션 분야 매출 비중은 전체의 10%(5조3천383억원)에 불과했다.

물론 SW 시장의 발전을 위해 SI 사업도 필요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SI 비중이 높은 게 문제다. SI 구조에서 SW는 완제품 형태가 아니라 고객 요구에 따라 주문·제작되는데, 고객 맞춤형 요구가 범용·패키지 SW의 발전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

애초에 만들어진 대로 SW를 사용하지 않고 재차 수정을 요구해 패키지 SW의 개발을 어렵게 만드는 것. 또 SI는 인력 중심이기 때문에 SW의 수출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동안 SW 업계에서는 SI 중심의 산업구조를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돼왔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패키지 SW 발전이 더디다. 지난해 패키지 SW 기업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기업이 독일 기업의 한국지사인 SAP코리아(지난해 매출 3천383억원억)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내년엔 국내 SW기업이 이름을 올리길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이번 조사에서 한국오라클,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등 외국계 SW 기업의 조사 결과가 포함되지 않은 것도 아쉬운 점이다. 한국SW산업협회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한다. 국내에서 유한회사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 법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등 경영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국내 SW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국내 SW 시장을 올바르게 파악하기 위해 이들 기업의 협조가 필요하다. 시장 현황이 명확하게 파악돼야 SW 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 마련 등도 가능하다. 내년엔 더욱 많은 기업의 협조로 보다 명확한 시장 조사가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성지은기자 buildcast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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